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부림 사진이 아직 많이 밀려 있는 상황에 지금도 열심히 보충이 되는 중이다.
이 와중에 또 분류해서 집에서 만들어 먹은 보잘것 없는 음식들을 정리해 본다.
한 여름에는 더운 날씨에 샐러드 야채를 구입하지 않았었다.
구입해서 냉장고 넣어두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왠지 더운 날씨에 쉽게 무를 것 같은 마음이었다.
유러피안 샐러드 채소는 인터넷으로 받는거라 조금 더 조심스러워서 집 근처 마트에서 양상추만 사다 먹었다.
더운 날씨가 길어 지면서 양상추 먹는 기간이 길어 졌는데 그 와중에 양상추 가격은 또 비싸더라.
아주 조그마한것도 3천원이 넘는 가격대.
보통 유러피안 샐러드 채소가 있으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 야채와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만 뿌리는데 양상추가 너무 작은거라 맛 없는 자두도 썰어 넣고 샐러드를 만들었다.
샐러드 색이 너무 희여멀건하니 맛 없어 보이기는 하네.
이 날은 샐러드보다는 보우짱이라 불리는 밤호박 찜이 최고로 맛있었다.
가끔씩 딸이 리조또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날이 있다.
솔직히 밥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메뉴이기는 하다.
크림리조또 보다는 토마토 소스 리조또를 더 잘먹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오로지 내 생각으로만) 집에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는 항상 비치해 두고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냉동 아스파라거스, 양파, 베이컨이나 냉동 해물모둠을 적당히 썰어 두고 후라이팬에 버터를 녹여서 양파를 먼저 볶다가 아스파라거스와 베이컨을 볶는다.
적당히 볶이면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를 부어주고 토마토 퓨레가 있으면 조금 넣어 주고 물 조금 넣고 치킨 스톡 조금 넣고 끓으면 찬밥 넣고 폭폭 끓이면 끝이다.
보통 치킨스톡 넣을 때 바질가루 같이 넣어 주는데 이때는 바질을 넣어 주는 걸 잊어 버려서 위에 뿌려 줬다.
해물모듬 보다는 베이컨이 좋다고 하는 딸 때문에 베이컨도 냉동실에 항상 비치를 하려고 하는 중이다.
오늘 저녁도 리조또로 먹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아보카도는 정말 어려운 식재료 중 하나이다.
분명 색이 짙은 갈색이고 조금 무른 듯 해서 잘라보면 안이 너무 익어서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 생각에 갈색으로 바뀌고 무르지는 않은 듯 해서 잘랐더니 덜 익은 상태의 아보카도인 경우도 있다.
이 날도 명란아보카도 비빔밥을 먹기로 했는데 아보카도 3알 있는것 중 두알을 잘랐는데 모두 덜익은 상태였다.
무 같은 식감이라 모두 채를 쳐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 익혔다.
억지로 익힌 아보카도를 얹고 명란 얹고 계란을 구웠는데 이게 또 쌍란이네.
열심히 쌍란 찍어 주고 김가루 올리고 참기름 뿌려서 비빔밥으로 먹었다.
아보카도는 열로 인해 익었지만 아보카도 특유의 그 진한 맛은 없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맛이 되어버린 비빔밥이었다.
오랜만에 두부조림을 했다.
두부조림인지 두부두루치기인지 모를 이 음식을 잘 먹던 식구들이 어느 순간부터 먹지를 않기에 한동안 하지 않았다.
냄비에 멸치를 깔고 그 위에 채 친 양파 조금 올리고 건다시마, 슬라이스한 표고도 올리고 굽지 않은 두부를 올려 준 다음 양념을 끼 얹고 양파, 표고, 건다시마, 두부, 양념 순으로 계속 올려서 푹 끓여 주면 되는 음식인데 두부에 양념이 잘 베어서 맛있다고 먹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젓가락도 안 가져다 대길래 내가 너무 자주 해 줬나? 너무 많이 해 줬나 고민을 했지만 결국은 한 동안 두부조림을 안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었다.
생각해 보면 한달에 한번꼴로 해 준 것 같은데 그것도 식구들은 식상해 졌나 보다.
오랜만에 한 두부조림을 식구들은 맛있게 먹었다.
이제 두부조림은 두달에 한번 꼴로 해 주기로 했다.
딸아이의 도시락은 계속 되고 있다.
여전히 후리가케를 넣은 주먹밥을 주로 싸 주고 있지만 중간 중간에 유부초밥도 싸고 샌드위치도 싼다.
샐러드 야채를 집에 구비해 두고 있을 때는 샐러드 야채를 이용한 샌드위치를 싸면 되는데 한동안 안 샀더니 야채가 없었다.
