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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아이의 문제에 깊이 관여하지 말자

by 혼자주저리 2017.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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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거의 떨어졌다. 
그리고 다꽁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반에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 싸웠단다. 

다꽁이 이야기 한 내용은 지난 월요일 아침에 친구의 치마 길이에 대해 걱정스럽게 괜찮냐고 물은것이었다. 

그 전주에 다꽁이랑 그 친구는 선생님에게 치마 길이가 짧다고 걸려서 벌점을 받을 뻔 했기에 다꽁은 주말에 급하게 치마단을 있는대로 내렸다. 

그런데 그 친구는 그 상태 그대로 있기에 물었는데 친구가 조금 기분 나쁜 태도로 상관하지 말라고 했단다. 

다꽁은 그 태도에 기분이 나빠서 옆에 있는 친구에게 째 또 저런다 라고 험담을 했단다. 

물론 그 친구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그러고는 취침 점호 전에 왕창 싸웠단다. 

그 친구는 다꽁이 평소에 친구 의견은 듣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모든 걸 했다고 싫다고 했단다. 

다꽁이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 친구와는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가 되었다. 

문제는 그 뒤부터였다. 

다꽁의 반에서 모든 친구들이 다꽁을 비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꽁이 평소 반 친구들 보다는 옆반 친구들과 더 잘 지내고 반 친구들에게는 마음을 많이 주지 않았단다. 

그런데 이렇게 트러블이 생기니 모든 반 아이들이 다꽁에게 등을 돌리고 싸웠던 친구편을 든 것이다. 

다꽁의 말에 의하면 밥을 먹을 때도, 이동 수업을 할 때도, 특별실에 갈 때도 다꽁과 같이 가지 않고 모두 자기네들끼리 움직인단다. 

다꽁은 혼자 움직여야 하고. 그게 힘이 든단다. 

친구들과 친하지 않은 것은 괜찮은데 수업 때문에 이동하기 힘들었단다. 

혼자라는 것이 싫단다. 

밥을 먹을 때는 다른 반인 룸메이트랑 같이 먹지만 수업 중 이동때가 힘들다고 했다. 

화요일 전화가 와서 수요일에 나보고 학교로 들어오란다. 담임 선생님께 외출증 끊을 테니 나랑 이야기를 해야 겠단다. 

그래서 수요일 저녁 퇴근하고 학교로 가 다꽁을 태우고 나와 저녁을 사 먹이고 커피숍에서 달달한 음료도 먹였다. 

그러면서 아이랑 이야기를 한참을 했다. 

물론 다꽁이 한 것이다. 나는 들어 주는 것만했다. 

생각 같아서는 다꽁에게 네가 이러저러한 것들을 잘못했다. 하고 일러주고 싶었지만 지금 다꽁의 마음은 내가 그러지 않아도 한참 속이 상해 있을 테니까 다꽁에게 맞장구를 치면서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리고 다꽁에게 싸웠던 친구에게 편지를 쓰라고 했다. 

그 말에 다꽁은 크게 반발 했다. 주변의 다른 친구들이 편지를 돌려 보는 것을 봤다고 편지는 쓰기 싫다고 했다. 

그래서 다꽁에게 이러저러한 이야기는 구구절절 쓰지 말고 친구의 좋았던 점을 편지에 쓰라고 했다. 

오글거린다고 싫다는 다꽁에게 그냥 여자 코스프레를 한번 하라고 했다. 

다꽁은 여성적인 외모와 주변의 분위기에 예민한 것과는 다르게 세심하지 못하다. 

친한 사람들은 다꽁에게 남자라고도 한다. 심지어 학교 선생님 중 한 분은 다꽁에게 아들이라고 부르기도 하신다. 

수학 여행때도 그 선생님이 향수를 살피는 다꽁에게 넌 여성용 향수가 아닌 남성용 향수가 맞다고 아이에게 뿌리기도 하셨다. 

다꽁의 어릴때부터 친구들은 다꽁에게 너 여자였냐 라는 말을 종종 하기도 했다. 

그러니 다꽁이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고 소심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친구의 상황을 살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이 상황도 싸운 친구는 내성적인 성격의 친구라 아마도 평소에 다꽁에게 이런 저런 싸인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다꽁은 그걸 캐치 하지 못했던 것이고.

그 모든 것들이 쌓이고 쌓여 이번에 터진것이다. 

내가 봐서는 쌍방의 잘못이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한 친구도 잘못이고 친구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다꽁도 잘못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만의 사회가 형성이 되어 있다. 

그 사회에서 서로 싸우고 화해 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형성의 경험을 가지고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다. 

요즘 엄마들 중에는 분명 이런 상황이 닥치면 학교로 들어가 내 아이를 봐 달라고 요구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그 것들이 그 아이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걸까 생각 해 봐야 한다. 

나도 학교에 들어가 담임 선생님을 만나고 반 아이들이 모두 다꽁을 왕따 시키고 있으니 해결 해 달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왕따라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해 아이들도 피해 아이들도 다들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물론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는 주변 상황으로 왕따 사건이 발생하면 그건 선생님이 개입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라던지 제대로 케어 받지 못한 아이들을 놀리고 무시하는 왕따는 어른이 개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일반적이지 않은 아이들의 특정 아이에게 가하는 폭력도 어른이 개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다꽁이 겪고 있는 것은 어른이 개입하면 안된다. 아이들끼리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중의 하나이다. 

물론 다꽁이 일대 다수의 피해해를 보고 있고 지금 현재 중요하다면 중요할 수도 있는 중간고사 기간이지만 공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헬리콥터 맘이라는 단어가 생긴 이유는 뭘지 그리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기는 이유는 뭘지 곰곰히 고민해 봐야 한다. 

조금 전 다꽁이 전화해서 이번주에 조기퇴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께 상담하고 할 수 있으면 하라고 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이가 내 품에서 쉴 수 있게 해 주면 되는 거다. 하루 이틀, 일주일 공부를 제대로 못한다고 해서 굳이 힘들게 학교에 붙들어 놓지 않아도 된다.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다 보면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난 그냥 소극적으로 대응 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 다꽁이 많이 힘들고 나도 신경이 쓰이지만 이 과정또한 아이가 자라는 과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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