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블로그에 쓰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 미루고 미루던 숙소이다.
경기도 안성에 지인들과 방문했던 올해 초 1박을 했던 숙소인데 여러가지 상황에 맞춰 선택했던 곳이었다.
같이 같던 지인들이 나보다 나이가 조금 있었고 나를 비롯해 모두들 일을 마치고 저녁 늦게 출발해서 안성에서 1박 하고 그 다음날 볼일을 보고 바로 집으로 내려 오는 일정이라 숙소에 대한 기대치는 없었다.
잠만 자고 나올 것이고 굳이 비싼 펜션 찾지 말고 단지 침대방 보다는 온돌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 하나를 보고 결정했던 숙소이기도 했다.
각자의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 후 모여 저녁도 먹지 않은 채 출발을 했다.
이때는 3월 초라 해가 빨리 지는 시기였었다.
만나자 말자 바로 출발해서 최대한 빛이 남아 있을 때 고속도로를 달리고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았을 때 휴게소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었다.
늦은 시간이라 휴게소 식당의 시그니쳐 음식은 매진이었고 무난한 음식을 먹고 난 다음 음료는 차에서 마실 수 있도록 테이크 아웃을 한 다음 다시 달리고 달려서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로 가는 길은 도로가에서 떨어진 농지같은 곳을 지나는 길이라 초행길에 많이 긴장되기도 한 여정이었다.
우리가 숙소에 도착했을 때 숙소 주변에 다른 건물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었다.
휑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난 다음 사무실에 예약을 했다고 하니 주인분이 여자 3분이세요? 라고 되물어 봤다.
그렇다고 하니 우리가 예약한 온돌방은 담배 냄새가 날 수 있으니 다른 방으로 옮겨 주겠다고 하더라.
세명이 잘 수 있는 방이면 괜찮다고 해서 가게 된 방은 이 모텔의 고층이에 위치한 방이었다.
현관문을 열면 현관이 나오고 그 옆에 화장실이 있고 안 쪽의 문을 열면 방이 나오는 구조였다.
방은 온돌방으로 침대 하나만 있었는데 우리가 방에 들어가고 잠시 후 바닥에 깔고 잘 수 있는 이불을 한채 가져다 줘서 난 바닥에 자기로 하고 일행 두명은 침대에서 자기로 했다.
침대에는 전기 장판이 깔려 있었고 침구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건조가 잘 되어 있었는데 침구들이 새로 교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청결했다.
어메니티도 있었는데 굳이 사용을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수건은 총 4장이 있었는데 따로 이불을 가져다 주면서 두장을 더 가지고 왔었다.
늦은 저녁을 먹기도 했고 다들 일을 마친 다음 이곳까지 오느라 피곤하기도 했기에 일행이 미리 준비해 둔 간식거리를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침대에 누운 일행은 전기 장판을 켜서 따뜻하게 잘 수 있었고 난 바닥에 얇은 이불 하나 깔고 덮는 이불 하나 해서 잤는데 바닥이 적당히 따뜻해서 잠을 자기 좋은 온도였다고 기억이 된다.
바닥이 너무 따뜻해서 뜨거우면 잠을 설칠 수 있는데 적당히 잠자기 좋은 온도가 유지 되어 좋았다.
화장실은 현관을 들어와서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욕조는 없지만 굉장히 넓었다.
오래된 세면대 특유의 베이지색 색감이 눈길을 끌었지만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더운물도 잘 나오고 수압도 나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샴푸와 바디클린져는 있었고 비누와 치약은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이었다.
비누는 여행용으로 가져간 폼크렌져를 대신 사용했고 치약도 일행이 가져 온 치약을 사용했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너무 잘 보이는 곳이지만 깨끗해서 사용을 할 때 이 가격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나갈 준비를 하면서 창 밖을 바라봤다.
창 밖에 보이는 뷰는 논밭뷰.
우리가 전날 저녁에 논길을 따라 들어 왔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사실이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그냥 논밭만 있는 한 중간에 덩그러니 있는 모텔이라니.
생각해 보니 근처 농공단지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가끔 이용하는 모텔인듯 했다.
온돌방은 근로자들이 며칠 묵어야 할 때 주로 내어 주는 곳이라 아마도 담배 냄새가 베어 있다고 한 듯 싶었다.
모텔이라는 이름이라 조금 걱정을 했었고 가격대도 저렴해서 더 걱정을 했는데 침구도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된 상태였고 욕실이나 방이나 청소가 잘 된 곳이었다.
사실 굳이 모텔에 다녀 온 것을 블로그에 후기라고 적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적지 않았었는데 패키지로 다녀 온 중국 여행에서 호텔 숙소를 생각하다보니 이 곳의 그 바스락 거리는 깔끔한 침구가 생각나더라.
그래서 뒤는게 적어 보는 후기이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와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곳의 한식 뷔페에 아침을 먹으러 왔다.
우리가 갔을 때 근처 회사의 직원들이 장부를 두고 먹는 듯 했고 우리처럼 돈을 내고 먹는 사람은 우리 일행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저냥 펑범한 한식 뷔페였는데 오전 9시 전에 아침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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