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나만의 취향

제목이 정말 거창하다. 

그런데 뭐 별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고 갑자기 김치에 대해 주절주절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 

딱히 뭔가 김치로 인한 이벤트가 있었던 건 아니라 김치 관련 사진을 찍은 것도 없고 무료 이미지 찾는것도 그래서 그냥 일반 꽃사진과 함께 김치 이야기 한번 해 보려 한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부르는 음식은 여러 종류가 있다. 

김치, 된장 등등을 비롯하여 손에 꼽을 식재료나 음식들이 아주 많다. 

그 중에서 배추김치는 아마 다들 세손가락 안에 꼽을 듯 싶은데 사실 첫번째로 꼽는 사람들이 더 많을 듯 하지만 우리네 밥상에서 김치가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난 김치 없이도 밥을 잘 먹는 편이다. 

내 입에 맞는 김치가 있다면 다른 반찬 없이 그 김치와 함께 밥을 뚝딱 두 그릇도 먹을 수있지만 내 입에 맞지 않는 김치라면 가능한한 김치 없이 그냥 다른 반찬으로 밥을 먹는다. 

김치없는 밥상도 잘 올리는 편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좋아 하는 김치는 아주 푹 익어서 신맛이 극대화 된 배추김치이다. 

이때 김치는 무르지 않아서 아삭한 맛은 유지하면서 새콤한 맛이 강해야 하는데 김치냉장고가 보편적으로 보급되고부터 이런 김치를 먹어보지 못한 것 같다. 

아삭하니 정말 맛있는 신 김치는 일반 냉장고에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익혀야 나올 수 있는 맛이다. 

아니면 겨울 김장을 담은 후 그 김치들을 춥고 응달진 곳에 땅에 파 묻었을 때 나오는 맛이기도 하다. 

김치 냉장고에서 오래 익은 김치는 먹기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 맛은 아닌 경우가 많다. 

김치 냉장고에서 적당한 온도에 익은 김치의 경우 아삭한 맛은 아주 좋지만 신맛이 조금 부족하다 느껴지니까. 

아주 맛있게 잘 익은 신김치를 가장 좋아하고 그 다음 좋아하는 배추김치는 방금 갓 담은 김치이다. 

겉절이 김치와 달리 잘 절여서 김치속으로 버무린 갓담은 김치의 젓갈 향과 맛, 배추의 풋내, 마늘, 생강, 고추가루 등의 양념들이 각자 존재감을 내 세우며 서로 다투는 그 때가 맛있다. 

보통 김장을 담을 때 바로 버무린 배추김치 한 쪽을 밥과 먹을 때 수육도 필요 없는 맛이기도 하다. 

이렇게 갓 담은 김치이거나 아예 푹 익은 신김치일때 잘 먹지만 그 중간의 어중간한 맛일때는 김치를 먹지 않는다. 

내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치를 담궈서 2~3일이 경과하면 김치가 잘 익었다 또는 맛이 잘 들었다고 하면서 맛있게 먹는데 난 그때 김치가 맛있다는 느낌을 그닥 받지 않는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그때 양념들은 서로 잘 어우러지고 배추의 풋내도 사라지면서 김치 특유의 맛이 나기 시작하는데 난 그 맛이 별로이다. 

극단적으로 신 김치이거나 극단적으로 갓 담은 김치를 원한다. 

배추김치에 대한 취향이 이렇다보니 점심 시간 사내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김치는 식판에 담지 않는다. 

식당에 제공되는 김치는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일 경우가 태반이니까. 

주변 사람들은 내 식판을 보면서 한국인이 어떻게 김치 한점 없이 밥을 먹냐고들 하는데 내 입에 맞지 않은 김치를 담아와서 안 먹고 버리는 것 보다는 차라리 식판에 담지 않는 것을 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깍두기도 잘 익어서 새콤새콤 해야 좋아하고 잘 먹는다. 

역시나 사내 식당에 나오는 깍두기는 그렇게 잘 익어 나오지 않는데 식당에 유일하게 내 입에 맞게 나오는 김치가 있다. 

석박지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김치인데 원래 석박지는 무를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배추와 함께 버무린 김치로 알고 있지만 이 곳에는 무를 큼직하게 삐져서 담근 김치를 석박지라고 부른다. 

무를 삐진다는 것은 반달 또는 나박으로 일정한 모양으로 도마에 올려 써는 것이 아니라 연필 깍듯이 무를 손에 들고 칼로 어슷하게 무를 썰어 내는 일정하지 않은 모양을 이야기 한다. 

 우리 식당에 나오는 석박지는 잘 익어서 무는 아삭하고 맛은 새콤하니 내 입에 딱 맞는 김치이다. 

문제는 이 석박지가 자주 나오지 않으니 슬픈 현실인거지. 

이러다보니 갓김치, 파김치, 물김치 등등 대부분의 김치가 새콤하니 조금 많이 익어야 좋아라하면서 먹는다. 

유일하게 익지 않은 김치로 좋아하는 건 오이소박이 뿐일 듯 싶다. 

이러니 난 김치 없는 밥상도 너무 잘 먹는다. 

내 입에 맞지 않는 김치를 먹기 보다는 그냥 없이 먹는 걸 택한 나의 결정이니까. 

그나저나 정말 맛있는 신김치가 먹고 싶은데 요즘은 못 먹은지 너무 오래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