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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내가 영어를 못하게 된 이유-핑계이려나

by 혼자주저리 2024.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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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난 공부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옥같다던 고3때도 난 소설읽고 만화책 읽으며 공부라고는 도통 하지 않았고 대학을 마치고 면허 시험을 칠 때도 공부 없이 시험을 쳤더랬다. 

그 당시 우리과 동기들 사이에서 있던 이야기가 우리 중 한명이 떨어지면 나 일거고 내가 붙으면 다 붙는거다 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시험 결과는 내가 붙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며칠 전 직장 동료가 초등5학년이 될 때까지 학원을 보내지 않았던 아이를 학원에 보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하면서였다. 

여태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었는데 며칠 전 갑자기 엄마에게 수학학원을 다녀야겠다고 했단다. 

얼마전까지는 본인보다 수학성적이 좋지 않던 친구가 갑자기 수학을 너무 잘 하게 되었는데 그게 너무 속상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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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학학원을 보내달라고 해서 그 엄마는 물들어 왔을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영어학원까지 같이 등록을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에 아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수학만 한다고 했는데 왜 영어까지 등록을 했냐고 항의 했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불현듯 떠 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초등학교 아니 그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는 국민학교였다. 

국민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근처 중학교로 입학해서 처음으로 영어를 접하게 되었다. 

그 시대에 영어는 중학교부터 시작되는 교과 과정이었고 처음에는 good morning, good afternoon, good evening 등을 처음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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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은 영어 선생님이셨고 아주 의욕적으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셨다. 

기본적인 단어들을 가르친 다음에 단어 시험을 쳤는데 그때 난 0점을 받았다. 

그 당시에 영어 단어를 어떻게 외워야 하는지도 모르는 공부에 문외한이었던 난 당연히 스펠링을 제대로 쓴 것도 없었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나와 같은 성적을 받는 아이들이 몇명씩 있었다. 

선생님도 처음 접하는 과목이니 그럴 수 있다고 다시 재시험을 친다고 하셨다. 

재시험 결과도 0점. 

왜 단어 시험을 쳐야하는지도 모르고 공부법도 모르는 나에게 낮선 언어의 스펠링은 그냥 공포였다. 

다시 치른 세번째 단어시험에서 30점을 받았는데 단어 10개를 다 못외우는 그런 나를 보며 선생님은 부모님께 연락을 하셨다. 

공부에 흥미가 없고 살짝 지능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그 당시 사는 것에 바빴던 부모님이지만 선생님의 연락에 화들짝 놀라면서 주변에 도움이라고 쓰고 과외라고 읽는 분을 찾아 보는 와중에 학교에서 IQ테스트가 있었다. 

지금의 학교에서는 이런 테스트는 없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학교 전체적으로 테스트를 시행했었다.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하는 것이니 당연히 나도 했고 결과는 언제 나오는지도 모르면서 부모님은 과외선생님을 수소문 중인 상태인데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부모님께 당장 학교로 들어오라는 내용이었다. 

무슨일인지도 모르고 학교에 갔던 엄마는 노발대발 하는 선생님께 고개를 땅에 닿을 만큼 조아리며 사과를 해야 했다고 했다. 

내용인 즉슨 학교에서 실시한 IQ테스트 결과에서 내 점수가 전교에서 10손가락안에 꼽히는 점수였다고 한다. 

이런 점수를 받는 학생이 가장 기본적인 영어단어 10개를 못 외워서 계속 0점을 받는 것은 아이가 선생님을 무시하고 농락하려는 태도이다 라는 것이 요점이었다.

사실 난 그때 정말 단어가 안 외어 지고 있었고 그 단어를 외우는 방법도 모르고 있었다. 

그 뒤로 영어시간은 나에게 공포의 시간이 되어 버렸고 그 이후로 계속 영어는 내가 접할 수 없는 언어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당시 학교에서 시행했던 IQ테스트는 신빙성이 없는 테스트였던 걸로 혼자 결론을 내렸다.

공부는 워낙에 흥미가 없는 나였기에 머리 좋아서 공부 잘한다는 그 말은 안 믿고 내가 한 만큼 결과를 받는다 정도로 생각한다.

머리가 좋으면 조금만 공부해도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 간단한 영어 단어 하나도 못 외우는 내 머리로 무슨 공부를.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공부인데 아마도 중학교 1학년때 했던 그 IQ테스트는 모두 객관식이었고 내가 찍기를 너무 잘 했던 결과였던 것 같다. 

찍기의 달인 같은 능력은 그 테스트 이후로 사라지고 없으니 잠시 잠깐의 운이었던 걸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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