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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겨울 잠 자는 곰이 되어 버렸다

by 혼자주저리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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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이 느껴진다. 

아직은 낮 온도가 많이 낮은 편은 아니라 반팔 셔츠에 청바지등 가을에 입을 하의를 입고 다니지만 종종 찬 기운이 느껴지기는 한다. 

길을 걷다가 주변을 돌아 봐도 반팔 상의를 입은 사람은 정말 찾기 힘들고 대부분 긴팔 상의 또는 제법 두꺼운 겉옷을 입고 있는 모습들이다.

아직은 여름용 상의를 입고 있지만 조만간 긴팔을 꺼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낮 시간의 온도는 긴팔이 부담스럽다. 

조만간 긴팔을 꺼내고 겉옷도 꺼내야지. 

찬 기온을 느끼는 건 아무래도 아침에 눈을 뜰 때가 아닐까 싶다.

이불 속에서 눈을 떴는데 창 밖은 어둡고 왠지 이불 밖으로 나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매일 아침 들기 시작했다. 

이불 밖은 위험해 라는 신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겨울이 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데 이게 아침 마다 매번 곤혹스럽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불 밖으로 나오기 너무 힘들어서 아침이 점점 바빠지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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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양치하고 능엄주 듣고 도시락 싸고 그리고 아침 준비하면서 씻고 출근준비까지. 

그 일련의 과정들은 여유있게 일어나서 침대에 뒹굴거리기도 하고 식탁에 앉아서 멍때리기도 하면서 천천히 준비를 해야 하는데 며칠전부터는 침대 밖으로 나오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멍때리는 시간이 줄었다. 

도시락싸고 아침 준비하고 출근 준비하고 아침을 먹고 설겆이까지 해 두고 나오려니 점점 그 시간들이 부족해서 정신없이 바빠지니 점점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여유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시간이 너무 싫은데 아침에 침대밖으로 나오는 것은 더 싫으니.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것과는 또 다른 요즘 아침의 모습이다. 

이불 밖은 위험하고 이불 속에서 눈도 뜨지 않은 채 일어 나기 싫다 일어나기 싫다 외치면서 그냥 누워 있는 상황들. 

매번 이렇지 말고 일어나서 움직이자 싶은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겨우 겨우 준비를 마치고 출근을 하면 그날은 온 몸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다. 

걸음 한걸음 떼는 것도 너무 힘들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하루를 겨우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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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먹는 것이 너무너무 땡겨서 입이 트였다고 했었는데 아마도 이런 나를 만들기 위한 빌드업이었나 보다. 

곰들이 겨울잠을 자기 전에 잔뜩 먹고 온 몸에 지방을 비축 한 다음 동굴 속에서 잠으로 겨울을 나듯이 나도 손하나 까딱하기 싫고 몸은 무겁고 하루 종일 졸리는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이 며칠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쌩쌩하게 다닐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 현재는 너무너무 힘든 하루들이다. 

가을과 겨울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는 건 집 안에 콕 박힌 채 포근한 이불 뒤집어 쓰고 누워서 하루를 보내라는 의미인 듯 싶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침대에 누웠다가 오전 낮잠을 자고 점심에 일어나 밥 먹고 다시 누웠다가 잠을 자고 저녁에 일어나 저녁 먹고 또 밤잠을 통으로 너무 잘 잤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다시 밥을 먹고 난 다음 오전에 낮잠을 다시 자고 점심을 먹은 뒤 이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친정엄마 모시고 마트 순례를 다녀왔다. 

마트 두군데 들려서 이것저것 구입해서 정리해서 넣어 두고 음식도 조금 하면서 오후를 보내고 나니 오늘은 정말 온 몸이 무겁고 어깨에는 누군가가 올라 탄 듯 무겁고. 

진정 난 곰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겨울잠을 자는 지방 뒤룩뒤룩 저장한 곰.

어서 빨리 정신 차리고 빠릿빠릿 움직여야 하는데 머리 에서는 움직이라는 명령을 몸에 내리지만 내 몸은 그 명령을 듣지 않고 그냥 쳐진다. 

뭔가 확 튀어나는 계기가 있어야 움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움직이자. 움직이자. 진정 살찐 곰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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