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주변국(아시아) 여행을 하다가 처음으로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긴 비행 시간은 너무 무서웠고 또 들리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여행을 쉽게 결심할 수가 없던 곳이기도 했다.
거기에 어마무시한 환율까지.
어쩌다보니 작년에 딸과 여행 이야기가 나왔고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까지 돌다가 결국 이탈리아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여행은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이렇게 세 곳의 도시만을 돌아 보기로 했다.
평소보다 긴 여행이었지만 다른 곳까지 돌아 보기에는 짧은 기간이라 몇군데만 집중하기로 했다.
로마 IN-OUT 일정이었고 로마 입성 첫날 테르미니 역 근처 호텔에서 1박을 하고 바로 피렌체로 넘어가 3박 후 다시 로마에서 4박을 하는 일정이었다.
이탈리아의 기차는 연착, 운행 중지, 플랫폼 이동 등의 악명이 높아서 미리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공항과 로마의 이동은 트랜이탈리아, 로마와 다른 도시와의 이동은 이딸로를 이용했다.
다행히 우리가 타는 열차들은 모두 제시간에 출, 도착을 했고 플랫폼 변경도 없었다.
특히 트랜이탈리아의 공항 특급 열차는 테르미니역에서 24번 플랫폼 고정인 듯 했다.
여행 출발 전 이탈리아의 열차 파업 소식이 있었고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려고 할 때 파업 소식이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일정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테르미니 역에 도착했을 때 전광판에는 다른 도시에서 출발해서 테르미니 역으로 오는 열차들의 캔슬 사인이 아주 많았는데 테르미니 출발 열차는 캔슬 사인이 없었다.

이탈리아는 여행을 하기에 쉽지 않은 곳이었지만 매력적인 곳이기도 했다.
일단 골목이 많은데 좁고 바닥은 돌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보도블럭과는 차원이 다른 불편함을 주는 곳이었다.
평상시 신고 다니던 운동화를 가지고 가서 신었음에도 발에 물집이 두곳이 잡히고 두 곳에 상처가 났다.
일본등 주변국 여행을 하면 하루 보통 2~3만보를 걸어다녀도 괜찮았는데 이탈리아는 발에 무리가 올 정도로 힘들었다.
대중교통이 쉽지 않은 편이었고 높은 물가로 택시를 타고 다니기에도 쉽지 않았다.
버스는 곳곳에 있는 타바케리아( TABACCHI)에서 구입을 할 수 있는데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상점들 중간 중간에 있어서 버스 티켓을 구입하기 쉽지 않았다.
트레블 카드로 테그를 하면 된다고 하는데 만약 검표원의 검표시 테그가 증명되지 못한다면(결재 문자 등) 벌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시내버스는 로마에서 총 세번을 탔는데 첫번째 탔을 때는 트레블카드로 테그를 했을 때 정상적으로 찍혔다는 표시는 떴지만 결재 문자가 오지 않았고 두번째는 테그를 했지만 정상적으로 테그가 되었다는 화면 표시가 없었다.
세번째는 정상적으로 테그가 되었다는 화면이 떴고 바로 결재 문자도 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며칠이 지나고 6월 15일 오후 4시 30분 경에 첫번째 버스에서 태그한 결재 문자가 왔다.
두번째 버스는 본의아니게 무임승차를 한 것이 되었다.
다행이 버스를 타는 동안 검표원은 만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버스는 버스표를 구입했다면 버스 안에서 체킹을 하고 난 뒤 그 시간이후로 1.5유로의 가격으로 100분간 자유롭게 탈 수 있다.
환승도 가능한데 버스를 세번 타면서 본 모습은 현지인들은 아무도 버스표를 내거나 카드를 테그하지 않았다.
지하철도 두번을 탔는데 지하철은 이용이 아주 편했다.
거리는 상관없이 무조건 한번 탑승에 1.5유로였고 지하철에서 나갈때는 따로 테그 없이 바로 나가면 된다.
지하철 입구는 우리나라 지하철과 다름이 없어서 트레블 카드를 입구 게이트에 태그를 하면 문이 열리고 그 뒤로는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똑같다.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음식은 생각보다 나에게는 힘들었다.
여행 전 크림과 치즈를 잔뜩 사용한 까르보나라 류의 스파게티도 아주 잘 먹는 편이었는데 이탈리아는 내가 생각했던 음식의 느끼함이 차원이 달랐다.
일단 음식이 나오자 말자 바로 먹으면 꾸덕한 소스들이 아주 고소하고 맛있는데 먹는 동안 식으면서 바로 기름으로 범벅이된 느끼한 음식으로 변형이 되었다.
까르보나라는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몇번을 먹었고 그때마다 처음 먹을 때는 아주 차원이 다른 고소함이 너무 좋았는데 중간 쯤 먹다 보면 그때부터 기름진 음식으로 입 안에서 소스와 면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었다.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계란 노른자와 치즈만으로 만들어내는 까르보나라 외에도 치즈도 처음 따뜻할 때는 맛있지만 식으면 그 맛이 훅 떨어졌다.
이 곳의 사람들은 천천히 대화를 하면서 음식을 음미하는 곳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식었을 때 음식의 상태를 봐서는 음미하면서 천천히 먹을 수는 없을 듯 했다.
하루 세끼를 이탈리아식으로 먹기에는 힘들었고 한끼 이상은 미리 준비해간 햇반과 캔김치 또는 인도음식점이나 중국음식점을 찾아서 매운 음식을 위장에 넣어 줘야 했다.
어쩔 수 없이 나와 딸은 한국 사람이 맞았다.

