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라는 음식은 있으면 먹지만 굳이 찾아 먹는 음식은 아니다.
그런데 일년에 딱 한번 전어철이 되면 전어가 생각나고 그러면 방문하는 곳이 있다.
어쩌다 보니 몇년째 일년에 딱 한번 전어철에만 방문 하는 곳인데 횟집도 아니고 시장에 있는 초장집이다.


신 정 시 장
주소 : 울산 남구 월평로 47번길
전화 : 052-272-2085
주차 : 신정1동 공영주차장(남구 월평로 25)
전어를 먹기 위해서 방문하는 곳은 울산 신정시장 내에 있다.
신정 시장은 울산에서도 큰 시장에 속하는데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장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공영주차장도 있고 구역별로 정비도 잘 되어 있고 야채같은 물건도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싱싱해서 울산 사람들이라면 이 곳을 모를 수가 없다.
나도 어쩌다 한번씩은 방문하는데 가을 전어철이 되면 더욱 더 생각나는 곳이다.


초 장 오 시 오
주소 : 울산 남구 중앙로 241번길 4-1
전화 : 052-276-1927
시정시장 횟집들이 모여있는 곳 근처의 초장집이다.
신정시장에서 전어를 먹을때면 매번 이곳으로 갔는데 가게 된 이유는 전어 모임의 한분 지인이 이 곳을 추천해서였다.
초장집은 회는 회타운에서 떠서 오는 것이고 회를 제외한 기본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곳인데 기본 음식맛이 좋아야 해서 추천 받은 곳으로 갔고 매운탕이 맛있어서 매년 전어를 먹으러 갈 때마다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크지 않은 가게인데 말 그대로 코딱지 만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좁은 가게이다.
입구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싱크대가 있고 입구 바깥쪽에 조리대가 있다.
안쪽으로 테이블이 세개 정도 있는데 조리공간이랑 바로 붙어 있어서 아주 다닥다닥 불편할 정도로 좁다.
아게 안 쪽의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는데 그 곳에도 테이블이 있어서 그 곳은 좌식으로 앉아서 먹을 수 있다.
기본찬은 매년 똑같았다.
오이스틱, 방울토마토, 번데기, 삶은고구마, 삶은계란이었고 다진쪽파, 다진고추, 편마늘, 고추, 와사비 그리고 쌈장에 참기름, 간마늘, 갈은깨가 잔뜩 올라간 접시가 있었다.
매번 같은 시기에 오니까 기본찬이 어떻게 바뀌는지 모르지만 일년에 한번 올 때마다 기본찬 구성은 똑같았다.



이 곳의 번데기는 정말 맛있다.
짜지도 않고 잡내도 없고 번데기 특유의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이다.
예전에 왔을때 멋 모르고 번데기 추가를 해서 먹었는데 추가를 할 때 주인 아주머니 표정이 좋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초장집은 사람들이 술을 많이 주문을 해야 되는 곳인데 우리 일행은 소주 한병, 음료수 한병으로 끝인 사람들이라서 초장집에서 좋아 하는 손님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매운탕이라도 많이 먹냐면 그것도 아니라 매운탕 작은것 하나에 밥도 두공기 정도라 초장집 입장에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손님인데 번데기를 추가하다니.
처음에는 주인 아주머니의 입장도 생각하지 않고 왜 저러나 싶었다가 매년 보면서 생각해 보니 그 입장도 생각되더라.
이 곳에서 가장 맛있게 먹는건(번데기 제외) 쌈장이지 싶다.
아주머니가 쌈장, 참기름, 간마늘, 깨를 한 접시 안에 다 세팅해서 주시는데 그 곳에 난 와사비, 다진고추, 다진쪽파, 초고추장 조금 넣고 비벼 준다.
이렇게 비빈 양념 쌈장이 정말 정말 맛있다.

회는 따로 오시오의 주인 아주머니가 전화로 주문을 해 주셨다.
이 곳은 횟집이 아니기때문에 회는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곳이 있으면 회를 미리 주문해 두거나 사서 방문하면 되고 작년까지는 미리 모임 일원이 미리 주문을 했었다.
이때는 주문을 미리 하지 못했기에 오시오 주인아주머니가 아시는 곳에 전화로 주문을 했다.
우리가 방문했던 시기가 추석 전주였다.(이제야 후기 올리는 패기)
그때 전어가 나오기 시작하고 바로여서 전어 가격이 꽤 비쌌다.
1kg 주문했는데 4만원이었다. 전어 옆에 우럭은 횟집에서 먹어보라고 서비스로 주신 것이다.
전어는 회를 썰때 두가지 방법으로 썬다.
어린 전어는 새꼬시라고 해서 뼈채로 슬라이스해서 먹고 전어가 커서 뼈가 억쎄지면 포를 떠서 슬라이스를 한다.
전어는 뭐니뭐니 해도 새꼬시가 맛있고 시기도 이른 때라 당연히 우리는 새꼬시로 주문했다.




전어회를 먹는 방법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내가 선호하는 방식은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전어가 아닌 다른 회는 와사비 간장을 더 좋아하지만 전어와 멍게는 꼭 초장이다.
하지만 이 곳의 양념쌈장이 너무 맛있기 때문에 양념쌈장과 초장을 번갈아 가면서 먹었다.
회나 고기를 먹을때 쌈야채에 싸서 먹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야채의 향과 맛 때문에 회나 고기 특유의 맛이 사라지는 느낌이라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두번 야채에 싸서 먹어는 본다.
그래도 야채 없이 바로 전어를 양념에 찍어서 먹어야 제대로 먹은 듯 싶다.


회를 다 먹고 난 다음 매운탕을 주문했다.
매운탕은 큰것과 작은 것이 있는데 우리는 작은것 하나를 주문하고 밥도 한공기만 주문했다.
매운탕은 꽤 잘 끓여서 나오는데 물내 없이 간도 적당히 잘 되어 있다.
같이 간 일행들 중 가끔 양념된 쌈장을 더 넣어서 끓이기도 하는데 기본 간이 잘 되어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매운탕이었다.
매운탕을 주문하면 같이 나오는 기본찬은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듯 했다.
이 날은 파김치, 배추김치, 곤피채 무침이었다.
밥도 맛있게 잘 되었고 매운탕도 맛있어서 기분좋게 먹고 나왔다.
주인 아주머니는 빈말로라도 친절한 분은 아니다.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분 같은데 그럼에도 음식이 깔끔하게 맛있고 간이 좋고 그 무뚝뚝함이 그분의 기본 성향이라고 생각하면 전어철이면 또 방문하고 싶어 지는 곳이다.
어느 지역의 욕쟁이 할머니한테 욕들어 가면서 음식을 먹는것에 비하면 이 곳이 더 다정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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