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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취미로 시작한 가야금은 언제까지일까?

by 혼자주저리 2017.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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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꽁은 초등학교 5학년때 지금의 선생님을 만나 가야금을 제대로 시작했다. 그 전에 일년 정도 단체 레슨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저렴한 레슨비는 장점이었지만 그 외에는 그닥 좋은 점이 없었고 제대로된 레슨도 되지 않았기에 5학년부터 레슨을 시작했다고 이야기 한다.
처음에는 레슨을 따라가기 힘들어해서 선생님도 힘들고 다꽁도 힘들고 참 많이 힘든 3개월을 보냈다.
처음 3개월을 울면서 불면서 겨우 넘기고 성금련류 짧은 산조에 들어가면서 다꽁은 가야금에 새로이 눈을 떴다.
처음 처음 민요를 배우면서 손 모양을 잡을 때는 예전에 어설프게 배웠던 1년이 참 억울했었다. 그때 만들었던 손 모양이나 주법 습관을 고치는게 힘들었기에 괜히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주변에 누군가가 악기를 배우겠다고 하면 애초에 제대로 알아보고 제대로 가르치는 선생님을 택하라고 조언을 한다.
저렴한 레슨비에 혹해 시작을 하면 오히려 나중에는 후회하게 된다고.
성금련류 짧은 산조를 하면서 대회에도 참가를 하고 예선 탈락이라는 고배도 마셔보고 무대에서 긴장감에 가진 실력을 제대로 발휘도 못하는 등 참 많은 경험을 해 봤다.
그 모든 경험이 외고 입시에서 면접때 긴장을 하지 않고 가진 능력을 최대한 보여 줄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아 후회는 없다.

대회가 있는 주말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아이랑 어른들 간식거리 챙기고 한복과 가야금을 들고 나서서 대회를 준비하는 아이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앉아 있는것이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 그 재미가 아쉬워 한번 씩 생각이 날 정도이니까.
그렇게 성금련류 짧은 산조를 다 배우고 난 뒤에 신곡으로 침향무, 숲, 밤의 소리 등도 배웠다.
다꽁도 재미있어 하면서 레슨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중학교 1학년 즈음 가야금을 전공 할 것인지 취미로 남을 것인지의 기로에 설 정도로 다꽁은 가야금 연주를 즐기고 있었다.
선생님은 전공을 해도 좋다고 하셨지만 내 욕심에 가야금을 취미로 남기기로 결정했다. 다꽁에게는 취미로 할 경우 네가 원할 때까지 레슨은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결정을 내렸다.
취미이지만 선생님 성향이 대충 가르치는 걸 싫어하시는 분이라 선생님 전공류인 최옥삼류로 레슨을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다꽁의 실력이 늘은 것인지 무대에 대한 긴장감이 사라진 것인지 대회에 가면 수상도 곧잘 하고 심지어는 예고 가야금 전공자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오는 경우도 생겼다. 중학생이었는데도.
그렇게 최옥삼류까지 배우고 나니 다꽁이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것도 지역에서는 하나 밖에 없는 외고라는 특목고에 입학했다. 이제는 레슨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나랑 선생님은 의논 끝에 다꽁이 하겠다고 하는 데까지 그냥 산조가야금으로 가볍게 레슨을 끌고 가기로 했는데 다꽁이 25현을 시작하겠다는 거다.
전공자도 아니면서 외고에 입학한 시점에 나온 발언에 뒷목을 잡을 뻔 했지만 다꽁과 참 많은 시간 이야기를 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결국 25현을 구입하고 레슨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25현과 산조 가야금은 주법이 많이 다르다. 다꽁은 익숙한 산조가야금에서 좀더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치는 25을 배우면서 힘들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점점더 25현의 매력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 공부에 매진해야 할 이제 고2 학생이 아직도 일주일에 한번씩 가야금 레슨을 간다.
다른 아이들은 학원이다 독서실이다 바쁜 시간에 다꽁은 레슨을 위해 선생님 댁에 가면 2시간 넘게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원래 레슨 시간은 40분인데 나머지 시간은 혼자 연습도 하고 선생님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전공을 위해 와 있는 아이들이랑 수다도 떤다.
25현으로 태양의 후예 OST였던 올훼이즈도 연주하고 아주 화려한 아리랑도 연주한다. 그리고 지금은 반주에 맞춰 해피니스 연습 중이다.
얼마전 다꽁의 학교에 방문한 외국 교환학생들 앞에서 아리랑을 연주했단다.
학교 선생님들께서 역대급이라고 칭찬해 주셨단다.
지금은 해피니스 연습을 충분히 해서 한달 앞으로 다가온 신입생 입학식때 연주를 하고 싶단다.
물론 학교 행사 담당선생님께서 한 파트를 주셔야 하지만 다꽁은 지금 열심히 연습 중이다.
가야금 연습을 하는 만큼 공부에도 매진을 하면 좋겠는데 다꽁은 아직 공부에는 그닥 열의가 없다. 언제쯤이면 공부에도 열의를 가질 지 모르겠다.

악기를 연주 한다는 것은 아이 개인으로는 아주 좋은 것 같다. 일단 완벽하지는 않아도 공부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하고 그 순간을 즐긴다. 또한 학교의 생활에서도 적당히 주목을 받아 좋다고 한다. 덕분에 성적이 그닥 좋지 않은 생기부라도 다꽁은 악기 연주를 매개로 제법 많이 적혔단다. 외국 학생들의 방문때 우리나라의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학교내 자체 행사였던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도와주시는 분들 앞에서도 연주를 했다.
그 모든 것들이 생기부에 녹아 들어가 다꽁은 문화컨텐츠 관련 전공도 생각하고 있다. 미래의 꿈은 수시로 바뀌고 있지만(아직도) 그나마 제일 관심이 오래 갔던 것이 광고 기획자와 전통 문화컨텐츠 개발자였다. 그 뒤로 한 동안 옥션 딜러를 해 보고 싶다고 하더니 얼마전에는 항공사 지상직 직원이 하고 싶단다.
무엇을 하던 취미가 있고 그 취미가 특기로 발전했다는 건 좋은 것이지만 이제는 잠시 손을 놓고 공부에도 열과 성을 다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한번 씩 든다.
아무리 가야금을 매개로 한 화려한 생기부를 가지고 있다고 한 들 내신이 나오지 않으면 전혀 써먹을 수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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