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보게 된 드라마이다.
딸은 이 드라마를 벌써 몇번째 보고 또 보고 있고 대본집고 구매를 한 상황.
너무 좋아해서 오히려 쉽게 봐 지지 않았는데 마침 보던 드라마도 끝나고 다른 드라마를 시작할 타임이라 보게 되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방영 : 2023년 05월 01일~06월 20일. KBS
출연 : 김동욱(윤해준) 진기주(백운영) 서지혜(이순혜) 이지현(성인 이순혜) 이원정(백희섭)
이규회(성인 백희섭) 김종수(윤병구) 박수영(이형만) 김정영(김옥자) 최영우(백동식) 지혜원(고미숙)
김혜은(성인 고미숙) 정재광(윤연우) 주연우(범룡) 김연우(고민수) 정신혜(청아) 홍나현(이경애) 김예지(해경)
정가희(주영) 송승환(오복) 권소현(은하) 강지운(유리)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

드라마 소개란은 정말 이럴 수 없다 싶을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애착 없이 만든 것 같다.
단 한문장 1987년에 갇힌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라는 내용이 이 드라마를 단정짓기에는 너무 간단한 말인 듯 싶다.
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로맨스물 같은 이쁜 화면과 화사한 색감이 1987년의 레트로 분위기와 어우러져 눈길을 뗄 수 없었다.
로맨스 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 드라마에 로맨스는 살짝 들어가 있는 정도이고 전체적으로는 현재에 일어난 사건들을 과거에서 실마리를 찾아서 해결해 나가려는 두 남녀의 고군분투이다.
초반에는 목적보다는 눈 앞에 떨어진 고물(부모님의 어린시절)에 폭주하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건 당위성이 인정되는 전개였다.

처음부터 무겁게 무겁게 사건을 파고 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동화하고 그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적당히 가벼웠고 회차가 진행되면서 작은 에피소드들이 점점 무게를 더해 간다.
전체적으로 드라마의 흐름이 정말 좋았다.
적당히 가벼운 사건들로 시작해서 넘어가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초반 밝고 환한 화면도 좋았다.
후반부로 가면서 사건이 무거워지고 전체적으로 어두워지는데 그 간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난하게 잘 넘어가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그 흐름이 좋아서 딱히 어디가 좋지 않았다고 짚어 낼 곳도 없었다.
더 자세히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분명 허술한 부분이 한두곳 나올테지만 그런 부분을 못 느낄 정도로 드라마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더해지는 무게감이 최고였다.


2021년의 백윤영은 출판사 편집자면서 그녀가 너무도 좋아하는 소설의 작가를 담당하고 있다.
그 작가의 소설들은 그녀의 손에서 거의 새로 탄생하게 되는데 작가는 그 부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편집자를 하녀 부리듯이 대한다.
그녀에게는 순수하고 여린 엄마가 있지만 윤영과 사소한 말다툼 후에 자살을 하게 되고 엄마가 자살 한 곳에서 슬픔에 잠겨 있던 윤영의 눈에 그 당시 보기 힘들었던 성냥곽이 눈에 띈다.
그 성냥곽을 들고 슬픔에 하염없이 걷던 그녀는 자동차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윤영은 그렇게 원하지 않은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딸은 이 드라마를 진기주 배우의 필모깨기를 하면서 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동욱 배우의 필모를 따라가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일거라고도 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김동욱이라는 배우에게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딸고 난 취향이 다르니 좋아하는 배우도 다를 수 있는 부분이다.
로맨스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김동욱 배우가 살포시 웃어 줄 때의 그 느낌이 너무 좋게 다가왔다.
이 배우는 로맨스물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로맨스물이라도 봐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남자 배우의 저 짧은 머리가 저렇게 잘 어울리는 것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면 내 기억이 이상한 걸까?



드라마에는 윤해준과 백윤영만 있는 건 아니었다.
백윤영의 부모님 이야기도 있었고 그들의 가족 관계도 있고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는 이 드라마의 또 다른 묘미이다.
시간여행이라는 컨셉에 맞게 윤영의 현재(2021년)의 부모의 모습과 과거(1987년)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가지게 만든다.
윤영이 몰랐던 부모의 예전 모습들.
그들이 현재에 그렇게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만들어낸 시간들.
해준과 윤영의 이야기는 추리물? 스릴러? 일 수 밖에 없지만 순애와 희섭의 이야기는 로맨스였다.
풋풋한 고등학생들의 알콩달콩 로맨스.
이 드라마를 밝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했다.


드라마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그 인물들 한명 한명에게 모두 정이 가는 부분이 있다.
이 케릭터는 이래서 싫고 저 케릭터는 저래서 싫다는 이유가 없다.
싫어할 이유도 없고 그들이 그런 실수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수긍이 간다.
허술하지 않고 빈틈 없는 대본과 케릭터 설정이라 이 드라마의 재미는 배가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보게 되는 이유들이기도 하다.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케릭터가 아마도 최종 빌런이 아니었을까?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그래서 희열을 느낀다는 설정이라면 굳이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이런 저런 이유없이 아니 이유를 모른 채 사람을 죽였던 빌런은 결국 미래까지 남아 있지 않으면서 해준과 윤영의 노력으로 법의 제제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미래에 해준의 죽음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되는데 이 드라마에서 가장 궁금했던 이유가 해준의 죽음과 그 모습을 얼음 밑에 바라보는 해준의 모습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는 듯 했지만 굳이 찾아 보지 않았다.
그냥 궁금증으로 남겨도 충분 할 듯 싶기도 하다.
드라마 상에서도 해준이 그 이유를 결국 모르게 되었다고 하는 장면으로 해결을 했으니 나도 모른 채 넘어가는 것이 나을 듯 하다.


평소 무게감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의 스타일은 아닌 드라마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로맨스 분위기의 드라마이지만 로맨스에 몰입하지도 않았고 범죄를 수사하는 내용에 몰입되지도 않았다.
저울의 무게가 잘 조절되어서 균형이 잘 맞는 오랜만에 보는 수작이었다.
좋아하는 드라마는 여러번 반복해서 보는 딸이 이 드라마도 여러번 반복해서 보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는 드라마였고 주변에 보라고 추천을 하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딸의 추천을 받아서 보기를 잘 한 듯 싶다.
'감상문 > 상영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슷한 전개와 이야기들 그럼에도 보게 된 왓챠 일드 "닥터 X~외과의 다이몬 미치코~ 시즌2" (0) | 2025.03.30 |
---|---|
말 하고자 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크라임 씬 : 세실 호텔 실종 사건" (0) | 2025.03.27 |
정확히 일년을 되돌아 갈 수 있다면 왓챠 한국드라마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 (0) | 2025.03.19 |
드라마의 퀄리티가 좋았던 왓챠 중드 "엽죄도감" (0) | 2025.03.15 |
기대와는 다른 영화 "미키 17" (3) | 2025.03.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