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터널을 다 보고 난 뒤 시그널을 봤다.
한참 시그널이 방영 될 때 동생이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했었지만 그때는 무시. 왜 그랬는지.
요즘 집에서 가죽을 만지면서 더빙된 일본 애니를 보다가 더빙된 애니 중에서는 재미있는 걸 못 찾아서 드라마로 전향했었다.
얼마전 터널이 끝나고 볼 것을 찾다가 본 시그널.
김은희 작가의 스타일은 잘 알고 있었고 출연진들에 대한 믿음이 100퍼센트 충만한 배우들이라 딱 한가지 걱정 말고는 없었다.
김은희 작가의 스타일.
김은희 작가는 초, 중반에 정말 정말 흡인력 있고 재미도 있고 긴장감도 백배 충만하지만 후반에는 힘이 빠져버린다.
몇개 못 본 작품마다 그 스타일이라 후반부에 대한 기대는 솔직히 버리고 시그널을 다시보기로 몰아 봤다.
16화 까지 다 보느는데 일주일 걸렸다.
시그널
방영 기간 : 2016년 1월 22일 ~ 2016년 3월 12일
체널 : tvN
연출 : 김원석
극본 : 김은희
출연 : 이제훈(박해영), 김혜수(차수현), 조진웅(이재한), 장현성(김범주), 정해균(안치수), 김원해(김계철), 이유준(정헌기)
우리의 시간은 이어져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드라마였다.
과거와 현재가 무전기로 소통을 하지만 그 부분은 제약이 있다.
현재에서는 정해진 시간이 있고 과거는 시간적 제약이 없이 없다.
현재가 밤 11시 23분이라도 과거는 밤일 때도 있고 낮일때도 있다.
더군다나 매일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번 소통을 하고 난 다음 2년이 지날 때도 있고 하루가 지날 때도 있다.
통화를 하는 시간도 약 10분정도. 충분히 많은 대화를 나누고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고 보듬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무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변화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무전을 했던 사람들은 변화되는 과거를 모두 기억한다.
절대 악이 있고 그 밑에 사람과 또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들을 찾으며 그들의 악행을 막으려는 세 사람의 고군분추가 눈물겹다. 특히 이재한 형사의 나홀로 고군분투하기.
가끔 연결되는 미래와의 통화로 기운을 얻으면서 주변의 도움없이 아날로그적 수사를 한다.
하지만 그 수사의 방향을 잘 살피면 박해영의 범죄자 프로파일링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리 저리 엮인 인과가 하나씩 풀려가는 걸 보는 희열과 긴장은 이 드라마가 너무도 잘 살렸다.
극본도 좋았고 연기도 좋았고.
사실 김은희 작가의 후반 힘빠짐이 걱정이었지만 반 사전 제작이 된 이 드라마는 후반 힘빠짐이 없다.
사실 마지막회인 16화 초반 20분정도는 역시 힘이 빠지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그건 떡밥일 뿐이었다.
시즌 2를 기대하도록 만든 마무리는 이 드라마가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되는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주면 다음 회차가 방영이 될 것 같은 느낌.
제작사에서는 시즌2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관건은 차수현 역활의 김혜수의 합류 여부이다.
처음 제작을 한다고 했을 때 김혜수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에 작가가 놀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정도로 김혜수의 참여에 대한 의외성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도 생각된다.
1회를 보면서 초반 김혜수의 연기를 보며 왜 김해수가 저렇게 힘이 들어간 연기를 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1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역시 김혜수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모습을 너무도 완벽히 연기 해 낸 것 같다.
문제는 드라마 후반 부분에서 약간 케릭터가 무너지는 느낌이 있지만 이는 배우 김혜수의 문제는 아니었다.
내가 여태 본 드라마 중에서 최고로 꼽은 드라마가 나인 이었는데 이제는 시그널과 나인이 수위를 다툴 것 같다.
빨리 시즌 2가 제작되어 방영되었으면 좋겠다.
PS. 시그널 드라마를 보면서 유령을 많이 떠올렸다. 시그널에서는 인주 시멘트, 유령에서는 인주 전자. 소지섭 때문에 유령을 봤고 그 뒤로 김은희 작가의 작품을 찾아 봤다. 유령도 중반까지의 긴장감이 후반에 무너지면서 마무리가 아쉬웠던 드라마였는데 시그널은 최고다. 유령을 다시 한번 볼 까 보다.
PS. 터널이 끝나고 방영되고 있는 듀얼. 보고자 몇번을 시도 했지만 역시나 진입 장벽이 너무도 높다. 배우 정재영 씨의 연기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얼을 못 보겠다. 국민 드라마라고 까지 하는 파리의 연인때도 연기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해서 보지 않았는데 지금은 더 보기 힘들다. 결국 정재영씨를 보는 거은 포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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