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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성향이 너무도 다른 엄마와 딸

by 혼자주저리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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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성향이 건조한 편이다.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지만 드라마나 영화는 절대로 보지 않는 이유가 그 오글거림에 항마력이 딸려서이다. 

이런 난 평소에도 감정이 풍부하지는 않은 편이다. 

감동도 적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능력도 떨어지는 편이라 항상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해야 할 때는 그게 왜? 라는 물음이 먼저 나온다. 

딸은 나랑 반대의 성향이다. 

딸로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를 그닥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보게 되면 몰입해서 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상대에 동화가 너무 잘 되어서 상대의 감정을 따라가는 경우도 많다. 

그 상대가 사람일 경우도 있지만 영화나 책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무도 감정 이입이 잘 되는 딸이라 한번씩 의아한 경우도 있다. 

왜 저기서 저런 감정을? 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 거다. 

비슷한 시기이기는 하지만 얼마전 우리나라에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영화판이 개봉이 되었고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도 개봉이 되었다. 

상견니의 경우 딸은 너무 재미있어서 3번을 돌려 본 드라마지만 나랑은 영 맞지 않아서 난 6화까지 보고 더 이상 진행을 하지 못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 상견니 영화를 보러가서 영화관에서 한 장면에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같이 간 친구가 거기서 왜 눈물이 나와? 라고 의아해 할 장면이었다고 한다. 

딸은 드라마와 영화의 교차되는 포인트에서 드라마의 감성으을 그대로 느꼈고 그래서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딸과 같이 영화를 본 친구도 상견니 드라마를 너무 좋아했고 그래서 같이 영화도 보러 갔지만 딸의 감성은 이해를 못했다고 하네. 

 

또 다른 이야기는 슬램덩크 때문이다. 

딸은 슬램덩크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 영화로 봤다. 

그리고 너무 감동적이라 만화를 모두 대여해서 읽어 내렸다. 

그리고 마지막권에 가서 갑자기 만화를 보다가 줄줄 눈물을 뽑아낸다. 

너무나도 감동적인 장면이라고 했다. 

드라마나 애니도 아니고 만화책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다니. 

내가 슬램덩크라는 만화책을 다 읽어 보진 않았지만 아주 예전에 읽어 보려고 시도 하다가 그친 것이 다 이긴 하지만 기억 속의 슬램덩크 만화책은 시끄럽고 시끄럽고 시끄러운 책이었다. 

그런데 그 걸 보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요즘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나의 성향으 ESTJ이고 딸의 성향은 ENFP이다. 

E만 같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성향의 모녀. 

우리 둘이 같이 있으면 조화롭게 뭔가 잘 흘러가지 않는다. 

만약 모녀가 아닌 친구거나 동료였다면 잘 맞춰서 지내지 않았을까? 

하지만 우린 모녀였고 모녀라는 그 관계성 때문에 아주 힘든 시기도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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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들었던 조언 한마디. 

엄마와 딸이 성향이 완전히 반대인데 특히 엄마가 자신의 성향대로 딸을 이끌려고 한다. 

하지만 살만큼 살았고 생각의 폭도 더 크고 특히 엄마라는 위치에서 굳이 딸의 성향을 억지로 바꿔라 할 필요가 있는가? 

그냥 엄마가 딸에게 맞춰 줘라. 

딸도 자신의 성향대로 살아 봐야 하지는 안겠는가? 

그리고 엄마가 딸에게 조금 져 준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아니지 않은가? 

뭔가 가슴에 퐉 하고 와 닿는 조언이었다. 

우리 친정 엄마의 말에 의하면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바둑판처럼 내가 정한 규율, 규격에 딱 맞춰 딸을 그 틀안에 매어 놓으려고 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조언을 들은 후 부터 딸 한정으로 내 자신을 숙였다. 

엄마가 한발 뒤로 물러나 주고 엄마가 한마디 안 하고 져 주고. 

그러자 딸과의 관계가 조금은 부드러워지는 듯 했다. 

딸의 친구들은 딸과 내가 톡으로 대화하는 걸 보면 엄마랑 친구처럼 지낸다고 부럽다고도 한다고 한다. 

그럴때마다 내 속은 문드러 지지만 이것도 못할 만큼의 스트레스는 없다. 

가끔씩 내가 왜 저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내가 한발 물러서야 되나 억울할 때도 많지만 그때는 그냥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 한마디만 참으면 모든 것이 쉽게 지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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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이 맞지 않지만 그래도 친구같은 모녀는 딸의 영화 스타일에 맞춰 딸은 두번째 보고 나는 처음 보는 슬램덩크도 봤다. 

굳이 딸을 이겨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면 성향이 달라도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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