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가죽공예 이어폰 줄감개 만드는 중

요즘 날씨가 더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들이다. 

이것 저것 가죽으로 만들고 싶은데 의욕만 앞설 뿐 몸은 더위에 축 늘어진다. 

아무리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켜도 시원해지면 시원한 대로 축 늘어진다. 

덕분에 아무것도 안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한 동안 카드 지갑 만든다고 재단해 둔 가죽을 정리하다가 모양을 바꾸면서 남은 짜투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짜투리를 잘 이용하면 이어폰 줄감개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났다. 

집에 있던 얇은 양가죽을 붙여서 양면으로 색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역시 붙이면서 둥글게 말았다. 

그리고 중국발 라운드 커터를 처음으로 이용해서 잘라줬다. 

마무리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모양은 나오니 합격.

라운드 커터의 모양대로 다시 깔끔하게 잘라 주니 모양이 그런대로 나온다. 

라운드 커터는 그라인더에 한번 갈아서 날을 세웠음에도 무딘건지 깔끔한 라운드는 나오지 않는다. 

겉면은 깔끔하게 나오지만 아랫면은 약간 찝혀 있는 듯한 모양이 나오지만 그런대로 가격대비 만족이다. 

이래저래 모양을 내고 싶지만 아직 솜씨가 부족해서 이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역시 중국발 인두형 크리져를 이용해 선을 그었다. 

생각해 보니 디바이더, 윙 디바이더, 크리져, 인두형 크리져로 선 긋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4개나 된다. 

언제나 다 써 보려나? 

어쨌든 이번에는 온도 조절이 가능한 인두형 크리져로 선을 그었는데 너무 얇아서 팁을 좀 갈아냈다. 

목타가 쳐져 있는 것은 처음의 얇은 크리져로 그은 것이고 목타 자국이 없는 것은 조금 굵게 크리져 팁의 한 쪽 면을 갈아 낸 것이다. 

역시 얇은 선 보다는 굵은 선이 더 예쁘다. 

이래저래 목타를 다 치고 난 다음 바느질에 들어갔다. 

가방을 만들어 보고 싶고 지갑을 만들어 보고 싶은데 역시 난 또 이런 작은 소품을 만들고 있다. 

카드지갑 만든다고 잘라 둔 가죽도 얼른 만들어야 하는데.

이래 저래 더운 날씨가 사람을 잡는다.

핑계다. 

귀찮은거다.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지만 온 몸이 귀찮은거다. 

생각만 앞서고 몸이 따라가지 않는 이 아이러니를 빨리 타개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