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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한국

도대체 몇년 만인지 모를 서울 여행

by 혼자주저리 2017.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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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새벽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에 눈을 떴다.

평소라면 아주 깊은 잠을 자느라 아무것도 모를 시간이었다.

제대로 떠 지지도 않는 눈을 뜨고 씻고 옷을 갈아 입은 채 KTX역으로 향했다.

역 주변의 사설 주차장에 차를 넣고 역에 도착하니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사설 주차장은 현대주차장을 이용했다. 일일 6,000원. 그런데 현대주차장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너무 무뚝뚝한 대응에 살짝 불편했으니까.

불친절 하거나 무례 하지는 않았지만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무뚝뚝함이었다. 하지만 차는 주차장에 들어 간 것이고 사설 주차장에서 운영하는 자가용을 타고 역으로 향했다.

집에서 나올 때는 역의 편의점에서 커피라도 사서 마셔야지 했는데 역사 내의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이 아닌가 보다.

우리가 도착해서 차에 탈 때 까지 편의점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차 내는 조용했다.

아침을 굶으면 죽는 줄 아는 나와 동생이 전말 미리 사 놓은 빵을 먹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선명한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보여주던 하늘은 서울을 향해 갈 수록 흐려지고 어두워졌다.

다음날 비 예보가 있다고 했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정신 없이 오가는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기 위해 들뜬 사람들 모두 혼재되어 있었다.

KTX에 내려 굳이 역사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1호선을 갈아 탈 수 있었지만 화장실을 핑계로 올라왔다.

서울까지 왔는데 서울역의 공기는 한번쯤은 마셔줘야지.

지하철을 타러 가면서 카드를 이용했다. 사실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한번도 사용해 보지 못했었다.

차를 가지고 다니니 주 생활권에서는 굳이 대중 교통을 탈 일이 없었고 대구나 부산도 차를 가지고 다니니 후불제 교통카드는 말 그대로 필요 없는 기능이었고 오로지 주유 할인을 목적으로 발급받은 카드였다.

그런데 이번에 참 요긴하게 잘 썼다.

사실 처음 지하철 출입 게이트를 향해 가면서 안되면 어쩌나 따로 등록해야 되면 어쩌나 한참 고민을 했다는 건 비밀이었다.

그렇게 카드로 통과를 하고 이번 서울 여행의 일차 목적지인 그랜드 힐튼 호텔로 향했다.

홍제역에서 내려 인터넷 검색으로 마을 버스를 타는 곳을 알아보니 제대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았다.

물어 물어 찾아 낸 방법은 홍제역 3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타는 곳에서 01번 버스를 타면 되는 거였다.

힐튼 호텔의 컨벤션 센터.

예전에도 이곳에서 같은 행사를 했었다. 호텔명으로는 기억을 못했지만 버스에서 내려 올라가는 길을 내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등록을 하고 등록증을 받고 책자와 자료와 브로슈어를 챙기고 전시장에서 샘플도 몇개 정신없이 챙긴다음 대회장을 뒤로 했다.

굳이 이 행사만이 목적이었다면 서울까지 올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다.

참석을 해도 하지 않아도 그만인 행사.

다시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종로3가역까지 갔다.

거기서 예약해 둔 호텔로 이동해 짐을 맡기고 신설동으로 향했다.

신설동 맛집이라는 육전식당을 찾아 갔다.

육전식당만 아니라면 동묘앞역에서 하차했을 건데 육전식당을 위해 신설동역까지 왔다.

처음 2호점을 갔는데 문을 닫았다. 가게 앞에 안내 문구도 없었다. 그래서 그곳에서 3호점으로 전화를 해서 영업 중이라는 걸 알아 보고 난 다음 3호점으로 이동했다.

점심시간에 가면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대기는 없었다.

바로 자리로 안내를 받았고 군데 군데 빈 자리도 있었다.

우리가 앉은 뒤로 그 빈 자리들이 금방 금방 채워지기는 했지만.

점심을 먹고 난 다음 가죽시장으로 향했다.

구글 지도를 캡쳐해서 프린트 해 왔지만 결국 동생이 네이버 지도를 이용해 목적지를 찾았다.

