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추리 1기를 보면서 내가 바랬던 내용이 아니라 조금 실망했었다.
2기를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길지 않은 내용이라 보게 되었는데 1기보다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허구추리(In/Spectre) 2기
방영 : 2023년 1월
원작 : 시로다이라 쿄의 소설 "허구추리", 카타세 챠시바의 코믹스 "허구추리"
등장인물 : 이와나가 코토코 / 사쿠라가와 쿠로 / 설녀 / 무로이 마사유키 / 사쿠라가와 릿카
'요괴'라고 불리는 것들은, 이 세상에 확실히 존재하고 있다.
요괴들에게 있어 지혜의 신으로 불리는 '이와나가 코토코'에겐 오늘도 '요괴'와 관련된 상담이 밀려 들어온다.
그런 코토코의 옆에는 그녀가 첫눈에 반한 상대이자, 요괴들조차 두려워하는 남자 '사쿠라가와 쿠로'가 있었다.
그런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요괴들이 일으키는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연애*요괴*미스터리]가 다시 시작된다.
두 사람을 덮친 기상천외한 사건과 그 사랑의 행방은 과연?
1기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1기보다 좋았던 것은 1기때는 허구 추리를 구성하는 과정을 너무 길게 보여 줘서 중반부터는 지루한 감이 있었다.
이번 2기는 그것과는 달리 단편과 중편(2~3회로 구성)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1기때보다는 더 쉽게 볼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재미도 1기 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아주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1기 보다는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주아주 재미있는 애니라고 하기에는 이야기 구성이 살짝 허술하다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있다.
이와나가 코토코와 쿠로의 관계는 여전히 똑 같았으며 릿카의 포지션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1기에 비해서 릿카의 비중은 크지 않아서 보기에 조금 더 편했던 것 같다.
이번 시즌에서도 쿠로는 여전히 죽음을 맞이하고 미래를 보고 그리고 다시 부활한다.
1기때 보다 더 많이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듯 싶다.
쿠로의 포지션이 사실 그닥 좋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아무리 죽은 뒤에 부활을 한다고 해도 그걸 무표정하게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와나가 코토코가 쿠로의 죽음을 반복해서 보는 건 마음이 좋지 않다는 내용을 몇번 언급하지만 그건 정말 마음에 없는 내용인 듯 여겨진다.
모든 사건으르 쿠로의 죽음으로 해결했으니까.
이번 시즌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설녀 이야기이지 싶다.
설녀라는 케릭터는 여러 애니에서 만났는데 가장 인상 깊게 만난 곳은 소년탐정 김전일 일 듯 싶다.
그 곳에서는 설녀가 직접 등장 하는 건 아니고 설녀에 관한 설화를 이야기하고 그 설화를 바탕으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이 곳에서는 설녀가 직접 등장한다.
인간계에서 인간의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기고 인간의 상업을 위해서 돈을 주고 직접 구입해서 먹는다는 설정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설녀는 복수 또는 살인이라는 단어와 연결되어지는 이미지를 단숨에 깨는 오도방정 케릭터가 좋았다.
인간의 삶과 음식을 즐기지만 인간 사회에는 무지한 설녀 케릭터는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역활은 아니지만 비중이 아주 강강했다.
설녀 에피소드만 다시 보기를 해도 재미있을 듯했는데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다기 보다는 설녀 케릭터가 주는 새로움 때문이지 싶다.
설녀가 직접 사건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주변 인물에 의해서 벌어진 사건을 설녀가 직접 해결하는 것도 아닌 괴이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좋았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요 인물인 이와나가 코토코에게서 전지전능한 해결책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 곳의 설녀 케릭터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허구추리라는 전체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설녀 에피소드가 가장 좋았다.
피노키오 인형 에피소드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고의 원인과 사고를 일으킨 사람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생기는 원한.
직접적으로 그들을 원망할 수는 없지만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
그 상황이라면 주변에 대한 원망 없이 그냥 받아 들이고 수긍 할 수 있었을까?
물론 다 같이 살아가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가 났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
피노키오 인형은 한 사람의 저주가 담긴 인형이었다.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으로는 온 마을에 피해를 주게 되어 사고가 발생하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게 하는 저주.
이런 내용은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부분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요즘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되지 않을까.
한명의 입으로 인해 벌어진 지금의 상황들.
그 한명이 조용히 있었으면 아니 그 한명을 뽑지 않았다면 이번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원망.
이런 맥락의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릿카는 여전히 코토코와 쿠로를 피해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1기때와 달리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섞여 생활을 하는 듯 했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고 있었다.
쿠로가 열심히 릿카를 찾고 있지만 잘 피해서 생활하는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삶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어 가는 듯 싶다.
쿠로가 코토코를 도와 괴이들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힘을 사용한다면 릿카는 훗날을 기약하면서 세상에 적응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듯 한 느낌이다.
릿카가 아직 건재하기에 만약에 3기가 진행된다면 릿카가 최종 빌런이 될 수 있겠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조용히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이번 시즌에서 설녀 이야기와 더불이 길이가 가장 길었던 에피소드는 설녀와 달리 아주 억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이의 힘을 빌어서 아내를 살해 했고 이제 죽음을 앞두고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좋지 않은 일을 행함으로 나머지 일들이 잘 풀리는 건 아니라는 교훈을 주고 싶다는 내용.
전체적으로 억지 같았고 자연스러운 스토리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지루했던 이야기였다.
뭔가 교훈을 주고 싶은 것 같은데 전혀 교훈을 받을 수 없는 고리타분이라고 해야 하나.
후반부에 있어서 이 애니를 중간 하차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앞 부분에 있었으면 중도 하차를 고려 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짧은 에피소드 하나로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전체적으로 시즌 1보다는 재미 있었지만 누구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의 애니는 아닌 듯 하다.
그냥 귀엽고 이쁜 그림체와 가볍게 보고 넘기기 좋은 그냥 그런 스토리의 애니 정도로 분류하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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