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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엄마한테 맞고 커요, 울 엄마는 냉동밥을 줘요.

by 혼자주저리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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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어렸을 때 나를 충격에 빠트린 딸아이의 말이었다. 

이 말 한마디에 나 자신을 바꾸기위해 노력했던 날들. 

나도 참 딸의 눈치를 보며 딸을 키웠다 싶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싶다. 

아래 글은 예전 블로그에서 그대로 퍼서 옮겨와 말줄임표를 없애고 문장만 살짝 다듬었다. 

딸이 어렸을 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였지만, 난 나의 어릴때를 생각해 몇가지 규칙 같은 걸 만들었었다.

첫째는 야단을 치게 되면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아이와 의견을 맞춘 다음 벌칙을 아이가 정하게 한다.

난 어릴 때 내가 뭔가를 잘못했을때 그래서 엄마에게 또는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을 때 한번도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기억이 강하다.

물론 뒤돌아 생각해 보면 분명 내가 잘못한게 맞는데 그 당시 난 야단을 맞으면서 그 야단에 수긍하지 못했다는 기억이 많았다.

그래서 내 아이는 그렇게 야단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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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야단을 칠 때면 아주 강하게 임팩트 있게 한다.

이건 어디서 주워 들었던것 같은데 야단을 치거나 매를 들때 마음이 약해져서 어설프게 처리하면 아이는 절대로 겁을 내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세번째는 치댄다, 너 못키우겠다. 집 나가 등등

이것도 경험과 주워들었던 이야기 종합해서 내린 결론이다.

제일 충격이었던게 친구 아이가 5살때 즈음 친구가 딸을 야단치다 말을 안들어 너 못키우겠으니 집에서 나가라 했더니 그 5살 된 딸이 진짜로 짐싸들고 윗집 친구집으로 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집에서 4일을 있다가 결국 엄마가 데리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내 아이한테는 절대로 그 이야기 안 한다 결심했었다.

내가 세운 그 원칙 때문에 난 딸을 키우면서 딸이 잘못을 하면 아이를 앞에 앉히고 구구절절 무엇때문에 잘못한것이고 이래서 잘못이고 기본 30여분에 길게는 두시간까지 나로서는 설명 또는 야단을 딸에게는 의미없는 잔소리를 했다. 

그리고 똑같은 잘못을 두번째 저지르면 또다시 설명, 설명, 설명 그리고 마지막에는 꼭 붙인다.

한번더 이런 잘못을 저 지르면 벌을 받아야 하는데 어떤 벌을 받겠니?

그럼 딸은 손들기, 맞기 등등의 벌에서 꼭 맞는다고 이야기 했다.

맞는 양도 결정하라고 하면 한대에서 다섯대까지 딸이 결정했었다.

이렇게까지 약속했는데 딸은 꼭 세번째 잘못을 저질렀었다.

그래서 앞에서 한 약속을 들먹이며 매를 들었고 선 자세에서 책상 잡고 엎드리라 해서 엉덩이를 매우 세게 약속된 갯수만큼 때렸었다.

그렇게 두번을 때렸는데 주변에서 누군가가 딸에게 엄마가 잘 해주니라고 물으면 딸은 전 맞으면서 커요라고 대답을 하는 거다.

 

처음에는 웃으면서 장난하는 거겠거니 넘겼는데 두세번 반복되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이에게 두번 그것도 아이와 약속한 채벌이었음에도 그게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어 앗차 내가 잘못했구나 싶었다.

그 뒤로는 아이를 정말 현란한(?) 말솜씨로 야단을 쳤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 친정 엄마는 내가 아이를 야단칠때 옆에 있다가 결국 넌 애를 말로 죽인다 라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말로 다다다 야단을 치면서도 절대로 하지 않는 말이 너 못키우겠다 집에서 나가라였다.

대신에 난 엄마는 널 사랑한다. 넌 어떤 일이 있어도 내 딸이다. 네가 무슨 잘못을 하던 내 딸인거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네가 죽을 죄를 지어 모든 사람이 널 손가락질 한다고 해도 넌 내 딸이고 엄마는 널 사랑한다. 하지만 이왕이면 예쁘고 착하게 크면 좋지 않겠니 그러니 이런 잘못은 하지 말아야지 이러면서 또 다시 말의 향연.

그것도 아이가 크고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넘어가니 먹히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뒤로 맞고 자랐다는 이야기는 안한다.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챙기고 집안일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친정에서 얹혀 살다가 아이가 어느 정도 컸을 때 엄마 집에서 나와 우리 식구끼리 살게 되면서 엄마가 해 주던 집안 일들이 정말 숨막히게 힘들었었다.

거기다 우리 식구들 아침은 꼭 먹어야 하고 저녁은 밖에서 먹기에 딸아이 저녁만 챙기면 되었다.

그래서 생각 해 낸 것이 한꺼번에 밥을 많이 해서 공기 공기 담아서 두껑 꼭 덮어 냉동실에 넣어 두고 먹을 때 꺼내 데워 먹자는 거였다.

바쁜 아침이나 딸만 먹는 저녁에는 그것만큼 편한게 없었다.

그런데 딸은 누군가가 엄마가 맛있는거 해 주시니? 라고 물으면 꼭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우리 엄마는 냉동밥 줘요.

헐!

이런!

결국 난 눈물을 머금고 미리 해 둔 냉동밥을 다 먹은 후 부터 딱 끼니에 맞는 밥을 했다.

아침에 먹고 나면 남은 밥이 없도록.

저녁에는 작은 뚝배기에 딸아이 혼자 먹을 수 있는 밥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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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밥 양이 있어 압력솥에 하니 불위에 올려 놓고 씻거나 화장을 하거나 하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 저녁에는 딸 혼자 먹을 밥을 하니 압력솥에는 감당이 되지 않아 결국 아주 작은 뚝배기에 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힘들고 힘들었지만 이게 어느정도 익숙해 지니 이제는 집에 밥이 남아 도는 것을 견지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딸래미 말 한마디에 내 생활이 확 바뀌는데 이건 정말 에효라는 말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철도 안 든 어린 애 한테 다른 사람이 물으면 그렇게 답하지 말고 이렇게 답해 라며 진실이 아닌 답을 요구 할 수도 없었으니까.

지금은 우리 딸 주변에서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듣는 아이다.

상황에 따라 내가 이러이러한 일때문에 저렇게 이야기 해 주면 안될까 라며 살짝 진실이 아닌 거짓을 부탁할 때도 정말 잘 들어 준다.

이제는 나랑 웬만한 건 다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으니 내가 한결 편해 진것 같다.

위의 글을  쓸 당시 초등생이었던 딸이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다.

지금은 다시 냉동밥을 해서 냉장고에 쟁여 두고 먹는다. 

딸도 이제는 매 끼니 밥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된 나이고 실제로 혼자 지내면서 매번 밥 하는 것의 어려움도 알게 되었으니까. 

딸이 어릴 때는 정말이지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렇게라도 노력 한 나 자신을 스스로 칭찬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 잘 넘겨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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