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여름이면 더위가 예년보다 심하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들었다.
체감하기로는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만 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땀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여름을 보냈었다.
출근하면 하루종일 에어컨 아래에 앉아 있으니 집에서는 에어컨 바람을 쐬고 싶지 않아서 더위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땀을 주룩주룩 흘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올해는 비도 많이 오고 더위도 더 길어 질 것 같다는 예보가 나왔다.
이런 날씨라면 동남아 날씨라는 이야기인데 난 아직 동남아에 적응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난 아직 덥고 습한 날씨에 적응하지 못했고 힘들어 죽겠는데 날씨는 뒤에 따르는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은 채 혼자서 저 멀리 뛰어가 버린 격이었다.
생각해 보면 난 어릴 때 더위보다는 추위를 더 많이 탔었다.
친정엄마가 어릴때 추위에 벌벌 떠는 날 보면서 언달이라고 불렀던 기억도 있었다.
또 내가 살림을 살게 되면 난방비 폭탄 맞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종종했었다.
내 기억 속의 대학생 즈음의 난 한 여름에 그 당시 유행하던 몸에 완전히 딱 붙는 긴청바지를 입고 양산도 우산도 없이 뜨거운 똬약볕 아래 걸어 다닌 것이다.
그 당시의 청바지는 지금처럼 보들하고 시원한 질감의 천이 아닌 두껍고 거친 면의 질감을 가진 그래서 입으면 아주아주 더운 청바지였다.
그런 청바지를 입었음에도 뜨거운 뙤약볕 아래 거침없이 걸어도 땀 한방울 흘리지 않았던 것 같다.

반대로 가을이되면 남들보다 옷을 두껍게 입고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었다.
그 당시 난 추위를 많이 타고 더위를 타지 않는다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왜 요즘은 추위보다는 더위를 아주 많이 타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주변의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추측해 보면 아마도 딸을 출산하고 난 뒤부터 바뀐 듯 한데 정확하게 이 즈음부터 더위를 탔다고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더위를 타고 있었으니가.
그나저나 문제는 이렇게 덥고 습해지는 기온에 빨리 적응을 해야 되는데 영 적응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다.
땀도 얼마나 많이 흘리는지 조금만 더워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주변에 민망할 정도로 흘린다.
이러니 여름에는 이쁜 블라우스는 커녕 면 티셔츠 아니고서는 입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적응하지 못한다면 버텨야 하는데 여름이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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