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도착하고 이틀째였지만 제대로 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었다.
피렌체에 도착했고 이제 여유를 가지고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식당에서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다.


Il Ricettario
주소 : Via Lambertesca, 22 R, 50122 Firenze FI, 이탈리아
영업 :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예약 : 더 포크앱(thefork.it)
미리 찾아 온 식당이 있다며 딸이 날 이끌고 가다가 내 눈에 핸드메이드 파스타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 왔다.
핸드메이드면 맛있을텐데 싶었는데 식당을 지나 조금 더 앞서 가던 딸이 이 곳이 찾은 곳이라며 되돌아 왔다.
역시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하구나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곳은 더 포크 앱으로 예약이 가능한 곳이었고 더 포크 앱으로 예약을 할 경우 할인도 가능하다.
우리는 식당 예약으로 인해 동선이 흐트러 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예약 없이 워크인으로 방문했다.
만약 예약을 하지 않아서 식사가 안 된다면 다른 대안의 식당들을 찾으면 되는데 예약을 하고 나면 그 예약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맞추는 것이 신경쓰여 예약을 하지 않았다.



메뉴를 봐도 뭐가 뭔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탈리아어인지 영어인지 구분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탈리아 식당의 서버들은 메뉴 선택을 재촉하지는 않는 편이라 천천히 고르면 된다.
위의 붉은 글씨가 메뉴명이고 아래의 검은 글씨가 들어가는 재료인데 이 메뉴를 보면서 선택하기에는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딸이 구글에서 사진을 찾아서 서버에게 보여주고 그걸 달라고 요청했다.
유일하게 메뉴에서 고른 것은 까르보나라였던것 같다.
메뉴북에 까르보나라 뒤에 뭐와 함께 만들어진 것으로 나왔는데 그건 모르겠고 일단 알아 본 까르보나라를 메뉴에서 고르고 다른 하나는 사진을 보여주고 주문을 했다.



1인 1음료가 필수는 아닌 듯 했는데 일단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기 때문에 스틸워터 하나를 주문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물을 주문할 때 스틸워터와 스파클링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생수는 스틸워터로 해야한다.
이 스틸워터는 금액을 내고 우리가 사 먹는 물인데 이탈리아에서 먹은 물 중에서 식당에서 마시는 스틸워터가 가장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스틸워터 외에 딸은 아페롤스프릿츠를 한 잔 주문했다.
먹어 보고 싶다고 하기에 주문하라고 했는데 난 이 곳에서 처음 듣는 음료의 이름이었다.
알고 보니 식전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아페롤스프리츠를 들고다니면서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딸의 아페롤 스프릿츠를 한모금 마셔봤는데 나에게는 술이 조금 강한 듯 해서 한잔을 다 마실 수는 없었고 딸이 마실때 한 모금씩 맛만 보는 걸로 했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전에 식전빵과 올리브 오일이 나왔다.
신전빵은 호밀빵? 통밀빵 같은 우리나라 제과점에서는 식사용 빵으로 판매하는 그런 빵이었고 올리브오일은 병채 나왔다.
여기서 조금 의아했던 것은 이탈리아는 올리브오일도 유명하지만 발사믹 식초도 유명한데 식전빵에 찍어 먹을 발사믹은 같이 나오지 않았다.
올리브오일과 고운 소금을 내 주고 그 오일이나 소금을 뿌릴 작은 종지도 주지 않았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경험했을 때는 따뜻한 식사빵과 작은 종지에 올리브 오일을 뿌리고 그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원액인지 글레이즈인지 모름)을 얹어서 빵을 찍어 먹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곳은 발사믹은 안 나오고 소금이 나왔는데 앞접시에 올리브오일을 부어주고 소금을 친 다음 빵을 찍어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딸은 원래 식사빵 종류를 그닥 선호하는 편은 아니어서 한입 먹어보고 안 먹었고 난 올리브 오일에 찍어 한 조각을 먹고 파스타의 소스에 빵을 찍어 먹으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사진을 보고 주문한 숏파스타였다.
사진 속에 해물과 토마토가 너무 맛있게 보여서 이 파스타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스타면은 아주 잘 삶아진 알단테였다.
개인적으로 알단테보다는 완전히 익힌 파스타면을 좋아하는데 이탈리아는 가는 곳마다 알단테의 면이었다.
이 파스타는 피렌체를 벗어나도 생각나는 맛으로 아주 맛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토마토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딸은 평소 방울토마토는 안 먹는데 이 곳의 파스타에서 토마토를 먹어보고 여행 내내 마트에서 방울토마토를 구입해서 먹었다.
기대했던 납작복숭아보다 토마토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토마토가 맛있다고 토마토 이야기만 했지만 이 곳의 이 해산물토마토숏파스타는 여행을 끝내고 집에 와 있는 이 순간까지도 다시 먹고 싶은 음식 베스트로 들어간다.
짠 맛이 강하기는 했지만 다른 음식들 보다 짜지도 않았고 토마토, 홍합, 문어, 갑오징어 등이 너무너무 싱싱하고 고유의 맛이 잘 어우러져서 맛을 한층 극대화 시키는 곳이었다.
이 곳의 숏파스타는 꼭 먹어야 한다.


이탈리아로 여행을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까르보나라였다.
우리나라에서 크림으로 소스를 만드는 까르보나라는 진정한 까르보나라가 아니라는 말도 들었었다.
계란 노른자와 치즈로만 만들어 진 까르보나라가 진정한 까르보나라라고 들었고 이탈리아에 왔으니 먹어 봐야 하는 음식 중 하나였다.
우리가 주문한 까르보나라는 정말 듣던데로 계란노른자와 치즈로 꾸덕한 소스에 면이 비벼진 상태로 나왔다.
아마 까르보나라 위에 뿌려진 바싹하게 구운 햄 조각이 음식명에 있는 그 햄인듯 했는데 무슨 햄인지 확인은 못했다.
까르보나라의 면은 굵은 편이었고 이 또한 알단테였고 면 자체는 딱딱한 식감이었다.
소스는 꾸덕하고 한입 넣어 보면 고소함이 미쳤기에 눈이 번쩍 뜨인다.
그런데 첫 입은 맛있지만 먹을 수록 짠 맛이 강해져서 으악 싶었고 토핑으로 올라간 햄도 너무너무 짰다.
거기다 처음 나와서 따뜻할 때 먹은 까르보나라는 고소함이 풍부했는데 중간쯤 먹다보면 음식이 식으면서 그때부터 입 안에서 느끼함이 폭발했다.
처음 나와서 따뜻할 때는 너무 맛있었지만 중간부터는 조금 먹기 힘들 정도였다.



파스타를 다 먹고 난 다음 후식으로 티라미수를 주문했다.
이탈리아의 티라미수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이탈리아가 원조인가?) 이 식당의 티라미수도 추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문을 했다.
티라미수는 먹을만은 했지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앞서서 까르보나라가 마지막에 입 안에 느끼함이 너무 많이 남아서 그 느끼함을 씻어주는 역활 정도였던 것 같다.

계산을 하는데 1인당 자리세? 같은 것이 2유로 부과되어 있었다.
스틸워터사 3유로였고 아페롤스프리츠와 티라미수가 각 7유로씩이었다.
해산물토마토숏파스타가 18유로, 까르보나라가 16유로였다.
토탈 55유로를 결재하고 나오면서 딸에게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했더니 딸이 정색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10만원이야 하더라.
그렇게 생각하면 꽤 비싸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가격을 빼고 생각해 보면 역시나 해산물토마토숏파스타가 너무 맛있었고 아직도 기억나는 곳이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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