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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내가 여행을 좋아하게 된 계기-아이의 사춘기

by 혼자주저리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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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여행을 계획하면서 갑자기 여행을 좋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 봤다. 

내가 처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행을 전혀 몰랐던 집, 학교를 반복하다가 집, 직장을 반복하는 생활에 치여 사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고 그 계지를 예전 블로그에서 찾았다. 

아래 글은 그 불로그의 글을 그대로 옮겨왔고 말줄임표를 없애고 문장만 아주 살짝 다음었다. 

딸이 초등 4학년때 즈음 아이가 갑자기 까칠해졌다.

딱히 뭐라고 야단을 치거나 말 할 상황은 아니었는데 내가 느끼기에 너무도 까칠한 아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나 혼자서 많이 힘들때였다.

견디다 못해 어느 토요일 아침 8시도 되기 전에 잠도 덜 깬 아이를 덜렁 차에 올라타라고 하고 아이와 단 둘이 집을 떠났다.

무작정 동해안..쪽으로.

강릉만 목표로 잡고 휴게소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면서 휴게소에 걸린 지도로 갈 곳을 짚었다.

오죽헌, 경포대, 허난설헌 생가, 참소리박물관,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 군함을 개조한 전시관 등등.

운전을 해 가면서 아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게나마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다.

난 초행길로 그때는 네비게이션도 없었으니 표지판 보면서 운전하느라 정신 없었고 아이는 아이대로 음악을 듣느라 별 이야기 없었다.

그렇게 강릉에 도착해 경포대부터 갔는데 공사중이라 경포대에 올라가 보지는 못하고 그냥 밑에서 보고 말았다.

오죽헌 갔다가 거기서 아직도 보지 않은 책도 한 권 샀다.(그 책은 결국 책장 한번 넘겨 보지 못하고 조카에게 넘어갔다.)

가 보자 했던 곳들 하나 하나 다녀보고 허난설헌 생가 근처에서 두부도 먹었다.

이래저래 하루를 보냈지만 결정적으로 숙소를 정해 놓고 오지 않은 탓에 그때부터 숙소 찾느라 운전하면서 길 가에 펜션 전화번호만 보이면 차를 세우고 전화로 방이 있는지 문의했다. 

주말이라 예약이 다 되었는데 다행이 그날 날씨가 좋지 않아 취소된 곳이 한군데 있어서 방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구한 숙소에서는 텔레비젼 보면서 낄낄거리고 자고 일어나 다시 해안도로쪽으로 돌면서 관광하다 집으로 왔다.

여행 기간 내내 딸과 별다른 이야기 하나 나눈 것 없었다.

그런데 급작스런 여행을 다녀 오고 난 다음 집에 오니 아이가 많이 부드러워져있었다.

딱히 둘이서 어떤 이야기 한 것도 아니었고 나는 초행길 운전에 온 신경을 썼고 딸은 딸대로 즐길 수 있는 건 즐겼는데 그 뾰족함이 어디로 갔는지.

그 뒤로 난 딸과 나와의 여행을 일년에 한번은 반드시 계획했다.

단 둘이 가기 힘들다면 친구들과 또는 모임의 여행에 딸을 끼워 움직였다.

심지어 직장 해외 세미나에도 딸과 동행을 했는데 직원들 중 나 혼자 아이를 데리고 갔었다.

단지 아빠나 다른 식구들과는 움직이지 않고 딸에게는 낮선 사람들과 딸과 나만의 여행을 계획한 거다. 

여행을 하는 동안은 일행이 있지만 이동하는 동안 그리고 숙소는 딸과 나 단 둘이 있으니까.

그렇게 다니는 동안 아이의 사춘기가 쉽게 넘어간 것 같다.

지금도 사춘기 일 수도 있지만 엄마가 말도 못 붙일만큼 까칠한 아이들에 비해 딸은 많이 수월한편이었다.(현재는 대학생)

아직도 엄마랑 어딘가를 가는 것에 거부감도 없다.(대학생인 지금도 엄마랑 여행을 생각한다)

여행이란 것이 이래서 좋은 것 같다.

솔직히 맞벌이를 한다고는 하지만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년에 한번 여행을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다니는 이유이다.

이것때문이다.

아이의 사춘기 즉 엄마가 컨트롤을 할 수 없는 시기를 쉽게 넘기기 위해서.

아이마다 처방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딸 아이는 엄마랑 아들은 아빠랑 여행을 다녀 보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지금은 살짝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다. 

모녀간, 부자간의 여행도 좋지만 부녀간, 모자간의 여행도 생각해 볼 만 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이 이제는 딸은 딸대로, 나는 나대로 여행을 줄기는 것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딸과 여행 이야기는 많이 나눈다. 

이러니 내가 여행을 좋아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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