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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예/ 완료 또는 완성

감사한 마음을 담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남성용 가죽벨트

by 혼자주저리 2018.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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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꽁이 초등 4학년때 처음 만난 선생님과의 인연이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처음 만났을때 다꽁은 정말 숫자를 싫어라 하는 초딩이었다. 

구구단도 아이가 못외우는건지 안외우는건지 여튼 완벽하게 툭 튀어나오는 문제에 답을 못 하는 정도였다. 

물론 처음부터 외면 다 외우지만 중간에 갑자기 질문을 툭 던지면 음~ 하고 생각을 하고 답을 하는 스타일. 

심지어 고학년이 되어도 문제를 풀다가 구구단이 막히면 벽에 붙은 구구단표를 쫒아가서 보고 문제를 풀 정도였다. 

그런 아이를 여태 데리고 수학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주신 선생님이셨다. 

다른 학원은 일주일에 문제를 200문제를 풀게 한다던지 또는 300문제를 풀게 한다던지 해서 일단 문제를 풀면서 아이에게 수학을 익히게 하는 반면 이 선생님은 다꽁과 나눗셈 문제 하나를 가지고 2시간을 수업한 적도 있었다. 

아이에게 원리를 이해 시켜 주시는 스타일. 

그러다보니 성적 향상을 원하는 엄마들과는 잘 맞지 않지만 아이들은 정말 좋아했던 선생님이다. 

실제로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이 이 선생님 말투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보면 수면제 스타일의 느린 속도와 일정한 톤을 유지하는 편이다. 그리고 선생님이 요즘 아이들의 번쩍이는 재치(?)를 못 따라가 가서 농담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 선생님과의 수업을 너무 좋아했다. 


다꽁과 다른 두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했지만 중간에 성적 향상때문에 선생님과의 수업을 종료하고 다른 학원으로 옮긴 아이들도 꽤 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항상 고비때면 이 선생님께 수업을 들으러 온다. 

그리고 한참을 선생님과 수업을 하면서 힐링(?)을 하고 다시 성적향상을 위해 학원을 찾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그 아이의 엄마들은 굳이 이 선생님께 수업을 진행하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로 수업을 진행했던 경우도 있었다. 

다꽁의 경우 성적이 안 나옴에도 왜 이 선생님과의 수업을 계속 했던걸까? 

그건 아이가 숫자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대입이 아니라면 굳이 수학에 목메지 않아도 되는데 일주일에 2~300문제씩 풀라고 하면 다꽁은 아마 과부하가 걸렸을 듯 싶다. 

내가 원한 건 단 하나. 수업시간에 아무것도 모르고 맹하니 앉아서 시간을 죽이지 않고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면 되는 거였다. 

이 선생님과의 수업은 정말 이해는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다꽁은 그 이해를 본인에게 익숙하게 만들 정도의 문제 풀이량이 적어서 성적으로 연결이 안되는 케이스였기에 나로서는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었다. 

이제 11월에 수능을 치르고 나면 선생님과의 수업은 종료가 된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그리고 실용적인 아이템이라 생각되는 가죽벨트를 만들어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다. 

베지터블 통 가죽 벨트

가죽 : 베지터블(몬테레이)

버클 및 잠금장식 : 황동

단면 : 토코놀 마감

공방 샘에게서 가죽 벨트 재료를 구입했다. 

다행이 사이즈가 맞는 재료가 쌤에게 있었다. 

패턴 또한 샘이 만들어 둔 것을 활용했다. 저 패턴을 내가 사용하다가 찢어 버린건 비밀이 아닌것이고 다음날 가 보니 패턴에 스카치 테이프로 수술을 해 뒀다는 슬픈 전설이.

벨트의 앞 부분에 선생님의 이니셜을 강하게 박았다. 

폰트가 무너지는 걸 걱정할 정도로 체중을 실어서 강하게 박은 불박은 너무 예뻤다. 

다른 장식이 없음에도 포인트가 뙇 되어주는 불박. 

공방 샘은 한 순간 가슴이 철렁했을 듯. 

이걸 만들면서 패턴 찢어 먹고 폰트까지 뭉개지는 것 아닌지 한참 고민했을 듯.

벨트의 뒷면에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연도와 끝까지 수업을 했던 아이들의 이름을 새겼다. 

연도와 앤드는 고딕으로 아이들 이름은 머레이힐로. 

A, B 그리고 다꽁이라고 불박을 박았는데 다꽁이 엄청 속상해 했다.

다른 아이들이 주연이고 본인은 찬조 출연인것 같다고. 

영화를 보면 출연진 소개를 할 때 주연을 쭉 나열하고 그리고 누구라면서 찬조 출연을 알린단다.

난 그런 의미는 전혀 없었는데. 다음에는 다꽁의 이름을 먼저 찍어 주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다음에 또 만들 일이 있을까?

검정색 상자에 담아 포장 완료. 

바닥에 깔린 뱀피는 하필 벨트를 다 만든 날 공방에 입고 된 아이들을 보기위해 깔아 둔 비싼 비싼 배경이이다. 

리얼 뱀피. 난 그닥 만져 보고 싶지 않은 느낌이지만 베지터블에 많이 익숙해 지면 나도 뱀피로 가방이나 파우치 만들어 보고 싶어 지려나? 

여튼 가죽 벨트는 너무 마음에 든다. 

불박이 모든 일을 다 한 것 같은 벨트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벨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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