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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첫번째 이야기 "노고단"

by 혼자주저리 202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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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등산을 싫어한다.

무조건 싫다가 아니라 내가 했던 등산 중 굵직했던 등산 중 기억에 좋게 남은 것이 없다. 

그러다보니 등산이라고 할 때마다 좋았던 기억 보다는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남아서 등산을 싫어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기억에 남은 생애 첫 등산은 지리산의 노고단이었다. 

그 당시 우리는 지라산 노고단에 올라갈 예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론은 노고단에 올랐고 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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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대학교 3학년때였다. 

그 당시 학과 집행부를 했었고 여학생이 많은 우리과 특성때문에 집행부는 모두 여학생이었다. 

난 그때 학술부장이라는 타이틀이었는데 내가 봐도 웃기는 타이틀이었다. 

난 공부는 정말 싫어하고 학과 활동 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더 열과 성을 다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학과 집행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여튼 그 당시 학과 집행부끼리 지리산 쌍계사 밑으로 1박2일 MT를 가기로 했다. 

의무 MT는 아니었고 희망자만 참여하는 자율여행있다. 

참가자는 총 6명이었고 그 당시 자차 개념은 없었기에 버스를 타고 진주에 가서 1박을 하고 쌍계사로 들어가 1박을 하고 다음날 집으로 바로 가는 일정이었다. 

진주에서 1박을 할 때는 즐거웠다. 

터미널 근처 모텔이었던 것 같은데 6명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방에 숙박을 했고 모텔 특유의 텔레비젼 19금 방송도 나왔었다. 

우리 모두 그때는 깔깔거리며 그 영상 보면서 이런 저런 트집을 잡다가 잠을 잤었다. 

다음날 아침 터미널에서 쌍계사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출발 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우리가 버스를 잘못 탄 것을 알았다. 

우리는 쌍계사가 아닌 화엄사 아래 도착을 한 것이다. 

다들 알겠지만 쌍계사 앞에는 상가도 형성이 되어 있고 민박도 많았는데 화엄사 앞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당황했던 우리는 그때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등산로로 노고단에 올라가자고 급 결정되었고 룰루랄라 산길로 향했다. 

그 당시 내 옷차림은 등에 배는 작은  쌕에 잠옷 한벌밖에 들은 것이 없었고 청바지에 신발은 그 당시 유행했던 랜드로버라는 단화였다. 

다른 친구들의 옷차림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크게 걱정 하지 않았던 것이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차량이 올라간다고 했으니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책처럼 올라갈 수 있다고 했었다. 

문제는 그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갑자기 친구 두명이 이 길은 지겨우니 소방도로를 가로지르는 산길로 올라가자고 제안을 한 것이었다. 

그 친구 두명은 여름방학이면 걸어서 국토 종단을 하는 동아리 회원들이기도 했다. 

등산이라고는 태어나서 이번이 처음인 난 아무 생각없이 동의했고 그렇게 우리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시작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하지만 중반 이후가 될 수록 내 체력은 바닥을 쳤지만 우리 일행 중 나를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거기가 집 근처 산이었으면 혼자 도로 내려가 집으로 가면 되는데 난생 처음 친구들과 버스 타고 찾아 온 동네였기에 되돌아 내려 간다는 선택지도 없었다. 

그냥 친구들을 따라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친구 중 두명은 앞서서 쭉쭉 산을 타고 올라갔고 두명은 그럭저럭 올랐는데 나랑 한명은 뒤에서 죽을동 살동 친구들을 따라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하산 하던 분들은 내 옷차림과 신발을 보면서 혀를 끌끌 찼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울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노고단 아래까지 도착했는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고단 바로 아래 부분에는 경사가 가파른 돌길있다.

그 돌길은 차마 두발로 걸어 올라갈 상황이 되지 못한 난 그 즈음부터 눈물 콧물 빼면서 두 손과 두발을 이용해서 기어 올라가야만 했었다. 

억지로 그렇게 올라갔던 노고단은 너무도 추웠고 먹을거리 아무것도 없던 우리는 노고단 산장에서 판매하는 컵라면 작은것을 하나씩 구입해서 저녁으로 먹어야 했다. 

잠은 산장에서 자기로했고 산장의 얇은 모포는 춥기도 추웠었다. 

다행히 등산을 오신 분들이 먹을 거리도 조금씩 나눠 주시기도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은 너무도 힘들고 추웠고 배고팠다는 기억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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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밤을 지내고 난 다음 내려 가는 길은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래도 하룻밤 잠을 자고 났다고 조금은 쌩쌩해진 난 뱀사골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고집했었다.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소설 '토지'에 나왔던 뱀사골을 꼭 가보고 싶었기에 고집했었다. 

다행히 뱀사골로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 만큼은 힘들지는 않았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다리에 힘을 주며 내려갈 수 있었다. 

뱀사골 계곡은 너무 좋았다는 기억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첫 등산이 너무 힘들었고 그 당시의 느낌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어서 그 뒤로 지리산 밑으로는 한참을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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