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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아로니아 잼 만들기

by 혼자주저리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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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으로 귀촌한 지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아로니아를 두봉지 얻어왔다. 

한 봉지는 어머니 갈아 드시라 드리고 한봉지는 집에 남겼다. 

평소 블루베리는 콩포트로 간혹 만들어 먹기는 했지만 아로니아는 청으로 담았다는 이야기만 들었었다. 

청은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좋아하지 않아 인터넷을 뒤지다가 잼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아로니아 한봉지를 흐르는 물에 씻었다. 

이 아로니아는 지인의 마당 안에 있던 나무 두그루에서 딴 것이라 농약 한번 안 친 아로니아였다. 

그집 아저씨는 아침에 출근할 때 마다 아로니아 마당에서 몇알 따서 그냥 쓱 먼지만 털어내고 먹는다고 했다. 

아로니아가 떫은 맛 때문에 생으로 먹기 힘든데 그 집 아저씨는 매일 안 빼먹고 몇알씩 그냥 따서 후후 불어 먼지만 털어내고 먹는단다. 

그건 또 그것대로 대단 한 듯 싶다. 

2022.08.26 - [여행/한국] - 푸근한 친정마냥 좋았던 지인이 귀촌한 함안 방문기

한봉지를 부어 놓으니 양이 제법 많이 되는 듯 했다. 

흐르는 물에 잘 씻은 다음 물기를 뺐다. 

잘 씻은 아로니아의 무게를 재 봤다.

아로니아가 담긴 스텐 채반의 무게가 약 181g정도 되니 아로니아는 784g이었다. 

블루베리 콩포트를 만든다면 10%의 에리스리톨만 넣으면 되는데 아로니아는 블루베리와 달리 떫은 맛이 강해서 콩포트로 만들지는 못 할 듯 싶었다. 

또 찾아 본 블로그들은 사과나 블루베리등을 첨가해서 만들기도 하던데 사과는 집에 없었고 냉동 블루베리는 있는데 첨가해서 만들기 보다는 그냥 순수 아로니아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단 맛이 강한 블루베리 콩포트와 달리 아로니아는 떫은 맛이 강하고 단맛이 적어서 에리스리톨만 사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흡수가 덜 된다고 하는 자일로스 설탕을 152g 사용했다. 

사실 봉지에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다 부어버릴까 싶었는데 그래도 흡수는 덜 된다고 해도 설탕이니까 붓다가 중간에 멈췄다. 

그리고 에리스리톨을 199g 사용했다. 

아무래도 아로니아의 떫은 맛이 걱정되었으니까. 

그렇게 총 단맛을 내는 성분이 351g이었다. 

아로니아의 무게가 784g 이었으니 절반 정도의 2:1의 비율로 사용한 것이다. 

아로니아를 궁중팬에 부어주고 그 위에 자일로스 설탕과 에리스리톨을 한꺼번에 부었다. 

그리고는 아로니아와 함께 잘 섞었다. 

냉동 블루베리로 콩포트를 만들때는 냉동이라 블루베리 수분이 많이 나와서 저렇게 섞으면 에리스리톨이랑 블루베리가 잘 섞이는데 아로니아는 나무에서 바로 따 온 것이라 싱싱하기도 했고 씻은 다음 수분을 하루 저녁 말려서 그런지 수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상태로 불을 붙이고 열을 가하면 설탕이 탈 것 같은 불안함이 생겼다. 

결국 물을 한컵 부었다. 

종이컵 한 컵이 아닌 머그컵 한 컵분량의 물을 부어 주고 난 다음 섞고 불을 올렸다. 

중강불에서 살살 저어가면서 전체적으로 액체가 보라빛이 들때까지 저어줬다. 

문제는 블루베리보다 아로니아의 과육이 단단해서 쉽게 블루베리 잼 처럼 몽글거리는 느낌은 없고 단단한 과육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한참을 끓였음에도 과육이 물러지는 느낌 없이 다글다글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걸 무를때까지 끓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핸드 블랜더로 갈아 주기로 했다. 

우리 집의 제일 큰 사이즈의 궁중팬에 만들고는 있었지만 핸드블랜더로 갈아주니 여기저기 짙은 액체들이 튀었다. 

완전히 곱게 갈아주지 않고 그냥 적당히 절반 정도 갈렸겠다 싶을 때 멈췄다. 

한참을 끓이다가 어느정도 농도가 나온다 싶을 때 레몬주스를 넣었다. 

블루베리 콩포트 보다 조금 더 많이 두배 정도의 레몬주스를 넣어 줬다. 

결정적으로 아로니아는 일반 잼 처럼 즙이 살짝 뭉치는 느낌은 없었다. 

그 뭉치는 성분이 펙틴이 산 성분을 만나서 잼화 된다고 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그 잼화가 제대로 되는 느낌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과나 블루베리를 첨가해서 잼을 만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할 때는 그 이유가 있는데 역시나 내 마음대로 하다보니 이렇게 되는 구나. 

잼처럼 몽글몽글 뭉치는 느낌이 없어서 농도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찬물에 한 방울 떨어트려서 물처럼 퍼지지 않으면 된다라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예전에 처음 블루베리 콩포트를 만들때 해 보다가 너무 많이 끓여 완전히 딱딱한 콩포트를 만든 기억이 남았다. 

그래서 찬물에 떨어트리는 건 하지 않고 그냥 저어 주다가 감으로 이때쯤이다 싶으면 불을 끈다. 

대부분 실리콘 주걱으로 저었을 때 잼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주걱 자국이 남으면 다 되었다고 판단한다. 

잼 병에 넣으려다가 일반 유리 용기에 담았다. 

유리 용기 두개에 가득 나왔다. 

아마 500g 잼병에 담았다면 느슨하게 담아서 두병 가까이 나오지 않을가 생각이 된다. 

잼병 정량보다 작게 담아서 두병이면 양은 꽤 나온 듯 싶다. 

잼을 만들었으니 빵에 발라 먹어 봐야지. 

코스트코의 미니 프렌치롤을 구워서 따뜻할 때 손으로 뜯어 아로니아 잼을 올렸다. 

아로니아 잼을 만들기 전 블로그를 봤을 때 잼으로 만들면 떫은 맛은 없어지고 새콤달콤하니 맛난 잼이 된다고 하던데 설탕을 절반만 넣어서 그런지 아로니아의 떫은 맛은 그대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생과육을 먹을 때처럼 떫어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먹을 수는 있으니 떫은 맛은 그대로이다. 

결국 식구들은 아무도 아로니아 잼을 먹지 않을거라 선언했고 나 혼자서 이 잼을 다 먹어야 한다. 

다음에는 아로니아 잼은 안 만드는 걸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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