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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입시

2019 대 수능이 끝났다-내가 했던 실수들을 님들은 하지 마세요

by 혼자주저리 201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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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능이 끝났다. 

사실 수능이 끝난지 며칠이지만 끝나고 요 며칠간 이런 저런 일들에 아무것도 일을 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 

수능을 친 학생은 아닐 지라도 엄마로서 맞이했던 지나간 수능을 한번 되돌아 본다.

1. 시험장 가는 길 확인-출근 시간대 시간을 정확하게 모른다면 미리 알아 보는 것도 괜찮다. 

다꽁이 배정받은 시험장은 내가 다니는 직장과 차로 10분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이었다. 

평소 출근하는 길에 직장에 도착하기 10여분 전에 난 직진을 하면 되고 다꽁이 배정받은 고사장은 우회전을 하면 되는 길이다. 

수능 전날 고사장을 미리 확인 할 때만해도 난 고사장 위치는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단지 학교 정문에서 학교 건물까지 너무도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다꽁의 컨디션만을 걱정했었을 뿐. 

수능날 당일 아침 여유있게 준비를 했다. 

평소 잘 아는 길에 아는 곳.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학교를 등산(?) 해야 하는 다꽁이 조금 일찍 나가자고 했지만 괜찮다고 큰소리 뻥뻥치며 여유있게 출발을 했다. 

평소 내가 아는 길이라 내 생각대로라면 수능 고사장에 입실 시간보다 25분 정도 빨리 도착 할 수 있는 여유.


막상 내가 출근하는 길을 따라서 가다가 평소하던 직진이 아니라 우회전을 트는 순간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출근 시간대보다 1시간 정도 빠른 시간인데도 길이 막히기 시작하는 거다. 

그럼에도 슬금슬금 차들이 빠지니 시간은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조금 더 진행하니 길은 1차로로 바뀌고 꽉 막힌 차들은 앞으로 진행을 하려 하지 않고 돌릴 수도 없는 상황에 입실 시간은 점점 다가 오고 있었다. 

결국 차 안에서 다꽁은 울음을 한판 터트리고 112에 전화를 걸었다. 

고3 수험생인데 길이 막혀 차가 진행을 하지 않는다고. 지금 위치를 이야기하고 결국 차에서 내려 뛰기로 했다. 

다꽁 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차에서 내려 뛰는 모습이 보였다. 

평소 뉴스에서나 보던 풍경들. 그 모습들을 보면서 미리 미리 출발해서 일찍 가면 될 건데 저렇게 시험치는 아이들을 뛰게 만든다 했었다. 

내가 그 부모가 될 줄이야. 

결국 다꽁은 뛰고 잠시 뒤 싸이렌을 울리며 역주행을 하며 경찰차가 왔고 다꽁과 함께 뛰던 다른 수험생 아이를 태워 경찰차는 역시나 역주행으로 달렸다. 

절대로 남말을 해서는 안되는 상황. 

평상시 출근 시간대에도 그렇게 막히지 않던 그 길이 그 시간대에 막힐 줄 누가 알았으랴? 

수능 시험일날 은행이나 관공서는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1시간 늦게 출근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은행이나 관공서보다 평상시처럼 출근하는 일반 직장인들이 더 많았다는 것. 하긴 나도 출근시간 조정없는 직장에 다닌다. 

2. 수능 도시락은 평소 아이들이 집에서 먹던 음식과 부담감 없는 죽을 같이 준비 하자. 

다꽁은 수능 도시락으로 평소 집에서 먹던 음식을 요구했다. 

평소 집에서는 시락국에 청량초를 넣어 칼칼하게 끓이고 애느타리 버섯 볶음에도 청량초를 넣어 칼칼하게 볶는다. 

그런 상태로 칼칼하게 음식을 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거기에 덧붙여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닭죽도 요구를 했다. 

수능 전날 모든 전처리를 다 해 두고 수능날 새벽 4시에 일어나 닭죽을 끓이고 무르게 진 밥을 하고 국도 끓이고 애느타리도 볶았다. 

막상 밥을 먹어야 하는 다꽁은 긴장으로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긴장을 할 지 몰랐던 나도 놀라고 다꽁도 놀랐을 정도. 

죽에다 밥을 말아서 또는 비벼서 어쨌든 한 그릇을 비웠다. 

수능 고사장이 등산을 해야 하는 곳이라 죽만으로는 부족할지 모른다고 밥을 꼭 같이 먹은 다꽁이다. 

그렇게 도시락을 싸고 죽도 전용 보온통 2개에 담고(혹시나 밥을 못 먹으면 죽이라도 넉넉하게 먹으라고) 바나나 2개와 초컬릿, 과자류등을 챙겼다. 

초컬릿을 챙길때는 반드시 개별 포장이 되지 않은 부스럭 소리가 나지 않는 초컬릿으로 챙겨야 한다. 

실제로 다꽁의 친구가 개별 포장된 초컬릿을 가지고 왔지만 부스럭 소리때문에 먹지 못해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날 아침에 끓인 뜨거운 보리차와 생수 한병까지 챙기니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다꽁의 수능 도시락 가방은 에코백 하나를 가득 채웠다. 

우스개 소리로 시험을 치러 가는게 아니라 피크닉 가는 도시락같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밥이랑 죽이랑은 남겨 왔지만 그럼에도 먹을 만큼 먹었고 과자와 초컬릿과 바나나는 친구랑 같이 나눠 먹었다며 좋아했다. 

3.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정말 정말 가슴 아프고 먹먹하지만 당사자인 아이는 더 힘들다. 

제2 외국어까지 친 다꽁은 늦은 시간에 수능장을 나섰다. 

수능을 나서면서 핸드폰의 전원을 켰고 그때부터 오기 시작한 연락들. 

선배, 후배 그리고 친구들.

제2 외국어를 치지 않는 친구들은 미리 정답이 발표 된 과목들을 다꽁과 이야기하면서 엄청난 결과에 울음을 터트렸다. 

본인의 결과도 모른 채 다꽁은 친구들을 위로하고 그 엄마들과 통화하면서 "이모 어떻해요. 괜찮아요."를 연발하며 달래기 바빴다. 

수능장에서 바로 핸드폰 가게로 갔던 다꽁. 

수능이 끝난 날 핸드폰을 원하는 것으로 바꿔주기로 약속했던 터라 시험장에서 바로 직행. 

핸드폰을 고르고 난 다음 그곳에서 국어랑 수학이랑 영어를 매기면서 아이는 점점 고개가 땅으로 떨어졌다. 

예상 외의 결과. 

처음 받아 본 점수.

아이는 저녁을 먹을 생각도 못 하고 집으로 가자고 했었다. 

물론 한시간 정도 땅굴을 파다가 다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오히려 시험이 끝났다는 생각에 방방 뜨기까지 했지만 그 시간 동안 옆에서 바라보고 있기 힘들 정도로 땅굴을 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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