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망령을 보고 난 다음 다시 아래로 내려 갈 때는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지프차량을 이용해서 내려간다고 했다.
이 산맥에 살던 소수민족이 다른 지역에 사는 마을과 연결하기 위해서 절벽을 깍고 길을 뚫은 곳을 지프차를 차고 내려간다고 했다.
지프를 타고 내려가는 그 길일 비나리길이라고 했다.
우리가 탈 지프차가 왔다.
지프차 한대에 6명씩 나눠서 타면 된다고 했다.
조수석에 한명, 중간 좌석에 2명, 맨 뒷좌석에 3명이 앉았다.
보통 차량들이 1열과 2열은 좌석이 편안하지만 3열은 불편한 경우가 많아서 살짝 걱정을 했다.
어쩌다보니 나랑 친구가 3열에 앉았는데 좌석은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고 쿠션감도 괜찮았다.
지프 차량의 운전자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내려갔다.
양방향 도로가 아닌 차 한대가 겨우 갈 수 있는 절벽에 면한 도로를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내려가는데 좋게 말하면 스릴이 있고 나쁘게 말하면 욕 나올뻔 했다.
좁은 도로인데 그 길은 예전에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일일 뚫은 그 길이라고 했다.
도로 중간 중간 터널처럼 된 곳이 있고 그 터널처럼 된 곳에 창문처럼 구멍이 나 있다.
그 창문처럼 난 구멍은 사람들이 도로를 뚫느라 깨 버린 바위들을 버리기위해서 만든 구멍이라고 했다.
여행을 오기 전 비나리길을 선택옵션으로 했는데 너무 좋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이렇게 차량으로 마구 달리다가 어느 한 순간에 차를 멈춰주고 그 곳에서 사진을 찍는 기회를 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는 잠시의 여유도 없이 그냥 마구 달려서 비나리길을 통과해 버렸다.
위의 사진들도 달리는 차 안에서 겨우 찍은 창 밖의 모습일 뿐이다.
비나리길을 지나서 지프차에서 내리니 작은 마을이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있었고 숙박업을 하는 곳도 있었다.
건축을 하고 있는 집도 있고 마당에 닭이 노니는 곳도 있었다.
뭔가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구나 싶은 생각이 물씬 풍기는 그런 동네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이유는 차량 한대가 오지 않아서.
우리도 비나리길을 달리는 지프차 기사에서 슬로우 슬로우를 외쳤지만 전혀 들어주지 않고 달렸는데 한대는 슬로우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 제법 오래 기다려서 도착했다.
참고로 지프차 환기구 앞에 천원짜리가 떡하니 붙어 있는데 아마도 그건 팁을 달라는 요구인듯 싶었고 조수석에 앉은 일행 아저씨가 1달러를 팁으로 줬다고 했다.
일행들이 다 도착하고 나서 우리를 가이드를 따라서 마을을 통과해서 제법 걸었다.
그렇게 걸어서 간 곳엔 또다시 작은 출입문이 있었다.
이 곳에서 가이드랑 이 곳의 직원인지 모를 사람이랑 살짝 언성을 높이는 듯한 분위기가 2~30초 정도 있었고 그 뒤에 막아둔 문을 살짝 열어서 우리를 지나가게 해 줬다.
가이드랑 직원이 싸운건지는 모르겠다.
중국어가 워낙 발음이 쎄게 들려 평상시 말을 해도 억양이 강해서 싸우는 듯 했으니까.
저 문을 통과해서 우리는 아마도 빵차(셔틀버스는 아닐 듯 싶다. 워낙에 많은 탈것들을 타고 다녀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를 타고 이동했다.
빵차를 타고 조금 달리다가 도로가 쉼터 또는 휴게소 같은 곳이 나온다.
작은 푸드 트럭 한대가 있는 공간인데 이 곳에서 저 멀리 마을의 모습과 괘벽공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이 운봉화랑인지는 모르겠다.
분명 여행 일정표에는 천계산 풍경구에서 운봉화랑을 본다고 되어 있었는데 운봉화랑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전혀 보지 못했었으니까.
휴게소에서 저 멀리 보이는 마을을 찍었다.