커피도 유명한 이탈리아에 많은 카페들이 있었다.
거리를 걷다 보면 크지 않은 개인 카페들이 많았는데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카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그런 카페가 아니었고 커피는 진하고 양은 적고 따뜻했다.
아이스 메뉴가 있는 곳은 일부러 찾아 다녀야했고 커피를 마시려면 또 선택을 해야 했다.
커피숍 내부에 테이블이 없는 곳이 많았고 내부든 야외 테이블이든 앉으면 커피값이 달라졌다.
테이크아웃이나 서서 잠시 한입에 털어넣고 나가는 커피는 기본이 2~3유로였다면 그 어떤 종류의 커피라도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곳에 앉으면 6~8유로로 금액이 튀었다.
현지의 사람들이라면 간단하게 마시고 이동하면 저렴한 커피인데 이미 걸을 대로 걸어서 다리와 발이 아픈 우리는 비싼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테이블이 있는 곳에 앉아야 했다.
커피 한잔이 만원이 넘어 가는데 양은 적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했지만 작은 맥주컵(이것보다 작은 컵도 있었다)에 얼음 세개 정도 넣고 커피를 부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커피가 나왔다.
비싼 커피값을 지불했으니 오래 앉아 있고 싶지만 대부분 야외테이블이다 보니 주변에서 모두 담배를 피워서 오래 앉아 있을 수도 없어서 잠시 쉬는 정도의 역활만 했던 커피숍이었다.

이탈리아는 흡연에 아주 관대한 나라였다.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웠고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
옆에 사람이 있어도 다들 담배 연기를 꺼리낌없이 내 뿜었는데 담배연기는 그냥 숨을 쉬면 내 폐가지 밀려 드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길거리 곳곳에서 지린내가 풍겼다.
피렌체에서는 아주 일부에서만 맡아졌는데 로마는 골목 곳곳에서 지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냄새들이었는데 길 중간 중간 응아들도 있었다.
강아지의 응아인 듯 했는데 전혀 치우지 않고 그냥 길거리에 방치가 되어 있어서 길을 걸을 때는 발 밑을 항상 살피면서 걸어야 했다.
주변을 돌아 보면서 걷고 싶지만 발 밑을 확인하지 않으면 어떤 지뢰를 밟을 지 모르는 상황이라 항상 길을 봐야 했다.

