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것은 역시 드라마다.
방영이 끝난 드라마 중 동생에게 추천 받은 드라마 비밀의 숲.
동생이 우리 시목이, 우리 시목이 노래를 부르고 다녀서 큰 기대 없이 봤다.
사실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왜 없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저냥 괜찮은 드라마겠거니 했더랬다.
드라마를 시작하고 난 뒤 난 끝을 볼 때 까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플롯이 너무 거미줄처럼 잘 짜여 있어서 본방을 안 보고 다시보기로 다 챙겨 보기를 너무 잘 한 드라마였다.
물론 조금 억지 스러운 설정은 있지만 그 설정 조차도 넘길 수 있을 정도로 구성이 좋았다.
비밀의 숲
방영 : tvN
2017년 6월 10일 ~ 7월 30일. 토,일 오후 9시
주연 : 조승우(황시목), 배두나(한여진), 이준혁(서동재), 유재명(이창준)
신혜선(영은수), 최병모(김우균), 박진우(김수찬), 이경영(이윤범)
윤세아(이연재)
설계된 진실, 모두가 동기를 가진 용의자다.
인물 개개인의 케릭터가 너무 잘 살아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를 끌었던 인물은 서동재였다.
박쥐같은 인물. 순간 순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말도 일도 할 수 있는 인물. 이 드라마에 입체감을 충분히 넣어 준 인물이다.
황시목보다 더 존재감을 드러낸 씬스틸러.
시즌2가 제작된다면 이 인물의 거취가 가장 궁금하다.
사실 감정을 잃어버린 황시목 검사라는 주인공은 설정때문에 드라마를 이끌어 갈 힘은 있으나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기에는 모자란 인물이었다. 그 약점을 보완해 주는 인물이 서동재였다.
서동재라는 케릭터가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나에게 그냥 재미있는 드라마 라는 인식으로 끝났을 것 같다.
플롯이 아주 잘 짜여있지만 그것으로 끝.
서동재와 함께 가장 만화속 주인공 같았던 한여진이라는 케릭터. 그냥 딱 만화속 여주인공이다.
다혈질에 사명감높고 다정도 하며 사건에 대한 집중력도 좋다.
그런데 그 많은 장점들을 가진 한여진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보인다. 열심히 뛰고 싸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케릭터였다.
사명감에 너무도 철철 넘쳐서 팀원들과의 트러블도 감수하고 황시목 검사와 열심히 수사에 참여하지만 그닥 끌리는 매력은 없었다.
만약 내 옆에 한여진같은 인물이 있다면 정말 싫어라 했을 것 같다.
딱 드라마속 또는 딱 만화속에서 열혈 경찰 그 정도의 케릭터였다. 너무 정형화 되어 있었던 듯.
황시목이라는 주인공은 또 다른 케릭터였다.
조금 달랐던 인물의 성격이 서동재와 같이 붙여 놓으면 너무도 잘 어울린다고 할까? 케미가 좋다고 해야 하나?
촘촘히 잘 짜여진 구성에 생동감있는 케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니 이 드라마는 시선을 끌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범인을 짐작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시선의 유도는 최고였다.
범인이라는 의심을 한명, 한명에게 차근 차근 보내면서 그들이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끝까지 그들이 범인이 아닐 거라는 명확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범인이 아닌 사람은 황시목과 한여진 두사람.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만들고 마지막까지 한자락 미진함을 남기면서 드라마를 끌어가는 최고의 구성이었다.
최종회에 들어가며 모든것이 밝혀지면 사실 소름이 돋는다.
중후반에 접어 들면서 살짝 의심을 했지만 사실 의심으로만 끝냈었다. 내 의심을 현실화 하기에는 그림이 너무 커 보였으니까.
그런데 그 커다린 그림이 완성이 된다. 나는 의심으로만 끝났던 일들이.
정말 재미있고 즐겁고 뒤가 궁금한 드라마였다. 시즌 2가 기대 되기도 하지만 지금의 여운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이 이중적인 마음.
또다른 드라마를 찾아야 하는데 볼 만한 드라마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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