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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상영물

그 누구의 편도 아닌 딱 현실 '82년생 김지영'-스포 있을 수 있어요

by 혼자주저리 2019.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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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요즘은 모바일로 티켓이 나오니 사진을 찍을 수가 없네. 

한달여만에 내려 온 딸램이랑 같이 찾은 영화관. 82년생 김지영을 봤다. 

82년생 김지영

개봉 : 2019년 10월 23일

감독 : 김도영

출연 : 정유미(지영) 공유(대현) 김미경(미숙) 공민정(은영) 박성연(김팀장)

이봉련(혜수) 김성철(지석) 이얼(영수)

1982년 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지영’(정유미).
 때론 어딘가 갇힌 듯 답답하기도 하지만
 남편 ‘대현’(공유)과 사랑스러운 딸,
 그리고 자주 만나지 못해도 항상 든든한 가족들이 ‘지영’에겐 큰 힘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는 ‘지영’.
 ‘대현’은 아내가 상처 입을까 두려워 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고
 ‘지영’은 이런 ‘대현’에게 언제나 “괜찮다”라며 웃어 보이기만 하는데…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당신과 나의 이야기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책이었다. 

딸아이가 고등학교때 필독서처럼 읽어야 하는 책 중의 하나였다. 

물론 필독서는 아니었지만 딸아이여서 그랬는지 이 책은 필독서 같았다. 

영화로 나온 다고 했을 때도 평점 테러에 책에 대한 리뷰에 대한 악성 댓글들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영화가 너무 편파적으로 그려진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편파적으로 그린 부분은 없었고 책보다 많이 순화가 된 것 같았다. 

어떤 일부 사람들에 의한 편파적인 감정이 이 영화를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에 좋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영화를 볼 기회가 되었을때 선택은 당연한 것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영화관.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절대로 울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각오하면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시작 10분도 안되어 낸 볼에는 한 줄기 눈물이 자국을 만들고 있었다 

딸램은 아예 울기 위해 준비를 했고 영화 상영 내내 엄청 울었지만 나 또한 제법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미 경험을 했거나 경험하지 못했지만 김지영의 상황은 충분히 공감이 가능했고 내 눈에 눈물이 어리게 만들었다. 

나 또한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었다. 

산후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보다 못한 친정 어머니가 하시던 일을 그만두고 내 아이를 키워주기 위해 데려 가시면서 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내가 경험했던 우울증은 정말 심각했다. 

먹지 못했고 입맛이 없었고(지금 생각하면 입맛 없다는 걸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느꼈던 것 같다) 삶에 의욕이 없었다. 두달여만에 16kg의 살이 빠지는 경험도 했다. 

심지어 옆에 누워있는 한주먹거리도 안 될 딸램을 그때 당시 18층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 베란다 밖으로 던질 뻔 했었다. 

물론 마지막 남은 이성으로 그런 위험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때 당시 내 상황은 그 정도로 절박했었다. 

결국 친정엄마가 딸램을 데리고 가면서 직장을 다니라고 집에 있지 말라고 해서 한달 정도 일찍 직장으로 조기 복귀를 했다. 

출근하고 몇달만에 다시 빠졌단 살들이 원상복귀하고 한 없이 가라앉던 내 기분들은 정상 수준에 맞추면서 딸아이에게도 식구들에게도 웃으면서 대할 수 있었던 경험이있다. 

아마 그때 친정엄마의 도움이 없이 내가 아이를 그대로 혼자 독박 육아 했다면 아니 직장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아이와 단 둘이 계속 있었다면 난 그 뒤를 상상할 수가 없다. 

물론 아주 훌륭하게 아이를 케어하고 가족들을 돌보며 주부로서 잘 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확율이 더 높았다고 확신한다. 

김지영은 어려서부터 편견에 침식되어진 인물이었다. 

고등학생때 학원을 마치고 남학생이 따라와 위험했을 때도 주변 아주머니의 도움과 기지로 벗어났지만 그녀를 데리러 온 아버지에게 치마가 짧다는 타박을 들어야 했다.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때 취업이 되지 않아 고민 할 때 그녀의 아버지는 집에 얌전히 있다가 시집이나가서 애나 낳아 키우라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라고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아버지도 그녀를 걱정해서 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걱정의 마음과는 달리 지영에게는 상처로 그 말들이 다가 온다. 

직장에서는 능력이 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진급이나 희망 부서 이동은 어렵고 영화에서는 직장을 그만두게 된 계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아이를 키우며 신랑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사는 맘충 소리를 듣는다. 

김지영에게는 모든 것들이 억울하다. 그녀가 원하던 상황들이 아니고 타의에 의한 상황이지만 그녀의 탓이 된다. 

속으로만 곪아 들어가는 생활들.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가 터져 나온다. 

친정 엄마가 되어 시어머니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하고 외할머니가 되어 친정엄마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들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그녀가 그만큼 깊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현실의 김지영으로는 하기 힘든 말이었지만 친정엄마나 외할머니라면 할 수 있는 말들이었으니까. 

이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현은 현실의 사람 같지 않다. 

물론 찾아보면 대현같은 아빠나 남편이 있다. 그런데 흔하지 않다. 

일부 매체에서 글을 기고 하는 사람들 중 몇몇을 글로서만 만나 봤고 주변에서는 대현만큼은 아니지만 아내와 자식을 위하는 사람을 부러운 눈으로 보지만 대부분은 대현의 직장 동료 같은 사람들이었다. 

대현의 친구들은 현실과 가정 생활에 치여 고민을 하고 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 주려니 직장이라는 현실이 무섭고 아내의 말을 듣지 않으려니 여러모로 피곤하다. 

그들이 처한 상황도 난감하다. 

한 가족을 책임지면서 뒷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 

한 가정을 꾸려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책임져야 할 것도 많고 부담해야 할 것도 많다. 

이러니 우리나라 인구가 줄 수 밖에 없는거다. 

인구가 준다고 정치권에서 내 놓은 대책은 출산장려금. 

출산 장려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아이들을 책임감 있게 키우면서 가정을 지키기 쉽지 않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남녀로 구분되어지는 마초같은 생각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남자니까 당연히 또는 여자니까 당연한 것들은 없어지면 좋겠다. 

아마도 이번 세대는 어려울 듯 하고 내 딸이 내 나이가 되면 괜찮아 지려나? 

영화 하나로 많은 생각을 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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