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밀린 드라마도 많았고 완결이 된 다음 봐야지 싶어서 미루다가 이제야 다 봤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방영 : 2024년 10월 11일~11월 15일. MBC
출연 : 한석규(장태수) 채원빈(장하빈) 한예리(이어진) 노재원(구대홍) 오연수(윤지수) 윤경호(오정환)
이신기(김용수) 한수아(송민아) 김정진(최영민) 최유화(김성희) 유의태(박준태)
특별출연 : 유오성(박두철)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쫒는 부녀 스릴러
몰입감 최고의 드라마 이다.
굉장히 무겁고 각 배우들이 맡은 케릭터들도 어디 하나 튀는 곳 없이 잘 어우러지는 드라마였다.
처음에는 두어 케릭터의 표현이 조금 이상하다 또는 동동 뜬다 또는 너무 튄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렇다고 해도 드라마를 보는 것에는 거슬림이 없었고 최종적으로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그들의 케릭터가 그 역활에는 그렇게 표현 될 수 있겠다고 이해가 되는 드라마였다.
전체적으로 먹먹하고 무거운데 그 와중에 케릭터간의 관계를 보고 있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내가 미쳐 버릴 것 같은 상황이 되어 버린다.
덕분에 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드라마를 쉬는 동안에 계속 뇌리에 남는 그런 드라마였다.
앞서서 보기 힘들었다고 했었던 넷플의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와는 또 다른 버거움이었다.
하지만 역시 두 드라마 중에서 한 곳을 선택하라면 난 주저없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들 것 같다.
촘촘히 잘 만들어 진 무겁고 어두운 드라마지만 흡인력은 최고였던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주축은 경찰청 프로파일러 장태수와 그의 딸 장하빈이다.
보통 이렇게 부녀 관계이면 협력자 관계가 많은 텐데 이 드라마는 부녀가 대립관계이다.
물론 완전 날선 대립관계는 아니고 살짝 어긋난 대립이기는 한데 그 관계가 드라마 전반을 내내 이끌어낸다.
이 둘의 관계가 살짝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답답해 보이고 또 장태수라는 인물이 가진 성격이 주변에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인물인지라 그 관계에서도 답답하다.
보통 고구마 구간이 있으면 사이다 구간도 있어야 하지만 이 드라마는 명확하게 고구마 구간이라고 정할 곳이 없는 반면에 딱히 사이다 구간도 없다.
이들의 성격이 관계가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고구마라고 표현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다.
이 케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은 얼마나 힘든 연기를 했을까 하는 우려가 생길 정도였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스토리와 케릭터에 감탄을 한 것과는 별개로 무대? 배경?에도 감탄을 했다.
특히 장태수와 장하빈의 집은 그들의 관계와 성격을 잘 나타내 주는 그런 무대였다.
각 방이 복도로 구역이 확실하게 나뉘어 져 있었고 거실과 주방도 창이 뚫려 있기는 하지만 벽으로 공간이 구분되어 있었다.
가정집인데 복도라는 공간을 만들어서 케릭터 개인의 공간이 혼용되어 보이지 않도록 장치가 되어 있었다.
한 집에 살지만 너무도 독립적인 공간.
그들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집이었다.
장태수나 장하빈이 복도에서 딸의 방을, 엄마의 방을, 아빠의 방을 바라보는 뒷 모습은 드라마 속의 인물이 내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드라마톤이 밝지는 않았다.
어두운 편이고 짙은 갈색이 베이스로 깔린 드라마였다.
드라마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톤이지만 큰 화면이 아닌 작은 화면으로 보기에는 답답한 부분이있었다.
결국 화면 밝기를 최대한 밝게 해서 보기는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등장인물이 많은 드라마에 속한다.
그런데 그 등장인물들이 어디하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분량도 착실하게 배분이 되었고 그들의 역활도 각자의 이유로 적절하게 보여줬다.
이렇게 골고루 공평하게 배분되는 드라마가 힘든데 이 드라마는 많은 등장인물들을 너무도 잘 살렸다.
개성이 강한 케릭터들이 많은데 그 케릭터 어디 하나 동떨어지는 부분 없이 드라마에 너무도 잘 녹아 들어가 있었다.
특별출연이라고 적힌(내 눈을 의심했다.) 박두칠 조차도 특출이 아닌 출연진에 이름을 올려야 할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었다.
박두칠이라는 인물이 가진 그 내면의 아픔과 죄책감 그리고 어긋난 부정은 너무도 잘 표현이 되면서 특출이 아닌 주요 인물로 자리매김되어 버렸다.
처음부터 무언가 어긋난 가정.
그 가정을 지키기위한 처절한 노력.
그렇지만 점차 무너지고마는 마음을 둘러싼 돌담들.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사람이 있다면 차츰 차츰 돌 하나 하나 빼면서 무너지는 사람도 있는 이 드라마는 글쎄 사람이 가지는 신뢰란 어떤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도 만들었다.
사람이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은 과연 맹목적일 수 있는 것인가?
그 맹목적인 신뢰는 작은 손짓 하나에 무너지는데.
아니 작은 손짓이라기에는 파장이 너무 큰 사건이었기는 하다.
보는 것이 힘들지만 이 드라마를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힘든만큼 그 스토리와 사건과 인과관계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이 제대로 어우러진 오랜만의 수작드라마였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다음 다시 한번 봐도 좋을 듯한 드라마를 만났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였지만 그만큼 심적으로 힘든 드라마라는 것은 감안하고 보기를 바란다.
내가 과연 저 상황에서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라는 생각이 수도없이 생겨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범인에 대한 복선도 아주 잘 깔려 있어서 마지막에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하 싶은 생각이 같이 든다.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더니 결국 이렇구나 싶은 생각이었다.
뭔가 뒷통수 얻어 맞는 것처럼 뜬금없는 범인은 아닌데 그렇다고 쉽게 수긍하기에도 힘든 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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