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음식을 직접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음식을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그 음식을 하기 위한 전처리 작업과 조리 후 뒤정리가 싫어서 음식을 하는 걸 싫어한다.
만약 전처리와 후처리에 내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면 아마도 매일 매일 흥미로운 음식들에 도전을 할 것 같기는 하다.
전처리와 후처리를 싫어하다보니 음식을 이쁘게 플레이팅 하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플레이팅을 위해 음식에 맞는 그릇들을 꺼내고 담고 씻고 다시 넣어 두고 하는 과정들이 너무 귀찮다.
그러다보니 플레이팅과는 전혀 관계 없는 실용성만 따졌던 코렐 그릇 세트를 주로 썼었다.
별 불만 없이 사용하던 코렐 그릇이었는데 아리타 도자기 체험으로 그릇을 바꿔 줄 수 있었다.
2018.06.21 - [여행/일본] - 18년 6월 13일 사가여행 둘째날 - 렌터카, 도자기헌팅
그릇에 대한 관심은 없었지만 체험같았던 도자기헌팅은 관심이 있었고 친구랑 같이 도자기 헌팅을 다녀왔다.
그 곳에서 가져 온 그릇들을 사용하면서 코렐 그릇은 한 쪽 구석으로 치우고 그릇도 일부는 코렐과 함께 안쪽으로 넣었다.
너무 많은 그릇들을 가져와서 다 늘어 놓고 쓸 필요는 없었으니까.
아리타에서 가지고 온 도자기 중 밥그릇으로 정말 잘 사용하던 그릇이 금이 갔다.
금이 간 줄도 모르고 사용하고 있었는데 설겆이 중 수세미로 닦는 과정에 느껴지던 살짝 걸리는 이물감.
자세히 보니 금이 갔다.
코렐 밥그릇보다 밥이 적게 들어가면서도 완전히 많이 먹는 것 같은 심리적 포만감을 주던 그릇이라마음에 들었는데 이렇게 깨 지다니.
많이 아쉬웠다.
코렐 그릇과 함께 안 쪽에 넣어 뒀던 그릇 두개를 꺼냈다.
사이즈가 애매해서 밥 그릇으로 조금 작은 듯 하고 말차 찻잔으로 사용하면 괜찮을 듯 한 정도의 사이즈라 안 쪽으로 넣어 뒀던 그릇이었다.
말차를 직접 타서 먹어 본 적이 없기에 저 그릇 또는 잔이 말차 잔이 맞는지는 잘 모른다.
그냥 어중간한 사이즈에 바닥보다 위가 넓어서 말차 잔으로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말차는 항상 찻집에서 누군가가 타서 준 것을 작은 잔에 마시거나 말차 라떼로 마셨던 기억밖에 없구나.
말차는 제법 큰 그릇에 잘 풀어서 위 그릇처럼 아래는 좁고 위로 갈 수록 넓어지는 작은 잔에 따라 줘서 마셨었다.
위 사진의 그릇은 그렇게 말차를 따라 마시기에는 너무 큰 어중간한 사이즈이다.
밥을 해서 금이 간 그릇에 담아 새로 꺼낸 그릇으로 옮겨 봐야 할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양이 담기는 그릇인지 눈으로 봐서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두 그릇을 같이 놓고 보니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너무 만만히 사용하고 심리적 포만감도 좋았던 그릇이 깨 진건 다시 봐도 많이 아쉽다.
이러면서 다시 한번 더 아리타에 도자기 헌팅이 가고 싶어지는 이 결론은 뭐지 싶기도 하다.
그릇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도자기 헌팅이 하고 싶어지다니.
2018.06.30 - [여행/일본] - 아리타 트레져 헌팅 또는 도자기 헌팅에 대한 고찰
아마 그릇을 핑계로 여행이 하고 싶은 건 아닐까.
깨진 그릇이 아쉽고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여행이 아쉽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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