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내한 공연이 있었다.
사실 처음부터 내한 공연이 있는 걸 알고 예매한 것은 아니고 뮤지컬 영웅을 보러 갔다가 울산문화예술회관에 걸린 캣츠 공연 포스터를 보고 알게 되었다.
처음 예매할 때는 다행이도 다꽁의 시험이 끝나는 주에 울산문화예술회관의 공연이 잡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학사 일정이 변경되면서 시험이 일주일 뒤로 미뤄졌다.
그래서 캣츠 예매를 취소하고자 했으나 내한공연을 보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다꽁이 관람을 해야 한다고 해서 강행했다.
포스터는 국립극장용 포스터.
CATS
공연장 : 울산문화예술회관
일시 : 2017년 10월 14일 오후 7시
캐스팅 : 이안 존 버그(거스), 브래드 리틀(올드 듀터러노미)
검색을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내한공연이라 그런지 정보가 없다.
심지어 어떤 역에 누가 캐스팅 되었는지 볼 수도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도 거스와 올드 듀터노러미만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젠장.
다꽁의 시험과 겹쳐 그닥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던터라 기대도 없었다. 더군다나 내한공연이라 언어의 장벽때문에 더욱 더 기대를 접어 버렸다.
사실 콩글리쉬 아니면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내가 노래로 하는 대사를 알아들을 수 없을 거라는 건 자명한 사실.
공연장 내부에는 자막을 위한 모니터가 띄워져 있었다.
요즘 뮤지컬들 중에서 커튼콜 촬영이 안 되는 작품들이 많다. 그래서 공연장 입장 전에 직원에게 커튼콜 촬영은 가능한가 물었더니 안된다고 했다.
무대가 시작하기 전 아무도 없고 관객들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을 때 무대만 한장 찍었다.
인터미션에서도 무대 촬영은 금지. 왜? 올드 듀터러노미가 인터미션 내내 무대를 지키며 관객들과 소통을 했으니까.
공연 중간 인터미션 시간에 잠시 밖에 나갔다온 옆자리의 관객이 일행이랑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 몰래 사진을 찍는다면 그 사진을 강제로 삭제 한다고 했다.
직원들이 뒤쪽에서 지키고 있다가 사진을 찍으면 다가가 강제 삭제를 한단다. 인터미션 중에도. 다꽁이랑 나랑은 시작전 무대만 한컷 찍고 핸드폰을 꺼내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캣츠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은 유쾌 발랄할 고양이들과 주제가인 메모리.
딱 두 단어였다.
다른 사전 정보없이 그냥 시작되는 공연을 관람했다. 일단 공연자들의 노래를 알아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내용을 알기위해 자막을 보려면 무대의 상황을 놓쳐서 결국 난 내용 없이 무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크게 내용을 몰라 당황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여태 몇작품을 보지 못했던 뮤지컬이지만 캣츠는 나랑은 맞지 않는것 같다.
별기대가 없었음에도 재미를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일단 이 작품은 스토리가 없다. 특히나 1부는 각 고양이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옵니버스(?) 또는 액자식(?).
그러다보니 그들의 대화를 못 알아들어도 굳이 자막을 보지 않아도 관람에는 지장이 없다.
그런데 그게 문제다. 스토리가 없다보니 무대 공연이 재미있어야 하는데 난 무대공연이 그닥 재미가 없었다.
일단 유쾌 발랄한 고양이들은 얼마 되지 않았고 진중하고 어두운 고양이도 많다.
중간 중간 졸아가며 1부를 마무리하는데 유일하게 알고 있던 메모리가 힘이 없었다.
물론 2부로 가면 메모리를 모티브로 임팩트를 주기는 하는데 1부는 나에게 지겨움을 선사했다.
2부는 1부보다 임팩트가 있어 재미는 있었다. 문제는 우리 앞줄에 앉은 아저씨 한분이 카톡 메세지를 수신하시고는 그걸 계속 들여다 보다가 옆 자리 일행에게 보여주고 다른 일행에게도 보여주고 또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했다.
그 핸드폰의 화면의 밝기 때문에 눈이 부셔 무대를 관람하기에 불편했다.
그리고 이번 내한 공연의 출연진들이 실수를 많이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 나도 알아 차릴 수 있는 실수들이 많이 나왔다.
제일 강하게 남은 한 장면.
1부에서 고양이의 유연함을 보여주던 흰색 고양이. 발레같은 동작으로 유연함을 뽐내야 하지만 한 발을 머리 위로 올리고 다른 발은 발꿈치르르 들고서 반바퀴를 돌아야 하는데 반도 못 돌아서 쿵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져 버린것. 물론 무대에서 넘어지지도 않았고 그 상황을 재빨리 잘 모면하기는 했지만 내 뇌리에는 아이쿠하는 느낌이 강하게 박혔다.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이었다. 내한이라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감안했지만 다른 부분도 기대 이하였다.
초반 조명과 배우의 동선이 살짝 어긋나는 곳도 있는 등 뮤지컬 아직 입문도 제대로 못한 관객인 나에게도 미숙함이 너무 많이 보인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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