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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마음이 편안해 졌다.

by 혼자주저리 202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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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도 않고 살았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아버지를 보내는 데는 생각보다 이것 저것 챙길 것이 많았다. 

그 당시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이었고 아버지 상이 끝나고 다음날 바로 엄마 수술을 하는 등 정말 내가 내 정신으로 제대로 일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궁금해 질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간 날들이었다. 

18일에 아버지 49제 중 막제가 있는 날이었다. 

처음 49제를 올리지 말고 그냥 7일마다 납골당에 가서 우리끼리 추모를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엄마에게는 의견을 물을 상황이 아니었고 고모와 의논을 했을 때 고모는 우리가 힘들어 할 까봐 아마도 그렇게 이야기 한 듯 싶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이 또 그런 건 아니라서 주변에 여쭙고 첫제와 막제만 절에 부탁해서 올리는 걸로 이야기를 했다. 

절에 잘 가지 않는 우리는 몰랐지만 요즘은 49제도 매 일주일마다 제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고 첫제와 막제 정도만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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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막제만 지내기도 한다고 한다. 

여차저차 아는 분의 소개로 집 근처 포교원에 첫제와 막제만 부탁을 드리고 처음은 제대로 방문을 하지 못했다. 

제 날이라고 생각되는 토요일에 포교원에 들려 법당에 절하고 아버지 영단에 절하고 납골당에 다녀오는 것으로 했고 미국 동생이 미국으로 돌아간 다음날부터 매일 포교원에 들려 절을 올렸다. 

납골당에는 매주 토요일이면 방문을 했고. 

막제 3일인가 4일 전 쯤 여태 한번도 꿈에 보이지 않던 아버지가 꿈에 보였다. 

꿈 내용이 별다른 것이 없어서 정말 난 아무것도 아닌 꿈인 줄 알았다. 

꿈에서 아버지를 보는 순간 난 꿈 속이었지만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왜 저기 계시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때 아버지가 힘이 없어 흐느적거리며 아래로 흘러 내리듯이 앉으려고 하는데 모르는 두 분이 아버지를 양 옆에서 부축을 하는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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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버지 얼굴을 봤는데 평소 얼굴빛이 노란 편이었던 아버지의 얼굴이 환한 노란 빛이었다. 

내가 그렇게 환한 얼굴빛을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한번 씨익 웃으시고는 부축해 주는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저 멀리 걸어 가셨다. 

꿈은 딱 거기까지만 생각이 났다. 

정말 아무런 내용도 없었고 아버지의 얼굴빛이 환하고 씨익 웃는 것만 기억이 나는 것이다. 

꿈을 꾸고 이틀 정도 지난 즈음에 고모랑 통화를 하는데 고모한테는 나보다 며칠 더 일찍 아버지가 꿈에 찾아 왔다고 했다. 

고모 꿈에서 아버지는 엄마와 함께 손을 잡고 고모에게 와서 고모에게 육전을 먹냐고 물어 봤다고 했다. 

고모가 육전은 먹지. 좋아해서 집에서도 종종 만들어 먹는다 했더니 아버지 왈 니 빈혈 있는데 소 간은 먹냐고 또 물어 보시더란다.

고모가 난 그건 못 먹겠더라 했더니 아버지가 빈혈 있을 때 소 간을 육전처럼 구워서 먹으면 고소하니 먹을만 하니 그것 좀 해 먹어라 하시고는 가셨다고 했다. 

고모에게 찾아가고 이틀 정도 있다가 내 꿈에 오셔서 그렇게 가셨다. 

사실 난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떠서 내가 꿈을 꿨구나 생각을 해도 생각만 하는 것이지 꿈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는편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렇게 선명하게 그 장면이 기억이 났다. 

49제 막제가 끝나고 식구들과 참여해 주신분들 모여 앉아서 점심 공양을 하고 난 다음 스님이랑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때 고모가 먼저 꿈 이야기를 꺼냈고 내가 그때 스님 저도 꿈 꿨어요. 

하면서 꿈 이야기를 스님께 말씀 드렸다. 

내 꿈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스님께서 너무 좋은 표정으로 아버님이 아주 좋은 곳으로 가신 것 같다. 좋은 꿈이다.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 마음이 확 내려 앉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남들보다 우리 식구들이 그닥 정이 있는 식구들도 아니었고 그랬기에 아버지 49제를 올리면서도 이건 그냥 평상시 잘 못해드린 자식들의 위안이다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좋은 곳으로 가셨다고 하니 뭔가 내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랄까. 

이제부터는 마음편히 잘 지낼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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