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채나물을 좋아한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아서 언젠가 한번은 만들어봐야지 싶은데 한번도 해 보지 않은 반찬이라 걱정이 많았다.
일단은 시도를 해 보자는 생각에 지르고 도전했다.
궁채나물을 구입할 때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건 궁채이고 하나는 불린 궁채이다.
가격대비 양이 많은 건 아무래도 건궁채이고 불린 궁채는 물 무게가 있기 때문에 가격대비 양이 적은 편이다.
난 편리를 위해서 건 궁채가 아닌 불린 궁채를 구입했다.
불린 궁채 1kg을 구입했는데 집 냉동실에 건궁채가 소량 들어있다는 건 비밀도 아니다.
그걸 불리고 삶고 할 여력이 없어서(사실은 게을러서) 불린 궁채를 구입했다.
불린 궁채는 깨끗하게 씻어 준 다음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 ㄴ다.
중간 중간 너무 굵은 줄기도 있어서 그건 반으로 갈라서 얇게 해 줬다.
한번 데쳐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불린 궁채는 굳이 데치지 않아도 되는 듯 해서 데치지는 않았다.
대신에 물에 깨끗하게 여러번 씻어 주면서 잡내도 빼고 혹시 모를 이물도 제거했다.
1kg을 다 사용한 것은 아니고 약 300g~400g정도 되는 양을 씻었다.
한꺼번에 1kg을 다 나물로 하면 먹지 못하고 상할 수도 있으니까.
먹기 좋게 썰은 궁채는 양푼에 담아 주었다.
양푼에 담은 궁채에 설탕 한 스푼, 조선간장 한 스푼, 까나리 액젓 한 스푼을 넣었다.
궁채 양에 비해서 간이 적은가 싶어서 조선간장을 추가로 한스푼 더 넣었다.
조선간장이 집에서 메주에서 뺀 거라 짠 맛이 강한 편인데 일반 국간장이나 양조간장보다 맛은 깔끔해서 좋다.
까나리액젓은 참치액 대신에 넣었다.
참치액을 많이 사용하는 듯 한데 난 아직 참치액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참치액 대신 까나리 액젓을 넣었다.
양념을 넣고 손으로 조금 주물러서 양념이 잘 베일 수 있도록 한 다음 20~30분 정도 재웠다.
궁채가 어느 정도 재워졌으면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과 대파를 넣어서 볶아 준다.
난 냉동해 둔 마늘과 대파를 넣었는데 기름과 냉동 된 마늘과 대파에서 나온 물 때문에 기름이 튀어서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냉동을 하지 않으면 상해서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들깨가루도 미리 준비를 해 뒀는데 들깨가루는 집에서 자주 먹는 식재료가 아니라 엄마집에서 조금 얻어 왔다.
많이 주시려는 걸 한번만 먹어보고 필요하면 사겠다고 일단 저 정도 받아 왔는데 궁채 나물에 들깨를 잔뜩 넣고도 한스푼 정도 남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껍질을 벗긴 거피 들깨면 더 깔끔할 텐데 거피가 아닌 일반 들깨가루였다.
기름에 볶던 마늘과 대파에서 거품이 올라오고 기름에서 향이 확 번지면 양념에 재워 뒀던 궁채나물을 넣고 볶으면 된다.
궁채 나물을 재웠던 양념이 양푼에 남아 있어서 팬에 양념이 넉넉하게 있지만 볶다보면 금발 졸아 든다.
볶다보면 양념물이 궁채에 베는 것도 있고 열에 익으면서 색도 조금 노랗게 변하는 듯 한데 양념때문인지 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처음 있었던 양념물이 다 졸았을 즈음에 물을 첨가해 준다.
이건 고사리 볶을 때랑 같은 의미 인것 같은데 궁채가 푹 익기를 원해서 넣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읽어 보니 들깨가루가 잘 풀리고 어우러지기 위해서 넣는 것 같기도 하다.
궁채를 한번 데치지 않고 씻어서 바로 볶는거라 물을 조금 넉넉하게 부었다.
생수 대신에 다시마 육수등을 부으면 더 맛이 좋아 질 것 같지만 난 편하게 생수를 부었다.
부은 생수가 반 정도 졸아 들때까지 궁채를 덖어 가면서 졸여 주면 된다.
생수가 절반 정도 남았을 때 들깨가루를 넣어 줬다.
역시나 거피 들깨가루였으면 아주 깔끔할 텐데 내가 구입한 것이 아니니 투정을 부릴 수는 없다.
들깨가루를 넣은 다음 궁채랑 잘 어우러지도록 조금 더 볶아 준다.
그러면 육수(생수)가 졸아 들면서 들깨가루랑 궁채가 잘 어우러지게 된다.
적당히 볶아지고 국물이 졸아 들었다 싶으면 들기름을 한 스푼 둘러줬다.
참기름도 괜찮을 듯 했지만 들깨가루를 사용했으니 들기름을 둘러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불을 껐다.
처음해 본 궁채 나물은 불에서 오래 볶았음에도 아삭아삭한 식감은 그대로 있었다.
간은 생각보다 짠 맛이 강했는데 아마도 추가로 넣은 조선간장을 한 스푼이 아니라 반스푼만 넣었어야 했나 보다.
들깨가루는 생각보다 입 안에서 껄끄럽지 않아서 식감은 괜찮은 편이었다.
전체적으로 맛은 괜찮았는데 처음 볶을 때 식용유를 사용하고 마무리 할 때 들기름을 첨가해서 기름이 그릇 아래에 많이 고였다.
다음에는 기름을 최소한으로 볶는 방법을 찾아 봐야 할 것 같다.
남은 데친 궁채는 다음 날 장아찌로 담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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