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혼잣말/속앳말

뒤 늦은 미나리 장아찌 담그기

by 혼자주저리 2021. 6. 28.
728x90
반응형

이른 봄 미나리가 한참 맛있을 때는 생으로 먹기 바빴다. 

부드럽고 향긋한 미나리의 가장 맛있는 시기가 넘어서고 난 뒤에 친정 아버지가 산미나리 한다발을 주셨다. 

작고 여리여리 할 시기는 지나 일반 밭 미나리처럼 키가 컸지만 향도 좋고 생각보다 많이 질기지도 않아서 장아찌를 담아 보기로 했다. 

장아찌를 만든게 두달도 전이니 시간이 한참 흘렀구나. 

미나리의 양을 보기 위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실리콘 컵 뚜껑을 옆에 놔 뒀다. 

양이 일반 판매하는 미나리 단 대여섯단은 훨씬 넘을 양이라 한꺼번에 먹지 못하니 장아찌 말고는 답이 없기도 했다. 

만약 적당한 양이었다면 잘 씻어서 생으로 찍어 먹거나 삼겹살구이 해 먹어도 좋았을 거다. 

일부 덜어내고 장아찌 담을 양만 사진으로 찍은건데 정말 많은 양이었다. 

장아찌에는 잎 부분은 잘라 내고 줄기 부분만 사용했다.

그리고 줄기 줄기 확인하면서 미나리인양 저 속에 숨어 있는 잡초같은 풀잎들을 제거했다. 

또한 미나리 잎이 무른 것이 있으면 그것도 떼어 내는 작업을 거쳤다. 

이 부분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흐르는 물에 여러번 씻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이물을 제거했다.  

길었던 미나리 줄기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양푼에 물과 함께 담아 식초를 떨어트렸다. 

식초물에 10~15분 푹 담궈서 혹시 모를 줄기 안 쪽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수 있는 이물(ㅠㅜ)을 제거 했다. 

이건 산미나리라 거머리 같은 이물은 없을 거다라고 아버지가 이야기 했지만 또 모를 일이니까. 

물이 가득 담긴 밭에서 기른 미나리는 간혹 식초물에 담그면 거머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이또한 모를 일이라 일단 담궈서 살짝 소독을 하는 걸로. 

누군가가 재배한 것이 아니라 산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미나리라 농약등은 걱정 없었다. 

줄기를 식초물에 담궈두는 동안 잘라 놨던 잎을 데쳤다. 

혹시 나물로 무쳐서 먹을까 싶어서 데쳤는데 데치고 난 미나리 잎이 너무 질겨서 나물로 먹기는 힘들 듯 했다. 

데친 노력이 아까워 일단 이 아이들은 물기를 꼭 짠 다음 냉장고로 넣었다. 

쫑쫑 썰어서 미나리 전을 부쳐 볼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는데 결론은 냉장고에서 돌고 돌다 그냥 음쓰로 버려졌다. 

식초물에 담궜던 미나리는 잘 씻어서 물기를 빼고 그 동안 양념물을 만들었다. 

식초, 설탕, 간장, 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끓여 주면 되는데 대부분 1:1:1의 비율을 많이 사용한다. 

난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을 사용했고 물을 많이 넣고 식초를 간장 양보다 많이 넣었다. 

팔팔 끓어 오르면 한김 살짝 식혀 뜨거운 상태 그대로 미나리에 부었다. 

위로 미나리가 뜨지 않도록 스텐 소쿠리로 눌러 주고 양념이 식을때까지 기다렸다. 

처음에는 플라스틱 통에 담을 예정이어서 번거롭게 했는데 결국 유리 그릇에 담았다. 

양념액이 다 식었다. 

스텐 소쿠리를 치우니 뜨거운 양념에 의해 미나리의 색이 많이 노랗게 변했다. 

처음부터 유리그릇에 담을 생각이었으면 이 과정 필요 없이 그냥 미나리를 유리그릇에 담고 뜨거운 양념소스를 바로 부어도 괜찮았다. 

생각을 잘못 하는 바람에 중간에 하나의 과정을 한번 더 거치게 된 것이다. 

높이가 높지 않고 넓은 유리그릇에 다 담겨 질 것 같았는데 미나리 양이 많아서 왼쪽 유리그릇의 반 정도 되는 그릇에도 담았다. 

사진 상으로 여유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꽉꽉 눌러 담은 상태였다. 

양푼에 남아 있던 양념 소스를 유리그릇에 나누어 담고 뚜껑을 덮었다. 

실온에서 하루밤 재운 뒤 냉장고에 넣고 약 2주를 기다렸다. 

사실 2주를 기다리려고 한 것이 아니고 냉장고에서 하루만 더 있다가 먹으면 되는데 여차저차 하다가 2주를 넘게 기다숙성 시킨 경우이다. 

냉장고에서 2주 넘게 숙성된 미나리 장아찌. 

새콤, 달콤, 짠 맛은 내 입에는 적당하게 어우러졌고 미나리의 향긋함도 그대로 있었다. 

문제는 미나리가 생것일때 보다 살짝 질겨진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에는 아주 여리여리 할 때 한번 담궈 보거나 아니면 살짝 데쳐서 줄기를 돌돌 말아서 담궈봐야 할 것 같다. 

미나리 장아찌를 담근지 2달이 넘은 지금 거의 다 먹고 아주 조금 남았다. 

식구들은 가끔 고기를 구울때 같이 내면 잘 먹는 편이고 난 밑반찬으로 가끔 먹는 편이다. 

부드러웠다면 더 좋았을 미나리 장아찌.

향긋함은 그대로라 괜찮은 것 같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