화장실 문화도 쉽지 않았다.
일단 공공 화장실이 거의 없었다.
테르미니 역이나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이나 화장실이 유료였다.
유로는 딱 100유로만 바꿔서 현금으로 들고 갔고 현지에서는 트레블 카드를 사용했다.
100유로 중 90유로는 바티칸 투어 가이드에게 지불해야 할 금액(2명분)이었고 여유돈은 10유로 들고 다녔다.
1유로짜리 물을 사도 카드 결재가 되는 곳이어서 현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화장실에서 필요했다.
문제는 돈을 지불 하고서라도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유료 화장실인데도 근처에 가면 냄새가 심해서 들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식당이나 커피숍등에서 화장실을 가게 되는데 화장실에 변기는 있지만 앉을 수 있는 커버는 없었다.
모든 화장실이 커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커버가 없던 있던 편하게 앉아서 볼일을 볼 수가 없었다.
커버가 있어도 도저히 닦아서는 안 되는 그 상황들이라 스쿼트 자세를 해야 했다.
문제는 그 스쿼트 자세를 해도 변기들이 나에게는 높아서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는것.
스타벅스(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화장실)에서 간 화장실은 변기 커버가 있고 상황이 조금 나았지만 자세를 잡고 앉으면 발이 떠서 발 끝을 세워야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그러니 스쿼트 자세로 볼일을 본다는 건 정말 나랑 맞지 않았고 뭔가 이상한 자세로 겨우 볼일을 보곤 했다.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아 봤었다.
그 중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 소매치기, 바닥에 깔아 둔 그림을 밟으면 강매하는 사기단. 팔찌를 강매하는 사기단 등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런 저런 대비를 하기는 했고 조심하기도 했기에 나와 딸에게는 큰 이슈는 없었지만 그림을 깔아 놓는 사람들을 보기는 했다.
피렌체 두오모 앞 광장에 많다고 들었는데 두오모 앞에서는 보지 못했고 매월 첫번째 일요일 미술관과 박물관이 무료 오픈 하는 날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볼 수 있었다.
무료 오픈이라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찾은 사람은 많았는데 입구와 출구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었다.
출구가 넓은 편은 아닌데 문을 나서면 한명 정도 설 수 있는 계단이 한단 있었고 그 계단을 내려가면 인도였다.
그림은 출구 바로 앞에 계단 아래에 깔려 있었다.
나도 바로 보지는 못했고 딸이 계단 아래로 내려가려는 날 붙잡아서 그림을 밟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베키오 다리에서 서너 곳에서 바닥에 깔린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베키오 다리는 좁은데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라 그림을 밟을 수 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들어 두고 있었다.

피렌체는 여행하기 좋은 온도였다.
살짝 덥기는 했지만 걸어 다니기에 크게 힘들지 않은 정도였는데 로마는 굉장히 더웠다.
일정을 하다가 오후 2시~3시 전후로 쉬어야 다음 일정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바티칸 투어를 오전에 하고 오후에는 숙소에서 쉬었고 다른 날들은 커피숍을 이용해서 쉬었다.
전체적으로 그늘은 시원한 편인데 워낙에 사람들이 많으니 그늘을 찾기 힘들었다.
날씨는 너무 좋아서 아무렇게나 사진을 막 찍어도 하늘이 너무 이쁜 그런 날들이었다.
이 뜨거운 햇살아래 양산을 사용하는 사람도 없었고(포로로마노에서만 봄) 모자를 쓴 사람도 몇명 없었다.
그냥 다들 땡볕에 다니는 중이라 양산을 가지고 갔지만 펼치지는 못했다.

프롤로그라고 쓰다보니 왠지 불편하고 힘들었던 점만 나열 한 것 같다.
하지만 결론은 이탈리아 여행은 한번은 해 볼 만 하고 두번도 가능 할 것 같다는 결론이었다.
골목 하나만 돌아서면 유적지였고 블럭 하나 지나면 미술관에 박물관이었다.
옛 조상의 위대한 유산 외에도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도 너무 좋았다.
딸과 난 영화 '로마의 휴일'과 드라마 '이사통' 촬영지들을 볼 수 있었다.
힘든점은 많았지만 볼 거리도 풍부하고 많았던 이탈리아 여행의 장점은 천천히 후기를 적으면서 하나 하나 써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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