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 되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광고로 나오는 영상들을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들이 있었기에 공개되면 봐야지 싶었다.
막상 공개가 되어도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보지 못하다가 뒤늦게 보게 되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The Frog)
오픈 : 2024년 8월 23일. 넷플릭스
연출 : 모완일
출연 : 김윤석(전영하) 윤계상(구상준) 고민시(우성아) 이정은(윤보민)
이남희(박용채) 류현경(서은경) 차미경(종두 모) 박지환(박종두) 홍기준(지향철) 박찬열(구기호)
특별출연 : 김성령(이성란) 노윤서(전의선) 하윤경(젊은 윤보민) 장승조(하재식)
평화롭던 어느 날, 불청객이 찾아 왔다.
한 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예고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위의 왼쪽 사진이다.
토마토 소스가 잔뜩 담겨있는 접시에 얼굴을 대고 엎드린 배우의 얼굴은 파란색 타일과 푸른 옷에 대비되는 소스의 색깔이 강렬해서 아주 쎈 그리고 독한 드라마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전체적으로 파란색, 빨간색등 강한 원색이 유성하 주변으로 배치가 많이 되어 있어서 시청자들의 눈이 유성아에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
유성아 이외의 다른 인물들과의 대비는 확실하게 표현이 되고 있었다.
심지어 유성아가 그리는 그림조차도 색감이 강렬한 편이었는데 갤러리에 걸린 그림은 유성하처럼 간단하면서도 색감이 강한 그림이 아닌 반대되는 느낌의 그림들이었다.
전략적으로 유성아라는 인물을 극의 중심에 세우기위해 사용한 장치로 색을 이용한 것이 아주 주효했다고 생각된다.
이 드라마는 두개의 이야기가 같이 진행된다.
과거 레이크 뷰 모텔의 이야기와 현재의 팬션이야기.
과거에는 지향철이라는 연쇄살인마가 현재에는 유성아라는 사이코패스가 각자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던 모텔과 펜션에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향철도 유성아도 처음부터 모텔과 펜션을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차 속에서 오도가도 못 하고 있는 지향철을 본 구상준이 모텔로 데려 왔고 유성아는 처음에는 용재의 펜션에 예약을 했지만 하필 에어컨이 고장나는 바람에 용재의 안내로 영하의 펜션으로 오게 되었다.
즉 그들 모두 처음부터 사건의 중심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이 아닌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엮인 인물들이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두개의 대사가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걸 느끼게 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면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영하의 펜션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주는 아니 의미를 부여해주는 말인 듯 싶다.
이 말은 매회 배우들의 나레이션으로 올라오는 그 의미가 주는 울림이 꽤 크게 다가온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
그 개구리가 되어 보면요, 머리는 빙빙돌고, 몸은 늘어져가고, 숨은 계속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되요
이 대사는 자주 나오는 대사는 아니다.
구상준이 딱 한번 전체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다.
반복되어 나오지 않는 대사임에도 이 말들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힘을 가졌고 마지막 윤보민이 던진 개구리에 대한 대사를 들으며 전체적으로 기저에 깔린 기본적인 베이스 이구나 싶었다.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은 쉽지는 않았다.
초반에는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없고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주제를 던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내가 던진 주제들을 찾아보라고 요구하는 듯한 드라마이다.
예고 영상으로 유성아라는 인물이 요주의 인물임을 알 수 있었지만 눈에 띄는 그 어떤 명확함도 없었다.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은 상태로 중반까지 끌고 가는데 이 부분을 빌드업이라고 보면 그 빌드업 기간이 너무 길다.
중반까지 빌드업을 하고 후반에 확 몰아치는 스타일이라 초반 허들이 높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사실 주변에서 이 드라마를 나보다 먼저 시작했다가 중도 하차했다는 사람들이 있는 걸 봐서도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상황에 대한 명확성이 떨어지고 모호하다보니 관객으로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듯 싶다.
나도 초반은 보기 힘들어서 꽤 오랜시간동안 중간 중간 멈춤 해 가면서 다 볼 수 있었으니까.
숲속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이야기는 현재 영하의 이야기인 듯 싶다.
정확하게 살인의 현장이나 결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정황상 살인을 인지했지만 모른척 눈감아버린 영하는 깊은 숲속에서 나무가 쓰러지는 걸 보지도 못하고 소리를 들었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소리는 들렸지만 쓰러진 나무를 찾지 못해서 긴가 민가 하는 상황에서 본인이 편안하게 생각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려 버린다.
그럼에도 찜찜함은 남아서 뒷처리를 하게 되고 그게 그에게는 족쇄가 되어 버렸다.
의미없이 누군가가 던진 돌에 맞은 사람은 구상준이었다.
사람 좋고 열심히 사는 인물인 구상준은 쏟아지는 비 속에서 어디로 가지도 못하는 한 남자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 밀었다가 사건에 휘말린다.
그가 벌인 일도 아니었고 그의 식구들이 벌인 일도 아닌 그저 연민으로 손을 내밀었던 인물에 의해 벌어진 사건인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떠 안게 된 인물이다.
본인의 의지는 하나도 없었지만 결국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 버리는 인물이고 결국 정신을 놓아 버리는 인물이다.
과연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것인가.
잔잔한 연못에 개구리가 떠 있었지만 누군가가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그 사람에게 그 어떤 원망도 하지 못한 채 돌에 맞고 그 돌에 의한 파도에 휩쓸려야 했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든 연결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었다.
드라마를 진행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 줄 때는 그 두 시점이 만나느느 접점이 분명히 있을거라고 추측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의 접점이 없다.
단순한 클리셰라면 과거의 사건이 발단이 되어서 현재에 사건이 일어났다 정도인데 이 드라마는 그 클리셰는 깔끔하게 무시해 버린다.
유일한 접점이라면 전영하가 구기호를 찾아가는 장면 뿐이다.
서로 다른 주제로 일어나는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
이 드라마는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택해서 걸어 가고 있었다.
드라마의 중심에 서 있는 유성아라는 케릭터는 결핍이 만들어 낸 괴물이었다.
유성아라는 케릭터에 대한 자세한 서사는 없었지만 후반부에 잠시 나오는 것만 봐도 전혀 사랑 받지 못했고 충족되지 못한채 결핍 상태로 살아 남은 인물이었다.
만약 유성아라는 케릭터가 충만한 삶을 살았다면 이런 사건들은 일어나지 않았지 않았을까?
과연 죄는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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