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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한 여름 아보카도 한 알로 만든 즐거운 시간

by 혼자주저리 2023.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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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의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편이다. 

그런데 내 돈을 주고 또 사지지 않는 것이 아보카도 이기는 했다. 

즐기기는 하지만 한 동안 안 먹어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있으면 좋은거고 없으면 그만인 그런 과일(과일 맞나?) 이었다. 

사실 내 돈으로 살 때는 아보카도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제철 과일을 사는 것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아버지의 49제때 상에 올라 갔던 아보카도 이다. 

제사 상에 올라간 과일들을 모두 각자의 집으로 나눠 가졌는데 아직 덜 익어서 후숙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온에 그대로 둔 채 며칠이 지나니 하나는 잘 익었고 하나는 아직 파란 색이 많아서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며칠 더 두면 아보카도의 표면이 살짝 살짝 누르면 들어갈때 가장 잘 익은 거라는 걸 알지만 그때까지 기다리지는 못 할 것 같았다. 

만졌을 때 아직 딱딱했지만 하나를 그나마 잘 익은 아보카도를 까서 먹기로 했다. 

반으로 갈랐을 때 잘리는 느낌이 너무도 잘 익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금 덜 익은 아보카도를 반으로 자르고 살짝 비틀어서 떼어내려고 해도 씨앗 부분이 잘 안 떨어지는 걸 예전에 경험했었다. 

이번에는 껍질이 조금 딱딱하기는 했지만 후숙이 잘 되어서 칼을 넣어서 세로로 자르고 비트니 바로 반으로 잘라 졌다. 

껍질이 살짝 눌러 질 정도로 후숙을 하면 과육이 물러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보카도는 정말 이쁜 속살을 보여주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조금더 후숙을 했으면 껍질은 저 상태에서 손으로 벗기면 바로 쑤욱 벗겨졌을 텐데 아주 조금 이르게 잘라서 그런지 껍질들이 한꺼번에 쑥 벗겨 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손으로 껍질을 뒤집어서 조금씩 뜯어내는 스타일로 벗겨낼 수 있었다. 

아보카도를 먹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난 예전에는 주로 아보카도는 소금으로 찍어 먹었다. 

소금만 해서 깔끔하게 먹는 법도 있고 참기름에 소금을 넣은 소금장에 찍어 먹는 방법도 있다. 

와사비 간장에 먹는 방법도 있고 아보카도를 간장 소스에 장아찌처럼 담궈서 아보카도장을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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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먹을까 잠시 즐거운 고민을 하다가 머리에 떠 오른 생각이 있었다. 

아보카도명란비빔밥!

요즘 생야채 가격이 너무 올라서 집에 잎채소를 사 둔것이 없어 아보카도 명란비빔밥을 해 먹지는 못하지만 명란은 항상 구비를 해 두니 명란으로 먹어 보자 싶었다. 

명란을 아보카도 위에 올려 같이 먹는 것도 꽤 괜찮았다. 

다음에도 명란과 아보카도를 같이 먹어 봐야지. 

아보카도를 다 먹고 난 다음 뒷정리를 하다가 씨앗이 눈에 밟혔다. 

예전에 발아 시켜서 싹을 틔운 기억이 났다. 

이번에도 도전해 볼까 하는 마음에 씨앗을 잘 씻은 다음 삼면으로 요지를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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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가 작은 그릇이면 굳이 이쑤시개를 꽂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집 컵은 아보카도가 풍덩 빠지는 사이즈라 요지를 꽂아서 물에 빠지지 않도록 해 줘야 했다. 

물에 아보카도 씨앗을 씻을 때 껍질을 벗겨 줄까 싶어서 도전하다가 불리지 않고는 안 될 것 같아서 포기하고 그대로 꽂았다. 

예전에도 이렇게 그대로 꽂았는데 발아는 잘 되었으니까. 

며칠 동안 잘 놔두고 줄어든 물만 보충을 해 줬다. 

그러니 물 속에 담긴 아보카도 아래에 물이끼 같은 것이 끼는 것이 보였다. 

그때부터 일주일에 한번꼴로 씨앗을 목욕을 시키고 컵도 깨끗이 씻어서 물을 바꿔 주고 있다. 

현재는 아래 부분에 균열이 생겨 있어서 조만간 아보카도 뿌리가 튀어 나 올 것 같다. 

발아 잘 시켜서 동생에게 키우라고 줘야지. 

난 발아까지가 재미있지 화분을 키우는데는 영 소질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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