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사를 마지막으로 보고 난 다음 구수한 점심을 먹고 김천을 벗어났다.
김천을 떠나서 어디로 갈 지 친구랑 한참 고민하다가 김천 바로 옆에 있는 성주의 한개마을을 들리기로 했다.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이동 이 가능했는데 국도 이동을 하다 보니 김천을 벗어난 도로 옆으로 가게도 많고 뭔가 활기찬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곳도 평일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지만 일단 가게들이 있다는 것이 조금 더 활기찬 느낌을 주고 있었다.
성주 한개마을
전화 : 054-933-4227
주소 : 경북 성주군 월항면 한개2길 8-5(디산리 308)
시설 : 관광안내소, 주차장, 남여 화장실
성주 한개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민속마을이다.
한개 마을은 뒤쪽에 있는 영취산이 마을을 감싸주고, 앞으로는 두개의 하천이 합하여 흘러가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길지에 있다.
조선 세종때에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가 1450년 무렵 마을에 들어온 이후 성산 이씨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였다.
생각보다 마을이 크지는 않았다.
입장료도 없었고 앞서 예전에 한번 들려 봤던 낙안읍성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낙안읍성이 전통 마을로 입장료를 받고 마을 안 쪽에 민박과 식당과 체험, 기념품가게등이 있었다면 이 곳은 마을 그 자체로 조용하기만 했다.
2020.05.15 - [여행/한국] - 고즈넉해서 저녁 산책에 좋았던 "낙안읍성"
경주 양동 마을은 너무 예전에 다녀와서 기억에 제대로 남아 있는 것이 없으니 비교를 할 곳은 낙안읍성밖에 없었다.
두 곳이 각자 나름의 장단점이 있어서 천천히 산책을 한다 생각하고 걷기에는 두 곳도 나쁘지 않았다.
김천에서 있던 내내 눈발이 날리는 흐린 날씨였는데 한개마을에 오자 마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개인이 거주하는 집의 경우 대문을 닫아 놓은 상태라 입구에서 잠시 돌아 보기만 했다.
대문을 깔끔하게 하지만 초가지붕과 동떨어지지 않게 잘 구성 해 놓은 듯 했다.
초가 지붕도 매년 손을 보고 덧대는지 두툼한 짚으로 엮인 지붕이 깔끔하고 정겨웠다.
지붕을 살펴 보면 아래에는 오래된 짚이라 색이 거뭇하게 변색이 되었고 그 위에 새 짚을 올려 짚 특유의 황금색이 잘 보였다.
아마도 매년 지붕으르 새로 이어 올리는 듯 한데 이렇게 관리하면서 지내는 것도 일이 많을 듯 싶었다.
사람이 사는 곳이니 에어컨 설치도 되어 있었다.
흙과 돌로 벽을 만들고 나무 문이 빗장을 걸고 있는데 에어컨 실외기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초가 지붕도 한 여름 더위는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한개마을을 검색하다보면 돌담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돌담과 돌담 위의 기와지붕이 파란 하늘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담당 안 쪽의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와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 많은 사람들이 돌담길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마을 전체적으로 새로운 짚으로 지붕을 이었고 집집마다 마당을 정말 정갈하게 잘 가꾸고 있었다.
물론 사람이 살지 않는 비어있는 집의 경우 마당이 황폐화 되어 있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마당을 얼마나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나 같이 게으른 사람은 절대 이 마을에서 살지 못할 듯 싶은 정갈함이 보이는 곳이었다.
이름이 있는 개방되어진 저택들이었다.
개방은 되어 있지만 후손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뒤적뒤적 돌아 볼 수는 없었다.
마당 입구에서 집 안을 한번 살펴 보는 것 만으로도 홀시 민폐가 될까 조심스럽기도 했다.
다행히 겨울이라 그런지 문이 다 닫혀 있어서 잠시 집 모양을 보는 건 가능 했다.
지도를 확인했을 때는 마을 뒤쪽의 산 쪽으로도 집이 있는 듯 했지만 거기까지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
그냥 마을 구석 구석 골목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날씨는 김천보다 따뜻했기에 작은 목소리로 도란도란 이야기 하면서 주변 경관도 보고 개방 되어 있는 집을 돌아 보는 시간은 넉넉하고 포근했다.
한개마을을 돌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작은 전통찻집 한군데 없다는 것이었다.
직지사 옆에도 전통 찻집을 생각하고 갔던 곳이 커피숍이었는데 이 곳에는 커피숍도 전통찻집도 없었다.
낙안읍성처럼 너무 상업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는 것 보다는 더 포근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잠시 찾아 온 사람이 따뜻한 차 한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건 아쉬웠다.
한개마을을 검색하면 체험마을이라고 되어있는데 체험에 대한 안내는 전혀 볼 수 없었다.
관광안내소에 가면 체험에 대해 안내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잠시 들렸다가 가는 나그네는 지나가는 길에 체험에 대한 글 한자락 보고 다음에 다시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여기저기 포스터가 지저분하게 붙어 있는 것 보다는 깔끔하게 관리할 수있는 공동 게시판 같은 곳에서 안내문을 붙여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한개 마을을 끝으로 이번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고속도로를 이용해 집으로 달렸다.
김천은 너무도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었지만 관광을 할 수 있는 곳들은 많았다.
COVID가 아니라면 김천에도 관광객이 아주 많이 찾을 수 있는 조건들은 있으니 조만간 활기찬 김천을 다시 만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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