양상추를 넣고 만들거나 아보카도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어떻게 만들어 줘도 샌드위치는 맛있다고 잘 먹는데 아마도 미국에서 동생이 보내 준 칙필에이 소스가 치트키인것 같다.
그 소스를 바르면 안에 내용물이 뭐가 들어도 맛있다고 하는 것 같으니까.
이번에도 야채구이를 했다.
소금과 후추를 조금 넉넉하게 뿌리고 올리브 오일을 둘러서 구우면 밥 반찬으로 식구들이 잘 먹는다.
이번에는 보우짱이 아닌 일반 단호박을 사용했다.
반찬으로 먹는 야채구이에 보우짱을 사용하면 너무 달아서 밥반찬으로 먹기 힘들다고 해서 단호박을 사용한다.
단호박을 전자레인지에 살짝 익혀서 굽기도 하고 처음부터 굽기도 하는데 이러나 저러나 맛은 비슷하다.
냉동 아스파라거스는 여전히 사용중.
가끔 버섯이나 양파도 같이 굽지만 제일 맛있는 건 아무래도 단호박인듯 싶다.
감자도 구우면 맛있을텐데 감자도 구워볼까?
평소에 라면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라면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라면도 맛있게 끓이지 못해서 가장 만만한 너구리나 오동통 같은 라면만 비상용으로 사다 둔다.
두 라면은 면발이 굵어서 잘못 끓여도 면이 퍼지는 경우가 적으니까.
정말 라면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정말 어떤날 라면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보통은 주말에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 이것 저것 차리기 싫을 때 라면을 먹게 된다.
너구리나 오동통의 경우 안에 건다시마가 있는데 그게 또 한두개로는 아쉽다는 거지.
그래서 이 라면들을 끓일 때면 집에 있는 건다시마를 서너장 더 넣고 함께 끓인다.
마지막으로 계란 한알을 톡 깨트려 넣는데 어라? 쌍알이 아니라 노른자가 세개다.
이날 내가 복권을 샀었나?
샐러드 야채가 없는 경우에는 가끔씩 당근라페를 넣어서 샌드위치를 만들기도 한다.
다행히 딸이 당근라페를 좋아해서 이렇게 샌드위치를 만들어줘도 맛있다고 잘 먹는다.
한번은 당근라페와 계란 두알, 치즈를 넣고 만들었고 다른 날은 햄, 치즈, 계란 2알, 당근 라페를 넣고 만들었다.
햄이 들어가는 날은 당근라페의 양을 조금 줄였다.
햄에서 짠 맛이 나니 당근라페의 양을 줄여도 되겠지 싶었다.
다행이 두번 모두 간은 맞았던 것 같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꽈리고추가 할인을 하고 있었다.
여태 꽈리고추는 멸치볶음에 넣어 보기는 했지만 따로 내가 찬으로 만들어 보지는 않았었다.
이 날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할인하는 꽈리고추 한 팩을 가지고 와서 씻은 다음 반으로 잘라 밀가루 옷을 입혀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꽈리고추가익은 것을 확인하고는 양념간장에 휘리릭 무쳤다.
아마도 내 손으로 처음 해 보는 꽈리고추무침인 듯 싶다.
엄마가 만들어 주거나 식당에서나 먹던 반찬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다니.
이 메뉴는 꽈리고추가 맵지 않고 양념간장이 맛있으면 모든 것이 통과되는 찬인데 이날 양념간장이 너무 맛있게 잘 만들어 졌었다.
한 접시 만들어서 이날 저녁에 모두 다 먹어버린 반찬이었다.
이때 성공했으니 다음에 또 만들어 봐야지.
딸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날 죽을 끓였다.
보통은 흰죽을 끓여주는 편인데 이 날은 계란죽을 끓여 달라고 요청을 하더라.
계란죽도 그닥 힘든 것은 아니라 쌀을 30분쯤 불린 후 죽을 끓였다.
쌀이 다 퍼지고 죽이 되어 갈 때즈음 냉동 해 뒀던 다진 당근이랑 부추를 넣고 계란도 깨서 넣어 줬다.
다른 그릇에 계란을 깨서 부어 줄 필요는 없고 바로 깨트려 넣은 다음에 야채와 함께 잘 저어주면 뭉치는 것 없이 잘 풀린 계란 죽이 된다.
당근과 부추 다진것은 냉동실에 항상 비치를 해 주는 품목 중 하나.
비치를 하고 싶어서 비치하는 것이 아니라 당근이나 부추는 구입을 하면 한번에 다 못먹는 경우가 많아서 다진 후 냉동실에 넣어 둔다.
가끔씩 이렇게 냉동실에 비치 된 야채류가 요긴하게 쓰일 데가 있어서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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