마을은 역시나 절벽 위에 세워져 있었는데 저 곳은 현재 관광업으로 살고 있는 마을이라고 했다.
숙박업과 식당을 주 업으로 하고 있으며 괘벽 공로에 차가 들어 올 수 있는 유일한 이유 중 하나가 저 마을에 숙박을 잡았을 때라고 했다.
숙박업소 예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차량으로 저 마을에 진입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마을 아래쪽 절벽에는 폭포가 있는데 현재는 물이 없어서 폭포가 있었다는 흔적만 볼 수 있었다.
절벽 중간으로 괘벽 공로가 보인다.
절벽의 중간 중간을 뚫어서 도로를 낸 길로 핸드폰 카메라로 줌을 당겨 보니 도로에 차량과 사람이 같이 길을 걷고 있었다.
절벽을 깎아서 꽤 넓은 도로를 만들어 둔 것을 알 수 있었다.
휴게소의 아래쪽에서 본 풍경들이다.
멀리 산도 멋있고 아래 도로를 낸 것도 대단하고.
셔틀버스(연한 녹색의 버스는 셔틀 버스이다)가 운행을 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찍혔다.
저 셔틀 버스가 괘벽공로를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입구에서 입구까지 운행을 하면서 사람들을 이동 시켜주고 있었다.
다시 한번 보는 괘벽 공로의 모습이다.
저 위 마을이 있는 곳에서 시작해서 아래 셔틀버스가 모여있는 곳까지 우리는 걸어서 내려 온다고 했다.
괘벽 공로가 세계 9대 기적이라고 가이드가 이야기 하면서 반드시 한번은 걸어 봐야죠 하더라.
우리도 걸어서 느껴보는 건 좋으니까.
그리고 워낙에 하루종일 이것 저것 너무 많이 타서 걷는 것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빵차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입구쪽에 우리를 내려 줬다.
입구에는 괘벽공로로 갈 수 있는 좁은 길이 있었는데 조화들을 여기저기 붙여놔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조화 없이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굳이 저렇게 조화를 붙여 놔야 하는 건지.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니 저 모습을 잘 꾸며 놨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터였다.
설마 싶기는 하지만.
이유없이 찍어 봤다.
절벽이 위험하고 접근 하지 말라는 단어에 근자를 금자로 바꿔 쓴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을 하면서 구굴이 이상하게 번역 해 줘서 웃으면서 지나쳤던 곳들이 몇 군데 있다.
이 곳은 번역 때문이 아닌 그냥 한번 찍어 본 것이다.
괘벽공로로 진입을 했다.
절벽을 깍아서 만든 도로라 천장과 한 쪽은 도로였고 한 쪽은 계곡이었다.
난간처럼 된 곳은 벽돌 같은 걸로 새로 세운 듯 보였고 절벽은 꽤 깊게 떨어져서 계곡을 만들고 있었다.
계곡쪽으로 틔여 있지 않은 곳은 조명이 켜져 있었다.
조명이 켜 진 구간은 길지 않았고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도로가 절벽 쪽으로 틔여 있어서 굳이 조명이 필요한 구간은 얼마 없었다.
도로에서 계곡 반대편 절벽을 보면 저 위에 집이 보인다.
그리고 그 집이 있는 곳 아래쪽으로 물이 흐른 흔적도 보인다.
저 집에서 나오는 생활하수가 바로 흘러내리는 것 아닐까라는 의심도 살짝 해 보면서 걸음을 옮겼다.
괘벽공로에는 차량도 다니고 사람도 다닌다.
도로가 넓은 편인데 바닥이 굉장히 미끄러웠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차량들이 여러대일 경우 미끄러운 구간에서 차량이 아래로 미끄러질까 두려웠다.
걸어 내려가는 동안에도 미끄러워질까봐 조심 스럽게 걸어야 했던 길인데 차량은 얼마나 미끄러울까.
다음에 이 곳은 바닥에 잔잔한 요철을 만들어 두면 덜미끄럽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입구에 작은 표지판이 서 있었다.
이 표지판 옆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진을 찍었다.
가이드도 이 곳에서 사람들 사진을 찍어 줬다.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셔틀을 타고 입구로 내려가 버스로 옮겨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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