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혼잣말/속앳말

징하다

by 혼자주저리 2024. 12. 20.
728x90
반응형

겨울이 되어 간다. 

아니 이제는 겨울이 맞는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징하다 라는 단어이다. 

이유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아직도 창 밖이 캄캄한데 공기는 차가운데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출근 준비를 한다는 그 일상적인 행위들 자체가 징하다고 느껴진다. 

이불속에 더 있고 싶고 뒹굴거리며 여유를 만끽하고 싶지만 매일의 아침은 바쁘고 분주하기만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주말 아침이면 눈을 떠도 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아마도 출근을 하고 분주한 아침이 싫은 것이리라. 

반응형

요즘은 더욱더 징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속해 있는 사회의 상황들. 

모른척 외면하고 싶지만 나도 모르게 눈이 가고 귀가 열리고 욕이 나오는 상황들. 

순리적으로 순차적으로 이 단어의 뜻이 이제는 뭔지 모르겠던 며칠들. 

지금도 내가 알고 있는 단어와 같은 단어인가 헷갈리는 중이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따뜻한 방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식구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귤을 까 먹거나 군고구마나 붕어빵을 나눠 먹어야 하는 계절이다. 

호호 불면서 호빵을 먹는 재미도 좋은 그런 계절이 겨울인데 이번 겨울은 정말 스산하다. 

창 밖에는 찬바람이 불어도 집 안은 따뜻하고 안온한 그런 계절이 이번에는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징하다는 단어가 먼저 입 밖으로 삐져 나오려고 하고 있고 들리는 소식은 모두 그런 이야기들. 

728x90

나만 아니면 된다던 시절에서 이제는 도대체 누구였냐로 바뀐 요즘 뜬금없이 들리던 용병타령까지. 

들어보지도 못할 이야기들을 많이도 들었고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많이 내 뱉은 날들이었다. 

징한 하루하루를 정말 잘 살아내는 것은 과연 어떻게 살아 내는 것일까? 

따뜻한 바람이 불고 연분홍의 꽃들이 거리를 메우면 그때는 징하다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려나?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