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무거운 드라마를 여러편 연속으로 본 듯 해서 가벼운 드라마를 보고 싶었다.
가볍다고 해서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무겁지 않은 분위기의 장르물을 찾다가 일드 리갈 하이를 기억해 냈다.
법정물인 듯 해서 장르물 합격에 일드가 대체적으로 가벼운 편이라 선택했고 그 선택을 살짝 후회했다.


리갈하이( リーガル・ハイ) 시즌1
방영 : 2012년 04월17일~06월 26일 / 일본 후지TV
출연 : 사카이 미사토(코미카도 켄스케) 아라가키 유이(마유즈미 마치고)
나마세 카즈히사(미키 쵸이치로) 코이케 에이코(사와치 키미에/미키 비서) 사토미 코타로(핫토리/집사)
다구치 쥰노스케(카가 란마루/정보수집) 야노 마사토(이데 타카오/미치 직원)
독설 변호사와 신입 변호사 콤비의 코믹 법정 드라마


난 일본드라마 특유의 병맛 케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병맛 케릭터를 좋아하는 분들은 또 엄청 좋아하시던데 난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주변 인물이 가끔 병맛 케릭터를 만들어내도 그냥 주변 인물이니까 하면서 넘기는 정도이다.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들은 병맛 케릭터가 없거나 병맛이 순한 맛이거나.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병맛 케릭터이다.
법정물인 줄 알고 보기 시작했는데 법정물 특유의 무게감이나 존재감은 없고 주인공인 코미카도의 병맛 표현들이 지속적으로 보여진다.
주인공이 가벼운 케릭터를 연출하다보니 이 드라마 자체도 법정 드라마 특유의 느낌 보다는 코메디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작품이었다.


코미카도는 법정에서 한번도 패배 해 보지 않은 불패 신화의 변호사이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고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고 그렇게 번 돈은 개인의 쓸데 없는 취미를 위해서 낭비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코미카도에게 정의감이 철철 넘치는 변호사가 찾아오게 된다.
코미카도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미키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마유즈미가 미키의 비서인 사와치의 농간으로 코미카도에게 가게 된다.
그리고 돈에 집착하는 변호사와 정의감에 불타는 변호사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시작된다.
돈에 집착하는 변호사라고 해도 역시 주인공이다 보니 츤데레의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코미카도였다.
매 회 요상한 표정만 짓지 않는다면 그래도 이뻐해 줄 수 있는 케릭터였는데 병맛을 구현하다보니 나랑은 맞지 않는 케릭터였다.
그렇다고 아주 정의감이 철철 흘러넘치는 마유즈미 케릭터도 그닥 끌리지 않는 케릭터이긴 했다.
이러니 나랑 맞는 부분을 하나도 찾을 수 없는 드라마라고 할 수 밖에.


코미카도를 잡아 먹지 못해서 안달이 난 미키 변호사 케릭터도 그닥 호감이 가는 케릭터는 아니었다.
쓸데없는 호승심만 충만한 인물이었다.
코미카도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 난 이유도 시즌 마지막에 나오는데 그 이유가 어이가 없었다.
사람이던 동물이던 생명이 귀중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 구조를 만들어내기에는 이유가 너무 어이없게 다가 왔다.
이 부분은 코메디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어이없는 이유가 되는 것이고 코메디를 좋아한다면 그렇군 하면서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일 듯 한데 역시난 난 코메디를 좋아하지 않는 걸로.
법정에 섰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케릭터인데 그 케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그냥 푸쉬시 김이 식어 버리는 느낌이 들었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음흉한 케릭터는 아무래도 사와치가 아니었을까.
최근에 보고 있는 일본 드라마(리갈하이, 닥터 X)에서 권위적이고 주인공과 대척하는 남성 케릭터 옆에는 항상 비서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그 비서가 정석적인 비서 케릭터가 아닌 뭔가 요염하고 음흉해 보이며 상사와 모종의 관계가 있는 듯 보여지게 한다.
사와치도 미키의 손톱을 잘라주고 안마를 하고 미키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일반적인 비서가 아닌 내연 관계인건가라는 의심이 가도록 하고 있다.
명확하게 내연관계라던지 아니면 미키가 미혼이라 연인 관계라는 설정은 나오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해도 굳이? 라는 생각이 드는 케릭터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드라마가 예전 드라마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근 보는 일드에서는 비서들이 다 상관과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사와치의 경우 조금 더 흑막 같은 느낌을 풍기기는 하는데 시즌1에서는 분위기만 풍기는 것으로 끝이 났다.
시즌이 진행되면 정말 흑막인지 알 수 있으려나?




법정물 특유의 단편 단편 사건들은 일어 난다.
여러가지 사례가 나오고 그 사례들로 법정 싸움을 하게 되는데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고하고 조사하는 부분에 대한 비중은 낮은 드라마이다.
이러한 사례들로 이런 법정 싸움을 벌였습니다 정도이고 법정물임에도 법정에서 본인들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전혀 재판과 관련 없는 사항들로 말 싸움을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드라마라 정석적인 법정물을 좋아한다면 이 드라마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중도 하차도 살짝 고민을 했지만 최근에 너무 무거운 드라마들을 많이 봐서 그냥 끝까지 보기로 했다.
시즌1은 다 봤지만 시즌2는 한참 있다가 다시 보는 걸로 해야 할 듯 싶다.



무겁지 않고 가벼운 코믹물을 좋아한다면 이 드라마는 취향에 맞을 것이고 나처럼 진지한 무게감 있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그닥 맞지 않는 드라마일 것이다.
개인의 취향에 맞다면 보는 것이 좋겠지만 나랑은 그닥 맞지 않은 걸로 결론을 내렸다.
시간을 두고 볼 만한 드라마를 못 찾았을 때 그때 시즌2를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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