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딸아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라탕을 먹고 싶은데 그 곳에서 마라탕을 하는 곳을 못 찾았다고 한다.
훠거를 하는 곳은 있는데 미국 물가도 어마무시한데다가 주변에 같이 가자고 할 만한 친구들이 없어서 가자고 하지 못하고 있단다.
그러니 대안으로 마라탕 소스를 중국식품점에서 구입해서 사리곰탕면에 넣고 끓여 먹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이모 집에서 마라탕 냄새를 폴폴 풍기는 것도 신경 쓰인다고 마라탕 컵라면을 구입해 보내 달라고 하더라.
딸아이 말로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데 수요가 많아서 편의점에 없을 수 있으니 편의점 여러곳을 다니면서 사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 말에 바로 인터넷 검색하니 역시나 우리나라 인터넷에는 없는게 없다.
당연히 마라탕 컵라면도 있더라.
인터넷으로 한 상자를 주문했다.
한 상자에는 12개가 들어 있었다.
딸아이에게는 두어개는 내가 먹고 나머지를 보내 준다고 하고 하나를 먼저 뜯었다.
튀기지 않은 고구마면이라고 되어 있어서 살짝 기대감이 올라갔다.
큰 사이즈 컵라면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닥 크다가 느껴지지 않았고 뜨거운 물을 붓고 5분이면 된다고 되어 있었다.
440kcal로 인스턴트 치고는 괜찮은 칼로인건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트륨 함량이나 성분들 때문에 찍기는 했지만 그닥 상세하게 보지는 않았다.
컵라면이라는 제품명 자체가 건강한 음식은 아닌데 거기서 성분이나 이것 저것 따지는 건 모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다면 인스턴트를 안 먹어야지라는 마음과 이왕 먹더라도 조금은 더 나은 성분의 인스턴트를 먹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의 공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컵라면의 뚜껑은 일반 컵라면처럼 한 장의 종이가 입구에 붙어 있는 스타일이 아닌 종이컵 형태의 온전한 뚜껑이었다.
그 뚜겅을 열면 처음 보이는 것이 내부에 비닐로 포장이 된 면이다.
컵라면이지만 내부에 포장이 한번 더 되어 있다는 것이 살짝 의아 하기도 했고 괜찮은 포장인가 싶기도 했다.
면을 밖으로 끄집어 내면 내용물이 뭔지 알 수 없는 은색의 스프 와 접힌 포크가 보인다.
내용물을 모두 밖으로 꺼내봤다.
비닐에 한번 더 포장이 된 면과 마라탕 소스로 보이는 액상 스프 그리고 은색의 내요물을 알수 없는 스프가 세개 있었다.
접는 형식의 포크도 같이 들어 있었는데 집에서 먹을 거라 이 포크는 사용을 할 일이 없었다.
먼제 제일 궁금한 은색의 스프들을 먼저 뜯었다.
하나는 살짝 분홍빛이 도는 가루 스프였다.
내용물을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사골 분말이랑 조미료등이 들어 있지 않을까 추측을 해 본다.
한 봉지는 녹색 채소들이 건조되어 들어 있었다.
또다른 한봉지는 아마도 두부면이 돌돌 말린 것이 아닐까 추측을 했다.
다 건조가 되어 있는 것들이라 추측만 할 수 있었다.
액상 스프를 뜯어서 위에 뿌렸다.
이쁘게 잘 뿌리면 좋은데 나의 망손이 어디가나?
여기저기 흩뿌려 넣고 말았다.
이런 세심한 것들을 제대로 못하니 음식을 그릇에 담아도 플레이팅이고 뭐고 더욱 신경을 안 쓰게 된다는 것.
오히려 신경을 쓰다보면 조금 더 섬세하고 이쁘게 담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먹기도 바쁜데 언제 이쁘게 담고 있느냐 말이다.
그냥 대충 담아서 먹어야지.
흩뿌려진 스프 위로 면을 뜯어서 넣었다.
면 양이 그닥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위에 끓는 물을 부었다.
소스들이 면 아래 있다보니 국물은 희멀건해 보여서 으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부어진 물로 인해 면이 보이는데 당면 같은 식감일 듯한 모습이었다.
고구마면이라 그런 듯 싶었다.
5분을 기다린 다음 면을 휘휘 저어줬다.
아래에 깔려 있던 스프들이 제대로 섞이면서 눈으로 봐도 매콤한 마라탕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보통 마라탕을 주문해서 먹다보면 국물은 사골국물 같고 거기에 매운 소스가 어우러져야 하는데 눈으로 보기에도 사골국물 같은 느낌은 없고 맹물에 마라탕 소스가 풀어진 듯한 비쥬얼이었다.
건더기 스프들은 생각보다 실해보여서 기대 이상이었다.
면은 당면 같은 식감이라 나쁘지 않다.
하지만 국물이 사골국물이 아닌 맹물에 마라 소스를 풀어 놓은 듯한 진한 맛이 없고 가벼워도 한참 가볍다.
그 와중에 마라의 향이나 매운맛은 있으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중간 중간 후추알갱이처럼 마라 알갱이가 씹히는 것은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굳이 다시 사 먹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혹시 집에서 물을 끓일때 일반 사골육수를 끓여서 한번 만들어 먹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다음에 사골육수를 끓여서 만들어 먹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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