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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일기/성장통

[고등생활] 가보지 못 한 길에 대한 미련

by 혼자주저리 2017.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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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꽁의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마무리 되었다.

처음 중학교때 원서를 쓰면서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떨어지면 선택해야 할 방향들을 잡으면서 참 많이 설레었었다.

막상 다꽁의 합격이 결정되자 마자 다가 오는 것은 험난 하기만한 대학 입시라는 문.

그 당시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었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입시라는 벽은 참 높아 보였다.

물론 지금도 아주 아주 높아 보인다. 실제로도 높다.

지방이기는 하지만 특목고인 외고에 입학한 다꽁은 전원 기숙사 생활과 새로운 학교에서의 적응때문에 1학기가 힘들었었다.

사실 다꽁의 입학이 결정되었을때 다꽁에게 했던 말이 있었다.

"중학교에서 상위권 아이들이 입학하는 학교이다. 그 곳에서 네가 얼마나 잘 할 지는 모르지만 아마 처음에는 바닥을 칠 것이다. 하지만 넌 그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힘이 있으니 최대한 반등을 빨리 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지만 그래도 2학년이 되면 치고 올라가자."

이 말을 할 동안에도 내 마음 속에서는 설마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1학기 동안은 바뀐 생활에 시험 기간 내내 아팠고 친구랑 힘들었고 집을 그리워하느라 공부는 뒷전이었고 2학기는 마냥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느라 공부는 뒷전이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e뮤지엄, 소장처 : 서울교육사료관, 유물번호 : 교육사료(교육사료) 220511-000)

 

다꽁이 1학년을 마무리하면서 종합 평가로 받은 성적은 아주 처참할 정도로 저렴하다.

 


 

어디에 내 놓기에도 참 불편한 내신 등급이다.

1학기때는 멋 모르고 역사와 화학 공부에 매진을 하다보니 전과목 등급은 2학기보다 좋지만 주요과목 등급은 2학기가 더 좋다.

그래도 2학기때는 주요 과목에 매진을 해서인지 본인이 원하는 결과는 받지 못 했지만 그래도 주요과목 등급이 아주 눈꼽만큼 올랐다.

서울대와 교대를 지원 할 게 아니라면 다꽁은 주요과목에 매진해야 할 듯 하지만 아이가 좋아 하는 과목은 역사와 화학이다.

물론 인문계 화학이니 좋아하는 거겠지만 자연계로 들어가 화학 심화 수업은 정말 싫어라 할 것이 뻔히 보이는 아이지만 항상 주류를 비껴나 비주류를 좋아하는 스타일을 유지하는 다꽁이다.

특목고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최소 3등급 이내에는 들어야 수시에 원서라도 써 볼 텐데 다꽁이 받은 등급은 전혀 수시를 생각 할 수 없는 등급이다. 그렇다고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만 생각하기에는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

일단 모의가 내신보다 등급이 좋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치르는 시험 한번으로 결정나는 수능 성적은 대박이 날 경우보다 쪽박을 찰 경우가 더 크다. 거기다 그 날의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요한 시험에 대한 긴장감은 아이를 짓누를게 뻔 하고 그렇게 힘들게 친 시험의 결과만 가지고 입시를 하기에는 아이에게 기회가 너무 적다.

수시 6장의 카드를 활용해서 아이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하지만 지금의 등급으로는 꿈도 못 꿀 상황이다.

다꽁이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분발 해서 2학년부터는 반등을 노려야 한다.

문제는 다꽁의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다.

학습의 양을 늘려야 함에도 다꽁은 늘리기 싫고 지금 하고 있는 양을 유지하거나 아주 조금 더 늘리는 정도만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의 양으로는 반등이 힘들다는 것. 주변의 아이들이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모두 다 놀고 있고 다꽁이 그 정도만 공부해 준다면 반등은 가능하다. 하지만 전국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공부에 학교 생활에 비교과에 열과 성을 다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다꽁은 그닥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음에도 내신이 완전 바닥을 아니라며 웃음을 짓는데 웃을 상황이 아닌거다. 지금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만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들도 포기 할 수 없고 잠도 충분히 자야 하며 공부량은 지금 정도 또는 약간 더 많이.

너무 안일한 생각에 옆에서 보고 있자니 숨이 턱 하고 막힌다.

3학년이 되어 9월에 원서를 쓸 때 그때 후회하면 늦다. 물론 정시만 생각한다면 늦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시 6장의 카드를 버릴 수는 없는 부분이다.

대학교에대한 기대감을 낮춘다면 되겠지만 이 또한 다꽁도 나도 눈을 낮추기에는 아쉽다.

목표치는 높고 행동은 따라오지 않으니 차라리 고등 입시를 한번 실패 했었더라면 하는 생각까지 든다.

실패를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2학년이 되면 성적이 오를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도 생긴것 아닌가 싶다.

실패의 경험이 모두 나쁜 건 아니다. 분명 실패의 경험으로 더 좋은 미래를 준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태 실패 해 본 적이 없는 다꽁에게는 지금까지의 편안했던 삶이 독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아이를 자극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내가 찾은 방법은 아이와의 냉전뿐.

이것은 임시 방편도 안되는 정말 최악의 선택이다.

다꽁을 어떻게 이끌면 앞에서 잘 끌어 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옆에서 공부해라 공부해라 잔소리도 통하지 않는 나이에 생활조차 학교에서 하고 있으니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없다.

다꽁이 어릴 때 공부를 전혀 시키지 않았던 것이 이제는 후회스럽다.

초등, 중등의 성적이 필요 없다고 그냥 즐겁게 학교 생활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아쉽다.

그 당시 조금만 공부를 더 시키고 조금만 공부의 습관을 잡았더라면 지금 조금은 편안하지 않았을까?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미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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