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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깨진 컵을 들고 한참 고민했던 날

by 혼자주저리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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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선선해 지면서 저녁이면 따뜻한 차를 한잔씩 마신다. 

보통은 일회용 티벡을 이용하는데 티벡으로 차를 한잔 우리기에는 너무 진해서 작은 포트에 우리거나 아니면 대용량 머그컵에 우리기도 한다. 

대부분은 아마도 대용량 머그컵에 차를 우리는데 작은 포트에 우리면 포트와 컵을 설겆이 해야 하지만 머그컵은 그 컵 하나만 설겆이 하면 되니까.

덕분에 집에 대용량 머그컵이 여러개 있다. 

그 중에서 얼마 전 동생이 안쓰는 컵이 선물 들어왔는데 사이즈가 언니 사이즈라며 나에게 넘겨 준 컵이 있었다. 

정말 원색의 빨강, 초록, 파랑 바탕에 흰색의 동전 크기만한 동그라미들이 잔뜩 그려진 컵이었다. 

즉 아주 촌스러운 색깔의 땡땡이컵. 

그런데 그 컵 용량이 약 650㎖에서 700㎖ 정도 되는 대용량 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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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봤으면 절대로 내 돈을 주고 구입하지 않았을 컵이었지만 동생에게 선물로 받았고 용량이 마음에 들어서 세개 세트를 잘 씻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한 여름에는 시원한 음료 잔뜩 부어서 마시기 좋았고 지금같은 계절에는 티벡 하나 우리기에 적당히 좋은 사이즈였다. 

며칠 전에도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해서 전기포트에 물을 끓였고 식탁 위에 파란색의 땡땡이 머그컵을 올려 두고 티벡을 넣었다. 

물이 다 끓고 나서 전기포트의 물을 땡땡이 컵에 부어 주는데 중간에 갑자기 쩌적 하는 소리가 나더니 손잡이 옆에서 물이 콸콸콸 흘러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너무 놀랐고 그 당시 식탁위에 있는 것들을 급하게 치우고 쏟아진 물도 닦아 내고 컵을 보니 깨진 곳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서 컵을 들고 가서 싱크대에서 물을 받아 봤지만 새는 곳 하나 없이 물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내가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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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본 그 콸콸콸 정도의 물이 흐르려면 컵에 찬물을 받아도 물이 새야 하는데 물이 새는 흔적도 볼 수 없었다. 

내가 정말 잘못 본 것인가 싶은 마음에 다시 물을 끓이고 티벡을 하나 넣고 다시 그 땡땡이 컵에 물을 부었다. 

물이 컵의 1/3정도 차 오르자 그 순간 손잡이 옆에서 다시 물이 콸콸콸 쏟아 지더라. 

두개의 티벡을 버리고 두번의 끓인 물을 버리고서야 깨어진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세로로 길게 아주 얇은 실금이 가 있었는데 아마도 뜨거운 물을 부으니 그 실금이 벌어지면서 물이 쏟아 진 것 같았다. 

찬물을 부었을 때는 팽창이 아닌 수축을 해서 물이 새지 않았고. 

찬물을 부었을 때 새지 않는다고 해서 그 컵을 사용할 수는 없으니 하나는 폐기를 결정했다. 

남은 두개의 컵은 아마도 싱크대 안에서 물을 부어야 할 듯 싶다. 

또다시 식탁에서 물을 붓다가 컵에 깨지고 실수로라도 그 물에 화상을 입고 싶지는 않으니까. 

모양은 별로라도 큰 용량때문에 자주 사용하던 컵인데 조만간 남은 두개도 폐기 해야 할 듯 싶다. 

깨져서 물이 콸콸콸 쏟아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놓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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