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입시용 에세이(ESSAY)를 작성하다.

미국에서 연락이왔다.

올해 고3인 아이가 ACT시험을 망쳤단다.

아이가 한참 공부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부모는 미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느라 아이를 돌봐주지 못했는데 그 결과라고 자책을 하고 있었다.

미국은 굳이 대학을 진학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이지만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에세이를 부탁한다.

내가 대략 알고 있는 것은 미국 입시 시험은 SAT였다. 처음 들었던 ACT. 그래서 알아 봤다.

SAT :  Scholastic Aptitude Test로 미국의 대학 입학 시험이다. 사고력과 문제 해결 위주 평가를 한다.

         Reading + Writing & Language, Math, Essay (선택)

ACT :    American College Testing으로 미국 대학입학자격 시험이다. 실제 고교 교과 내용 평가를 바탕으로 한다.

           English, Math, Reading, Science Reasoning, Writing (선택)

두 시험 모두 우리 나라의 수능과 같은 시험이지만 대학마다 요구하는 시험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에세이나 라이팅의 경우 요구하는 대학이 있고 요구하지 않는 대학이 있다고 한다.

우리네 대학 입시와 다를 바 없는 미국의 입시.

ACT 성적이 좋지 않아서 에세이를 써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 원서를 추천 받아야 한단다.

미국도 시험 성적이 좋으면 학교의 추천서를 쉽게 받을 수 있지만 성적이 나쁘면 에세이등 우리나라 대입의 생기부 같은 여러 활동 증명을 해서 추천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난 막상 수험생인 아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이는 6살때 미국으로 부모를 따라 이민을 갔고 전화통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 연락을 해 본 적이 없다.

대략 7~8년 전 아이가 한국에 한 번 들어왔을때 짧은 기간 봤을 뿐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처럼 생기부를 출력해서 읽어 볼 수도 없는 상황.

그 아이가 미국에서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는지 어떤 아이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런데 대학 입시용 에세이라니.

난색을 표 했더니 아이 엄마가 많이 힘들어 한다.

외부에 에세이를 맡기려니 미국도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고 한다. 미국도 우리나라처럼 엄마들의 치맛바람도 쎈 편이고 돼지 엄마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민을 간 엄마들로 구성이 된 무리들인데 우리나라 사람들 외에서 미국 부모도 극성인 무리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방인이고 생활에 치이다 이제야 뒤늦게 그들의 무리에 가입을 하고 싶어도 아무도 끼워주지 않는단다.

그래서 엄마가 짧게 긁적였는데 생각보다 표현이 잘 안된다고도 했다.

엄마가 적은 짧은 에세이를 받아서 읽어보니 예전 우리가 회사에 입사할 때 쓰던 그런 스타일의 자소서.

결국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물었다. 엄마 왈 별것 없단다.

그 별것 없는 것들 중에서 일단 다 내놓으라 했다.

초등학교때 야생 조류 그리기 대회 1등상, 주니어 폴로 캡틴, 수영부 캡틴, 태권도 1단. 라이프 가드 자격증이 있단다.

봉사 점수는 거의 없고 미국 고등학교 생활에서 중요시 하는 클럽 활동도 없고 교회 성가대 리더를 하는 것 말고는 없단다. 덧붙여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하는 것은 아주 유리한 점이었다.

건네 준 이야기들로 스토리를 만들었다. 정말 짧은 대략적인 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드러날 수 있도록 문장이나 이런건 생각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듯이 글을 써 내려갔다.

아이의 생활에 대해 알지 못하니 대략적인 뼈대만 만들었다. 그리고 내용 중에는 몇개 없는 아이의 스펙을 살짝 과장되게 자랑하는 것 외에도 미국의 영웅주의를 자극하는 내용도 넣었다.

아이가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미국 최고는 은근 슬쩍 넣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 엄마에게 우리나라 대학 입시용이라면  이 문단에는 이런 내용의 글을 더 첨가 할 것이고 저쪽 문단에는 이런 내용을 더 넣을 것이라는 내용도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의 입시에 필요한 에세이는 어떤 내용이 좋은지 내가 잘 알지 못하니 아이에게 영어로 번역을 하면서 내용을 첨가하고 수정하라고도 했다.

잘 알지 못하는 그래서 대략적으로 써 내려간 글이지만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