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딸이 드라마를 추천해 준다.
해피니스도 정말 재미있다고 딸이 추천해서 보기 시작했던 드라마였다.
이제 다 봤으니 적어 봐야지.
해피니스
방영 : 2021년 11월 05일~12월 11일. tvN
극본 : 한상운
연출 : 안길호
출연 : 한효주(윤새봄) 박형식(정이현) 조우진(한태석) 이준혁(김정국) 박주희(이지수) 송지우(박서윤)
백현진(오주형) 문예원(우상희) 박형수(국해성) 정운선(신소윤) 배해선(오연옥)차순배(선우창)한준우(김세훈)
박희본(나현경) 나철(나수민) 이주승(앤드류) 강한샘(김동현) 김영웅(고세규) 이지하(지문희) 한다솔(이보람)
홍순창(김학제) 이주실(지성실) 김주연(강은지) 백주희(박민지)
감염병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 고층을 일반 분양으로 저층을 임대주택으로 나눈 대도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계급간 차별과 은근한 신경전을 그린 드라마
사실 이 드라마는 드라마 소개만 보면 그닥 보고 싶지 않은 장르물이었다.
이 드라마가 좀비 물이라는 건 추후 알게 되었지만 계급간 차별을 그렸다는 점에서 그닥 끌리지 않았다.
계급간 차별 그것도 임대 세대와 분양 세대의 계급이라는 것이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 내 속이 터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였다.
몇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굳이 보지 않았던 건 그 계급간의 차별에 대해 그린 드라마나 영화가 아무래도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면서 내가 답답함을 느낄 수 있기에 보지 않았다.
현실이 바로 그 삶인데 굳이 드라마에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거기에 좀비가 더해진다고 해도 그닥 끌리지 않았는데 딸이 너무 재미있으니까 보라고 적극 추천했다.
그 추천에 힘입어 이 드라마를 시작했고 결국 다 보긴 했다.
이 드라마는 딸의 말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그닥 시청률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해외 평이 좋은 드라마라고 했다.
해외의 평이 너무 좋아서 국내 넷플릭스에서는 볼 수 없지만 해외 넷플릭스에서는 볼 수 있는 그라마라고도 했다.
나도 넷플릭스를 검색했을 때 보이지 않아서 티빙에서 봐야 했었으니까.
문제는 내가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처음 보기전 우려했던 대로 이 드라마는 중간 중간 나에게 답답함을 선사했는데 주인공이 고구마 행동을 해서 답답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서 보여지는 현실이 아주 답답했다.
12부작 드라마를 보는데 시간이 한달이 넘게 걸렸으니까.
보다가 중지하고 딴 짓 하고 또 시도 하면서 결국 중지하고.
보다 말다를 반복하는 도중에는 다른 드라마도 시작을 하지 않아서 뭔가 볼 거리가 없어서 고민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제 이 드라마를 다 봤으니 다른 드라마를 시작해야지.
드라마의 시작은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옥상 끝에 서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야구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야구를 못하게 된 이현이 옥상 끝에 서 있었고 그 상황에 난리가 난 학교에서 유일하게 담담했던 새봄이 이현을 설득하겠다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이현과 함께 아래로 추락한다.
물론 아래에는 추락 방지용 에어 메트리스가 깔려 있었고.
그 뒤로 시간이 흘러 경찰특공대가 된 새봄이 공무원 특별 공급 아파트를 신청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 과정에 특공대 후임이 이상한 병에 걸리는데 사회 곳곳에서 한두명씩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이 병을 광인병이라 부르고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새봄의 신경은 공무원 특공 아파트에 집중되어 있었다.
결국 공무원 특공 아파트 신정 자격을 위해 이현에게 계약 결혼을 제의하고 둘은 아파트에 들어가게 된다.
아파트의 생활은 녹록하지는 않았다.
5층과 6층 사이에 있는 비상계단문 앞에는 벽돌을 쌓아 놔서 문이 열리지 않게 했고 지하 헬스장은 임대 세대는 사용을 못한다.
