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갈 일이 있었다.
일이 있어서 갔던 부산에서 잠시 붕 뜨는 시간이 발생했다.
그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마침 내가 있었던 그 곳에서는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만한 커피숍을 찾지 못했다.
잠시 앉아서 차도 마시고 소설도 읽고(핸드폰으로) 하면 금방 지나갈 시간인데 마땅한 커피숍을 찾지 못해서 만화방으로 눈을 돌렸다.
마침 근처에 무인 만화방이있다고 해서 방문해 보기로 했다.

연산만화방
주소 : 부산 연제구 고분로 5-1 3층(연산동 729-8)
영업 : 무인영업, 연중 무휴, 24시간 영업
금액 : 1시간 1,500원 3시간 4,000원 5시간 5,000원
주간정액(8시~20시) 12시간 8,000원 야간정액(20~8시) 7,000원

예전 어렸을 때 다녔던 만화방은 주인이 있었고 그 주인 근처에 신간 서적들이 꽂혔고 만화방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대여도 가능한 그런 곳이었다.
소파와 탁자가 있었으며 주인이 분명 관리를 잘 하는 곳인데도 살짝 담배 냄새도 나고 분위기도 칙칙하고.
그런 칙칙한 만화방을 난 우리집 드나들듯이 드나들었고 만화방에서 읽기 보다는 만화나 소설을 빌려서 학교 야자 시간에 주로 읽었다.
그 당시 내가 살던 동네에 만화방이 두 곳있었는데 두 곳의 주인이 모두 날 기억하고 신간이 나오면 먼저 빌려 줄 정도의 친분도 쌓았었다.
그렇게 풀방구리 드나들듯이 다니던 만화방을 한참 오래 가지 않았고 몇년전에는 만화카페를 몇번 다녀 온 경험은 있었지만 다시 만화방을 찾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아마도 검색을 했을 때 만화카페가 있다는 걸 알면 그 곳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지만(만화 카페의 룸처럼 된 곳에서 발을 쭉 뻗고 쉬고 싶어서) 다행히(?) 만화 카페가 없어서 만화방으로 향했다.

올라오는 계단은 정말이지 송신스러운 계단이었다.
1층은 식당인듯 했고 2층은 노래방인지 노래주점인지 그래서 정신없게 꾸며져 있어서 살짝 미심쩍은 생각도 들었다.
과연 만화방 분위기가 편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일까 라는 의구심.
정신없었던 2층을 지나 3층으로 올라오니 입구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만화방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옆에는 아주 간단한 키오스크가 있었는데 처음 설명을 보지 않고 입실을 눌렀다가 잘못 된것을 알았다.
처음 만화방으로 들어갈 때는 구매를 누르고 핸드폰 번호를 입력한 뒤 결재를 하면 되고 만약 중간에 나올 일이 있다면 그때 입실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 번호 확인 후 재 입장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입실과 구매 버튼 아래 간략하게 적힌 설명문을 읽지도 않고 먼저 손이 나가니 실수를 하는 거지.

입구에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인 듯 한데 담요, 슬리퍼, 마스크, 포스트 잇 등등이 있었다.
전자 파리채도 있었고 손소독젤등도 구비가 되어 있었다.
입가심용 사탕도 있는데 굳이 사탕까지야.
벌레를 위한 뿌리는 약도 있는 것도 보였다.
여러가지 물품들이 있지만 굳이 사용을 할 필요는 없어 보여서 사진만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조금 일러서 그런지 내부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예전에 내가 다녔던 만화방은 중앙에 작은 테이블이 있고 소파들이 마주보게 배치가 되어 있었는데 이 곳은 일방향으로 소파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혼자 또는 두명이 와도 공간 차지가 적고 일방향이라서 불편함 없이 만화를 볼 수 있을 듯 싶었다.
리클라이너 소파는 맨 뒷줄만 있었고 앞 쪽은 일반 소파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각 소파 마다 작은 탁자들이 있어서 만화책이나 간단한 음료등을 올려 놓기에는 괜찮은 배치였다.

당연히 비어 있는 리클라이너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다리를 쭈욱 뻗고 앉아서 쉴 수 있어서 굳이 만화 카페가 아니라도 편한 시간을 가질 수는 있었다.
단지 너무 개방된 공간이라 옆에 다른 사람이 앉거나 책을 고른다고 왔다 갔다 하면 신경이 쓰였지만 깔끔하고 조용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너무 오랜만에 만화방에 오다 보니 볼 만한 만화를 찾기 어려웠다.
대충 제목만 보고 사건 파일이라고 해서 꺼냈는데 스타일에 맞지 않아서 한권도 제대로 보지 않고 도로 책장으로 보내 버렸다.
그리고는 소년탐정 김전일을 꺼내서 애니로 만들어지지 않아서 내가 잘 모르는 에피소드들을 골라 봤다.
만화책을 읽다가 입이 심심해서 간식거리나 음료를 구입하기 위해서 자판기가 있는 쪽으로 가 봤다.
음료나 간식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다.
간단히 음료 하나 뽑아서 자리에 앉아 만화를 읽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만화책 두권 정도 읽었으려나? 김전일은 이리저리 에피소드를 골라 읽었으니 한 두권 정도 보다가 정리를 하고 나왔다.
카카오톡 알림을 해제 해 뒀는데 내가 입실하고 지정한 시간이 다 되어 가니 카카오톡으로 시간 다 되었다는 퇴실 알림이 오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내가 입실 했을 때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리클라이너 소파에도 앉을 수 있었지만 퇴실 할 때 보니 거의 모든 자리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만화방 방문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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