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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시험 스트레스 폭발

by 혼자주저리 2018.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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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3인 다꽁이 현실적으로는 아직 시험이 남았으나 심리적으로는 마지막인 기말 고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주말 5시 20분에 학교에서 마쳐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집중이 안되니 집에 일찍 가서 독서실을 가야 겠다고 했다. 

힘이 없는 나로서는 다꽁이 오라는 시간에 학교로 데리러 가야지.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해서 기다리니 한쪽 다리는 반 기브스를 한 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올라오는 다꽁을 만났다. 

지지난 주 계단에서 굴러서 반기브스 한달 착용을 처방 받았던 다꽁. 

반기브스를 한 채로 열심히 잘 돌아 다닌다. 

집에 와서 짐을 대충 풀고는 한 시간 정도 쉬었다가 독서실로 간단다. 

독서실 가는 준비로 머랭 쿠키 2통, 캔커피 2개, 시원한 보리차 1통을 준비한다. 

마치 독서실에 먹으러 가는 것 같은 준비물들. 

착실하게 먹을 것 챙기고 책도 가방에 꾹꾹 눌러담고 독서실에 가겠다고 한 예상 시간을 30분을 훌쩍 넘겨서 독서실로 갔다.

저녁은 6시쯤에 먹을테니 시간 맞춰 오라는 약속도 했었다. 

물론 다꽁이 시간에 맞춰 저녁을 먹으러 오지는 않았다. 


나로서는 다꽁이 독서실로 가 준 덕분에 저녁 준비를 여유있게 할 수 있었다. 

새우젓 넣고 호박도 볶고 찌개 두부를 이용해서 두부 조림도 하고 오이고추를 된장과 땅콩가루에 무쳤다. 

그리고 파마산 치즈가루를 잔뜩 넣은 계란 말이도 했다. 

쌈배추로 된장국도 칼칼하게 끓였다. 

청량초를 많이 넣어 칼칼하면서도 쌈배추 특유의 덜큰함이 꽤 잘 어울렸다. 

이렇게 여유있게 저녁을 준비 해 본 적이 도대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주말 저녁이었다. 

평일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후다닥 챙겨 먹기 바쁘고 주말에는 다꽁과 이런 저런 이야기 또는 놀기 또는 싸우느라 정신없는 날들이었다. 

그런데 여유가 있으니 아리타 도자기 헌팅에서 가지고 온 도자기들로 상을 차렸다. 

평소라면 글라스락의 두껑을 벗겨내고 그 유리그릇 그대로 상차림을 했을텐데. 

늦게 저녁을 먹으러 올라왔던 다꽁도 이렇게 도자기 그릇에 담아놓으니 더 맛있어 보인다고 좋아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딱 여기까지. 

밥을 먹고 독서실에 내려가면서 다꽁은 새벽 1시 쯤에 온다고 했다. 

늦은 시간이라 걱정스러웠지만 공부를 하겠다니 그러라 했다. 

졸며 깨며 아이를 기다리는데 12시가 안 된 시간에 다꽁이 집으로 왔다. 

현관을 들어서자 마자 가방을 던지듯이 내려놓고 엉엉 운다. 

왜 이렇게 마음대로 안되는지 모르겠단다. 

할 것도 많은데 해야 할 것도 많은데 공부가 안 된다고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아 엉엉 운다. 

잘 달랬더니 그제야 가방을 정리하려는데 하필이면 가지고 갔던 캔 커피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가방안에 커피가 흘러 엉망이다. 

이걸 보더니 또 운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냐고 운다.

다꽁은 정말 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않은 채 고3인 지금까지 왔다. 

고 3임에도 5월에 인피니트 성규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서울까지 올라가고 6월에는 뮤지컬도 봤다. 

중간 중간 친구 만나러 놀러도 참 잘 다녔다. 심지어 책도 고 2때보다 더 많이 읽었다. 

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않고 고3이 되었고 기말 고사가 마지막 성적 반전의 기회다 싶으니 그 스트레스를 못 이기고 있다. 

평소 안하던 공부를 해야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 상태에 가고 싶은 학교랑의 성적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니. 

그렇게 한 바탕 울고 불고 한 뒤 다음날 아침 9시에 깨우라고 하고 자러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9시 깨웠다. 

일어 났냐고? 당연히 안 일어나지. 

9시부터 깨웠는데 11시 30분에 일어났다. 그리고 아침으로 준비했던 음식들은 점심으로 먹었다. 

결론은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이고 자고 싶고 놀고 싶은건 다 해야 한다는 거다. 

아마 다꽁은 지금은 힘들다고 징징거리지만 세월이 지나 고등 학교 생활을 되짚어 보면 아주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시절이었다 회상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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