길치인 난 동생에게 모든 걸 떠 넘기고 멍 하니 동생만 바라봤다. 길을 찾으려면 엄청난 신경을 써야 하는데 동생이 있어서 좋았다.

신설동 가죽시장.

가죽공예를 취미로 시작하면서 반드시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이번 서울 여행의 최종 또는 원래 목적지였다.

신설동 가죽시장에 오고 싶어서 그닥 흥미 없는 학술대회까지 참여한 거니까.

날이 더워서였는지 아니면 휴가철이 다 되어서였는지 가죽 시장은 한산한 편이었다.

가죽공예 카페에서 소개하는 가게 위주로 돌았지만 쇼핑을 좋아 하지 않는 나로서는 금방 지쳤다.

가게의 사장님들은 모두들 친절했다. 따라 온 동생이 이번에 갔던 가게들 모두 너무 너무 친절했다고 감동 받았다고 할 정도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그래도 상대해 주고 설명해 주시는 사장님들.

나도 없는 열정으로 열심히 이것 저것 설명해 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쇼핑은 지치는 것이고 뭔가 제대로 구매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고 시간과 돈이 조금 더 넉넉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다.

시장이라 현금을 준비해 갔는데 모두 현금 결재를 했는데 알고보니 대부분 카드 결재가 가능했고 마지막에 현금이 부족해서 카드 결재 하고 싶었는데 그곳만은 카드 결재가 안 되는 곳이었다.

그렇게 가죽공예를 하는 사람들의 성지 같은 신설동을 뒤로 하고 다시 숙소가 있는 청계천으로 향했다.

청계천 바로 앞에 있는 호텔 베뉴지.

3성급 비지니스 호텔이다. 맡겨둔 가방을 찾아서 체크인 하고 다시 호텔을 나섰다.

이곳에서 걸어서 광장시장, 방산시장, 평화시장, 동대문시장 등을 갈 수 있다.

우리의 목적지는 광장시장. 시간이 늦지 않았다면 방산 시장에도 들려 이것 저것 사고 싶었으나 신설동 가죽시장에서 지갑도 탈탈 털렸고 저녁 6시가 넘어가는 중이라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도보로 약 10분. 가는 도중 청계천도 보고 세운 상가와 주변 상가들을 볼 수 있었다.

나랑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상가들.

길거리에 대형 택배 트럭이 대기하면서 물건을 싣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번째로 꼭 오고 싶었던 광장시장.

시장내 다른 상가들은 모두 묻을 닫을 시간이었지만 먹거리 골목은 저녁이라도 불이 환했다.

이곳에서 그 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먹으며 저녁을 보냈다.

배가 너무 불러 운동 삼아 걸었던 청계천.

물은 맑았지만 살짝 물비린내가 났다.

그리고 내가 꿈꿔왔던 청계천의 낭만은 없었다.

사람들이 공원마냥 청계천에 나와서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아기자기 예쁜 하천을 기대했지만 짧은 거리를 걸어서인지 그닥 감동은 없었다.

요즘 도시마다 작은 하천 주변을 공원처럼 잘 꾸며놔서 더욱 그런 듯 하다.

물 속에 잉어와 메기를 보기는 했지만 그걸로 감흥을 받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물가지만 그닥 시원하지도 않았다.

겨울에는 조명도 있고 뭔가 멋들어 진다고 하지만 해가 지니 조명도 없고 밋밋해 지는 모습이었다.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명판들이 청계천을 올라와 도로가에 인도에 있었다.

아마 동대문 쇼핑몰이라는 큰 건물의 뒷 편이었다.

예전 한밤에 활기를 띄는 동대문 시장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동대문 운동장 지하철 역에서 하차한 기억이 있는데 이곳이 그곳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하고 싶은 열의도 없는 상태.

건물의 뒷편에 간판이 동대문 쇼핑몰이라니 그렇구나 고개만 끄덕끄덕.

다른 주변 시장이나 상가들은 모두 불이 꺼져있는데 이 건물만 불이 켜져 있으니 이곳이 밤새 활기를 띄는 동대문 시장인가 보다 생각만 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 보이는 호텔 근처 도로변 모습.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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