새로 이사했다고 주민들에게 나눠 준 떡은 그대로 쓰레기통에 들어가기도 하고.
그 와중에 아파트에서도 광인병 환자가 발생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광인병 환자들이 많이 생기면서 계엄령과 함께 아파트가 전체적으로 봉쇄되어 버리고 새봄과 이현, 정국은 아파트에 갖히게 된다.
이 드라마 좀비는 광인병이라고 불리는데 증상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좀비와는 다르다.
광인병인 한번 발현되면 지속적으로 발현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의 인지를 가지고 있다가 광인병이 발현이 되다가 한다.
그리고 이들이 봉쇄되어 있는 며칠 사이에 광인병은 스스로 발전을 해서 목이 마르다는 욕구를 참을 수도 있게 되고 광인병 발현을 숨길 수도 있게된다.
또한 광인병이 발현된 사람들은 서로를 물어 뜯지 않으며 광인병이 없는 사람들 즉 신선한 피를 찾아서 다니게 된다.
광인병의 첫 발현은 건강보조제 형태의 알약이었다.
마약은 아니고 헬스장에서 판매를 했던 자양 강장제 같은 약이었는데 그 약을 이 아파트 헬스 트레이너가 주민들에 공급을 해서 문제가 커 진 상황이었다.
이 약은 시판 직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서 판매는 되지 않았고 사회복지시설들에 나눠 줬던 이력이 있어서 요양원등 사회복지시설이 격리되는 현상을 겪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등장 인물들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했다.
주인공 이름은 워낙에 많이 나오니 기억을 하지만 다른 주민들은 동대표, 6층 살인자 의사, 목사, 15층 군대성애자, 불륜녀, 변호사, 와이프, 작가 등으로 기억을 하게된다.
이 글을 적으면서 등장 인물의 이름을 처음 본 사람들도 있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
이권을 생각한 동대표와 목사 부부, 변호사 남편보다 더 변호사 같던 와이프, 개인의 욕망? 욕구?에 주변인은 관심없는 미친 의사와 돈만 보고 달려드는 불륜녀 그리고 얼굴을 전체적으로 가리고 의문스러운 앤드류까지.
사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임대 세대와 분양 세대의 갈등은 현실의 뉴스에서도 많이 본 것이라 더 답답하다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의 흐름도 좀비물에 집중 한 것도 아니고 계층간 갈등에 집중한 것도 아니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위해 노력한 드라마였다.
좀비물이나 계층간 갈등 둘 중 하나만 집중했다면 이 드라마는 6~8부작으로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을 듯 했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니 살짝 이야기들이 늘어나는 느낌이 강했다.
좀비물이 튀어 나왔다가 갈등 구조가 튀어 나왔다가.
거기에 한태석의 개인적인 상황까지.
한태석의 상황도 따지고 보면 계층간 갈등 구조의 최고점이 아닐까 싶기는 하지만 뭐 그래도 한태석 이야기는 짧게 나오기에 나쁘지 않은 설정이라고 생각했다.
한태석이라는 인물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 이야기가 길게 나왔다면 지루해졌을 듯 싶기는 하다.
드라마 후반부 한태석의 이기심을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이지만 짧게 치고 빠지는 스토리라인이었으니까.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가장 매력적인 케릭터는 한태석인지 싶다.
적당히 대의를 위하면서도 적당히 개인의 필요를 잘 버무리고 나머지 마무리도 깔끔하게 한다.
그의 무표정한 연기는 케릭터에 힘을 실어주는 듯 했다.
매력있는 케릭터라 한태석이 나올때마다 집중해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드라마는 결국 해피하게 끝을 맺었다.
죽은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다들 좋은 결과를 맞이 했다.
새봄의 좋게 말하면 이타적인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 넓은 부분은 주인공 케릭터이니 이해하자 하고 넘어가지만 차라리 이현의 스타일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이현을 연기한 박형식 배우에 대해서는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된 드라마이기도 하고.
워낙에 상속자들에서의 이미지가 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었는데 이 드라마로 박형식 배우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아역이 아니라 남자 역활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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