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난 콩국수를 먹지 못했다.
콩국수 한번 먹어야지 먹어야지 노래를 불렀지만 결국 여름이 다 가도록 콩국수를 먹지 못했었다.
결국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던 어느날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했었다.
"엄마 콩국수 먹으러 갑시다."
친정엄마는 이제 여름이 끝났기 때문에 콩국수를 하는 가게가 없을 것 같다고 걱정했지만 결국 콩국수 집을 찾아내고 말았다.
초미면가
전화 : 052-264-2255
주소 : 울산 울주군 삼남읍 등억알프스로 38(교동리 1712-2
영업 : 매일 오전 11시~오후 8시
메뉴 : 물국수 6,000원 냉국수 6,000원 콩국수 9,000원 비빔국수 7,000원 감자만두 4,000원 얼큰칼국수 7,500원
콩국수와 냉국수는 계절메뉴일 텐데 지금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방문한지 한참 되었고 그 당시 다른 식당들은 콩국수 메뉴가 빠진 시기였지만 이 곳은 운영을 하고 있어서 방문을 했었다.
위치는 작천정 입구에서 등억온천 쪽으로 쭈욱 따라 올라가다보면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고 가게 뒤편으로 주차장이 제법 넓어서 주차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매장 뒤쪽으로 너른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이때가 저녁시간으로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다른 차량이 한대도 없었다.
주차를 하고 나오는데 눈 앞에 왠 흰 닭들이 방목이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고 이뻐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가게의 앞에도 닭들이 진출을 했고 닭의 응가들 흔적이 있었다.
처음 들어 갈 때는 몰랐지만 국수를 먹고 나올 때는 닭 응가 냄새가 조금 받혔다.
가게의 내부는 인테리어가 아직도 진행 중인 듯 했다.
셀프 테이블이 있는 곳의 뒤편으로 아직도 공구라던지 작업하는 것들이 정리 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사실 매장 입구로 들어 올 때 외부 현관과 내부 현관 사이의 공간에도 공사용 포대 자루같은 것들이 마구잡이로 쌓여 있어서 이미지가 그닥 좋지는 않았다.
콩국수를 한다는 그래서 찾아 온 곳이라 어쩔 수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지만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었다면 굳이 찾지 않을 분위기였다.
실내는 환하고 테이블들은 깔끔했지만 영업하는 식당에 버젓이 공사용 공구들이 쌓여 있는 것도 거슬렸고 입구 한 쪽에 전시용 금고가 있고 그 안에 식기들(아마도 은식기일까?)들이 들어가 있는 것도 의아했다.
굳이 저런 곳에 저런 금고를?
주문은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하면 된다.
친정 엄마는 키오스크를 보는 순간 나는 다음에 이 곳에는 친구들이랑은 못 오겠다고 하셨다.
키오스크를 불편해 하시는 엄마에게는 이 집은 또 하나의 걸림돌이 있는 셈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몇가지 음식은 품절이었고 콩국수가 가능해서 엄마랑 나는 콩국수와 찐만두를 주문 넣었다.
단무지나 김치등은 셀프바에서 가지고 오면 되지만 굳이 필요 없을 듯 해서 가지고 오지는 않았다.
우리가 주문을 마치자 말자 주방에서 일하는 분이 반죽 같은 덩어리를 저울에 계량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혹시나 싶어서 가게를 돌아보니 이 곳은 생면 전문점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 곳은 직접 반죽을 하고 숙성을 하는 자가제면 전문점이라고 되어 있었다.
일반 국수같은 건조 과정은 없고 소다, 맨파워 같은 화학첨가제도 넣지 않는다고 되어 있었다.
국수에 대한 기대가 쑤욱 올라가는 안내문이었다.
조금 더 기다려서 우리가 주문한 콩국수와 찐 만두가 나왔다.
콩국수가 담긴 그릇이 커서 양이 많아 보였다.
통깨와 검정깨가 뿌려져 있어서 먹음직스러워보이기는 했지만 콩국수 위에 주로 올라가는 고명인 오이채, 삶은 계란 같은 건 없었다.
삶은 계란은 그렇다고 치고 오이채, 토마토등은 고명으로 올라가면 색감이 너무 이쁠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아쉬웠다.
사실 토마토는 없어도 되고 오이채는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컸다.
콩국물은 진했다.
국물을 한번 먹어 본 엄마가 이 곳의 콩국물은 진짜 제대로다라고 이야기 하셨다.
물을 많이 안 타고 만든 콩국물이라 정말 맛있다고 하셨다.
매장에 멧돌로 직접 갈아서 만든 콩국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정말 진하고 맛있었던 콩국이었다.
간도 슴슴하니 되어 있어서 내가 추가로 소금을 더 첨가 할 필요도 없이 좋았던 콩국물이었다.
면은 중면 정도 되는 굵기였다.
생면이라 그렇지 쫄깃함이 얼마나 좋은지 입안에 넣고 씹을때의 식감이 너무 좋은 면이었다.
일반 건 국수면을 사용할 때 느낄 수 없는 쫄깃함이 너무 좋았다.
즉 이 집의 콩국수는 콩국물도 좋고 국수도 좋고 너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콩국수만 봐서는 콩국수 외에 다른 국수도 먹어 보고 싶은 곳이었다.
그 정도로 콩국물과 면이 너무너무 좋았다.
감자 찐만두는 그냥 저냥 그런 맛이었다.
아마도 완제품을 그냥 찌는 듯 했다.
이 곳은 국수의 면과 콩국물이 너무 좋아서 국수만 보면 또 방문하고 싶은 곳인데 가게 앞의 닭들의 응아 냄새와 내부에 널려져 있는 공사용 기구들이 그 마음을 잡는 곳이었다.
콩국수를 먹고 한참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는 정리가 되었으려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다음에 엄마랑 함께 국수를 먹으러 한번 다시 다녀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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