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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상영물

시대가 낳은 괴물들의 동상이몽 또는 동몽이상 영화"헌트"

by 혼자주저리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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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있는 딸아이가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꼭 보고 싶은데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니 엄마라도 대신 가서 보고 와서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영화에 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그렇게 영화를 보러 갔다.

헌트(HUNT)

개봉 : 2022년 08월 10일
감독 : 이정재
출연 : 이정재(박평호) 정우성(김정도) 전혜진(방주경) 허성태(장철성) 고윤정(조유정)
특별출연 : 황정민(귀순 비행기 조종사) 이성민(박차장 옛 동료) 주지훈, 김남길, 박성웅, 유재명, 송영창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라! ‘사냥꾼’이 될 것인가, ‘사냥감’이 될 것인가!]
망명을 신청한 북한 고위 관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 안기부 해외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 ‘동림’ 색출 작전을 시작한다. 스파이를 통해 일급 기밀사항들이 유출되어 위기를 맞게 되자 날 선 대립과 경쟁 속, 해외팀과 국내팀은 상대를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조사에 박차를 가한다. 찾아내지 못하면 스파이로 지목이 될 위기의 상황, 서로를 향해 맹렬한 추적을 펼치던 ‘박평호’와 ‘김정도’는 감춰진 실체에 다가서게 되고, 마침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게 되는데…… 하나의 목표, 두 개의 총구 의심과 경계 속 두 남자의 신념을 건 작전이 시작된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상영시간 2시간이 살짝 넘는 시간동안 지겨울 겨를 없이 흡인력있게 진행되어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영화 첫번째가 전쟁영화이고 두번째가 광주 민주화 운동 배경의 영화이다.
영화적 소재가 아주 많은 시대와 배경인데 개인적으로 전쟁같이 사람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쩔 수 없이 피폐해 지는 그 상황들이 너무 싫고 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의 배경도 그런 맥락으로 너무 싫다.
특히나 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의 경우 직접 경험 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 마냥 코 찔찔 흘리며 지냈지만 그 시대를 같이 살았던 세대라 보고 있으면 정말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두 배경의 영화는 피하는 편인데 헌트는 진짜 사전 지식이 하나도 없이 보게 된 거라 영화가 시작되고서야 80년대 배경의 영화구나를 알았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 제목을 듣고 주인공이 누구인지 들었을 때 난 현대물이라 생각했었다.
무슨 편견때문인지 몰라도 그렇게 생각하고 갔는데 처음 영화가 시작할 때의 배경을 보고 망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영화는 80년대 배경이라도 그 시대 사항을 조금씩 영화 속에 흘려 넣지만 그 민주화 운동을 주요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
안기부의 두 차장 박평호와 김정도의 대립이 주요 모티브였다.
중간 중간 보여지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장면들은 가슴이 아팠지만 영화를 보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첩보 액션물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또 하나의 감상점은 이정재, 정우성 두 배우의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힘이었다.
상영 시간 내내 마침내 동림의 정체가 밝혀 지기 직전까지 누가 동림이냐 고민하게 만드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좋았다.
과연 누가 동림인가를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고민을 했고 영화에서 던져주는 떡밥에 속아서 의도한 대로 오판을 하게 되는 매력도 있었다.
동림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와 난 70대 30으로 다른 인물이 동림일거라 생각했었는데 그 보잘것없는 30%의 비중으로 동림을 결정하다니 싶었다.

70대 30이라는 퍼센테이지로 동림의 정체를 의심했지만 영화 내내 과연 누가 동림인가라는 주제는 단 한번도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풀어 놓지 않았다.
이 사람인가? 아니야 저 사람인듯 싶은데 이런 의심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영화를 보게 되어 더욱더 재미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동림의 정체를 미리 눈치 챈 사람들이 많았다면 내가 너무 쉽게 그들의 의도한 대로 따라 간 것이겠지만 동림의 정체에 대한 요소는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꽤 재미있게 과연 누구인가 고민하면서 영화를 봤었다.

영화의 액션은 꽤 좋았다.
어설퍼 보이지 않았고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초라하지도 않은 적당한 파괴의 모습이었다.
헐리우드 영화의 화려한 액션과 폭발은 정말 영화 같은 장면들이고 너무 어설프거나 초라하면 액션의 시원한 맛이 없어질 텐데 영화는 그 시대적 배경과 함께 대체적으로 액션이 잘 어우러졌다.
워싱턴이나 일본, 방콕의 총을 든 액션 신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지만 영화로 보자면 꽤 적당히 강약 조절을 잘 한 듯 싶다.

방주경과 박평호의 케미는 너무 좋아서 저런 팀워크라면 일하는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장철성과 김정도의 케미는 딱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의 모습이었다.
그 차이를 보는 것도 인물의 성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 영화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눈에 익숙한 사람들이 특별출연으로 잠시 잠깐 한 장면을 책임진다.
그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영화를 많이 보지 않는 나에게도 익숙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니까.

영화의 배경이되는 아웅산 테러 사건은 내 기억 속에도 남아 있다.
어린 아이였지만 외국에서 우리나라 장관들이 폭발로 죽었다는 뉴스를 접했고 주변 어른들의 대화 속에서 불안은 감지했던 느낌은 남아 있다.
하지만 막상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전혀 접한 기억이 없으니 이것 또한 그 시대 독재 정권의 특징이 아니었을까.

시대적 배경을 깔고 만들어진 두명의 안기부 차장.
그들은 불안했던 그 시대에 만들어 진 괴물들이었다.
그들이 선택한 결과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그들은 결국 하나의 꿈을 향해 달린것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또 알고 보면 방법은 같았지만 그 목적은 달랐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둡고 침침했던 안기부의 모습들.
고문실의 처절함은 정말 잠시 나오는 장면이라고 해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그 또한 우리의 지나간 역사이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 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봉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의 영화라 최대한 스포를 빼고 적으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샌 부분이 있을까 걱정스럽기는 하다.
최대한 영화의 내용은 건드리지 않은 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마음대로 적지는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론은 상영시간 2시간이 지겹지 않은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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