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야기만 적다보니 뭔가 식상한 느낌이 들었다.
살포시 연말에 방문했던 한우집 한 곳을 이야기 하고 다시 베트남 이야기로 넘어가야지.

진성숯불생고기
주소 : 울산 남구 봉월로 109(신정동 1335-4)
주차 : 앞 마당에 10대 정도 주차 가능. 이중 주차 했을 경우 키 맡겨야 함

주차장이 넓지 않아서 걱정을 했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금요일 오후 5시 30분 즈음이었는데 그때 주차장은 비어 있어서 우리 일행 차량 3대가 주차하기에는 좋았다.
시간이 늦어졌을 때 주차장 상황이 어떤지 확인은 못 했고 우리가 다 먹고 나갈때는 차량이 많지 않아서 불편함은 없었다.
주차장 걱정만 아니라면 기왓집의 형태를 그대로 살린 외관과 마당은 첫 느낌에 운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일행 총 6명인데 안내 받은 곳은 8인까지 들어 갈 수 있는 룸이었다.
테이블 두개가 붙어 있는 곳으로 크지 않고 딱 적당한 넓이의 방이었다.
서까래가 그대로 살아있는 옛날 집의 모양을 그대로 살린 곳이라서 운치도 있고 분위기도 있었다.
벽지는 한글 벽지를 발랐는데 아무 무늬 없는 그냥 한지 같은 벽지를 발라 두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을 했다.
벽지가 너무 정신 사나운 모양이었다.
메뉴판도 삐까뻔쩍하게 틀을 짜서 만들어 둔 것이 아니라 A4종이에 손글씨를 써서 코팅해 붙여 뒀다.
그리고 벽에 못을 박아서 긴 주걱을 걸어서 그 곳에도 고기 메뉴는 적혀 있었다.
주걱에 한지 같은 종이로 씌우고 메뉴를 적었는데 눈에 잘 들어와서 보기 좋았다.

메뉴는 단촐한 편이었다.
갈비살, 부채살(낙엽살), 살치살, 꽃살, 안창살, 안거미살(토시살) 정도였고 식사도 된장찌개, 공기밥 외에도 냉면, 비빔냉면, 된장국수, 설렁탕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육회와 막찍기가 있는데 막찍기가 육회보다 조금 더 비싸게 책정되어 있었다.
와인은 콜키지가 1병당 10,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 콜키지가 조금 쎈 편인것 같기는 했다.
외부에서 반입하는 것 보다는 본인들의 판매하는 술을 마시는 것이 더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역시 콜키지는 비싸네.


기본찬이 세팅되었다.
파란나물은 뭔지 잘 모르겠고 고추와 깻잎 절임, 무생채, 양파 와사비, 씻은 묵은지, 쌈다시마, 동치미 등이 나왔다.
묵은지는 제대로 묵은지가 아니라 배추김치를 냉장고에 넣지 않고 실온에 두어 강제로 익힌 김치를 씻은 맛이었다.
고추와 깻잎이 짜지 않고 고기랑 먹기 좋았다.
음식은 특별히 맛나거나 특이하다는 것은 없었지만 샐러드가 조금 특이했다.

샐러드는 양배추 채 위에 소스를 얹고 그 위에 둥근 스쿱으로 뜬 고명이 올라가 있었다.
고명이 처음에는 감자 매쉬 인줄 알았는데 먹어보니 감자 매쉬는 아니었다.
살짝 포슬포슬한 질감의 샐러드였는데 꽤 먹기 좋았다.
한 접시 더 리필을 해서 먹으면서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빵가루와 스위트콘, 견과류가 들어간 샐러드라고 했다.
빵가루 샐러드가 특이하고 맛있었다.


숯불은 참숯같아 보였다.
숯이 잘 붙어서 나와 고기를 굽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숯이 나오고 쌈야채도 같이 나오고 그 뒤를 이어 바로 고기가 나왔다.

처음 주문한 것은 토시살, 살치살, 갈비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토시살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렇게 먹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일행 중 한명은 갈비살을 좋아하기 때문에 갈비살을 주문했고 살치살은 직원의 추천을 받아서 주문했다.
전체적으로 마블링이 꽤 고르게 잘 되어 있었고 갈비살의 마블링도 적당히 잘 되어 있었다.
이정도 갈비살이라면 꽤 맛있는 고기일 듯 싶었다.
토시살이야 어디서 먹어도 이름값을 하는 부위였고 갈비살이 이렇게 좋은건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다.

갈비살을 먼저 먹을까 살치살을 먼저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살치살을 먼저 올렸다.
토시살을 먼저 먹고 나면 다른 고기가 맛이 못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토시살을 마지막에 먹기로 했다.
마블링이 잘 된 살치살도 부드럽고 육즙이 느껴지는 것이 아주 좋은 고기였다.
살치살을 다 먹고 난 다음 갈비살을 구웠는데 이게 또 부드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갈비살은 잘못 구매하면 살짝 질길 수 있는데 이 곳의 갈비살은 전혀 질기지 않고 고소하니 맛았었다.
갈비살을 좋아한다는 일행도 이 곳의 갈비살이 좋다고 계속 칭찬을 하면서 먹었다.
마지막으로 토시살을 구웠는데 역시 토시살이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그 표현이 딱 맞는 부위였다.
토시살은 살치살이나 갈비살보다 기름기가 적어서 퍽퍽하거나 질기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기름기가 적으면서도 부드러운 그 부위 특유의 맛이 정말 잘 살아 있었다.


고기 한판씩을 다 먹고 추가로 주문을 했다.
토시살을 추가 주문 하고 싶었지만 추가 주문을 할 수 없었다.
그때는 이미 솔드아웃이었다.
가격대가 비싼데 빨리 떨어지냐고 물었더니 부위가 많지 않고 맛을 아는 손님은 일단 토시살부터 주문을 하기 때문에 일찍 떨어진다고 하더라.
추가로 주문한 것은 부채살과 꽃살이었다.
부채살의 경우 중심에 있는 저 힘줄 같은 곳이 질길 수 있는데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꽃살도 역시 고소하니 부드러웠다.
막말로 틀니 사용하시는 어르신도 먹을 수 있을만큼 부드러운 살이었다.
이 즈음에 배가 불렀지만 고기가 너무 좋아서 다시 갈비살과 꽃살을 추가로 주문했다.
그건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고기를 내어 주시면서 갈비살은 지방이 많이 잡힌 부위로 잘랐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추가로 나온 갈비살과 꽃살도 부드럽고 고소해서 배가 불렀지만 계속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고깃집의 경우 처음 나오는 고기가 좋은것이 나오고 추가로 주문하는 건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많은데 이 곳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기가 좋았다.

한우를 하는 곳에 왔는데 육회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육회는 양념이 강하지 않았고 고기가 부드럽고 고소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플레이팅도 이뻐서 더 먹기 좋은 육회였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있는 편이었지만 고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어서 추천을 하고 싶은 곳이다.
대로변이 아닌 골목 안에 있어서 찾아가기 조금 불편하지만 고기가 좋으니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인가 보다.
예약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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