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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한국

기장 시장, 일광 바닷가, 간절곶 해빵

by 혼자주저리 2017.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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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직원들과 기장 시장으로 나들이를 갔다.
처음 가 보는 기장 시장은 조그마한 시골 시장일 거라는 내 예상을 뛰어 넘으며 무척이나 컸다.
시장 투어를 해 본 것은 아니지만 공영 주차장에서 목적지로 한 대게를 먹을 수 있는 곳까지 둘러보는데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온갖 싱싱한 야채들과 건어물, 생선들, 젓갈들 등 외에도 그 짧은 길 목에 많은 물건들을 둘러 볼 수 있었다.
내가 걸었던 길 목의 시장거리보다 옆 길목의 시장거리가 더 활성화 되어 있으며 더 많은 물건들이 있다고 했다.
사무실 직원들과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좀 더 천천히, 찬찬히 둘러 보고 싶었지만 일단 내 차에 타고 움직였던 관장님께서 걸음을 서두르셨고 다른차로 움직였던 차장님과 직원들을 만나야 하기도 했기에 아쉬움을 달래며 짧은 거리를 통과했다.
직원들을 만난 곳은 대게 식당이 많은 곳이었다.
여태 나는 대게를 먹는다면 정자, 울진, 강구 등에서 먹었었다.
정자 밑으로 바닷가에서 대게를 먹는다는 생각을 해 보지를 않았다는게 맞을거다.
우리 집에서는 친가쪽, 외가쪽을 다 돌아봐도 대게는 정자가 최남단의 지점이었다.
그러다 오늘 기장 시장의 대게 거리를 보면서 이런 곳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식당의 규모도 컸고 초장집도 큰 건물위에 모두 모여 있어서 완전히 거대 기업같았다.
관장님께서 선택한 식당은 초장집에 꽤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초장집이 실내에 들어찬 마루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오픈된 공간이었으나 우리가 안내 받은 곳은 특실이라는 이름이 붙은 단독 룸이었다.
테이블이 두개 들어가면 넓지도 좁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방으로 전기 판넬의 온도를 올려 따뜻하게 있을 수 있었다.
초장값은 1인 3,000원이었고 게의 시세는 박달대게가 1kg에 80,000원, 킹크랩이 70,000원, 러시아산 대게가 60,000원, 국산 대게 와 홍게가 50,000원, 40,000원이었다.
우리는 일단 박달대게로 선택했고 4마리 올렸는데 6키로가 넘었다.
일반 대게 2마리 더 서비스를 받기로 하고 금액 흥정으로 총 470,000원에 선택을 했다.
그 와중에 차장님은 게의 다리가 떨어진 것은 그 부위로 바닷물이 들어가 게살이 매우 짜서 안된다고 일일이 게의 다리 수를 세고 계셨다.
쪄진 게는 가게에서 다 잘라 먹기 좋게 손질을 해 주셔서 편하고 맛있게 먹었다. 문제는 총 6명의 인원이 그 많은 게를 먹었음에도 부족함을 느껴 결국 차장님께서 킹크랩 한마리를 더 주문하고 오셨다는 거다.
킹크랩 한마리에 2키로가 넘어 가더라.
그럼에 관장님은 이곳이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만족하셨다.
최근에는 가족들이랑 게를 먹으러 가 보지 않아서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박달대게는 역시 최고였다.
난 킹크랩은 처음 먹어봤는데 박달대게를 먹고 난 다음에 먹어서인지 배가 불러서인지 킹크랩 자체는 맛이 있었으나 박달대게 보다는 못했고 살에서 특유의 향이 나는 것 같았다.
배가 불러 숨을 쉴 수도 앉아 있을 수도 없을 정도가 되어서 우리는 식당을 나섰다.

다음 목적지로 대변항을 가기로 하고 두대의 차가 출발하였으나 대변항을 향해 착실히 가던 우리차를 다른 차가 불렀다. 아마도 차장님이 술이 올라 주무시면서 길을 잘못 들은 것 같아 우리가 차를 돌려 그들에게 갔다.
대변항에서 보기로 했던 일행을 일광 바닷가에서 만났다.
역시나 차장님은 차에서 주무시고 계셨고 일행은 공영주차장에서 나와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 곳에서 좌회전을 못하고 직진을 한 것 같았다. 넓은 도로의 교차로임에도 신호가 없어서 눈치껏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직원이 그곳을 제대로 못 간 것이다.
덕분에 부른 배를 두드리며 멸치회를 먹어야 하는 고문에서 벗어나 일광 바닷가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커피를 마셨다.
흐린 날씨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요 며칠이 이어지는 기온때문인지 바닷가는 조용했다.
마침 걸려온 다꽁의 전화에서 다꽁이 있는 곳은 눈이 온단다. 마치 눈 스프레이로 뿌리는것처럼 펑펑내린다고 내일 기숙사에서 퇴사할때 내가 어떻게 운전 하고 본인을 데리러 올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 다음에 붙은 말이 지금 내리는 눈이 밤 사이 꽁꽁 얼어붙어서 운전을 하기 힘들것 같으니 차라리 지금 데리러 오라고 한다. 아이고 이 딸램이 기숙사에 있기 싫어서 눈을 핑계대고 있는거다.
다꽁에게 지금 기장에 있다고 집에 아주 늦게 들어 가 질 것 같다고 그래서 오늘은 데리러 못 간다고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일광 바닷가를 뒤로 하고 자동차 전용 도로가 아닌 해안 도로를 따라 운전을 하다가 간절곶 해빵을 사러 들어갔다.
인터넷에서 제법 이야기를 들었지만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해빵을 이번에야 먹어 볼 수 있었다.
딱히 일부러 걸음해서 사 먹으러 갈 맛은 아니었지만 지역별 유명한 빵이라고 해서 먹어봤던 것 중에는 제일 나았다.
바닥은 소보로, 위는 카스테라로 중앙에 슈크림이 들어간 해빵은 딱 가진 재료들의 맛이 어울어진 맛이었다.
그래도 재료들의 조화가 좋아서 먹을만 했고 내일 퇴사할 다꽁이 생각나 한세트 구매를 했다.
이곳을 나와 집으로 가야 하는 길은 퇴근시간과 겹쳐있었다.
네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길로 가게되면 엄청난 러시아워와 만나야 한다며 관장님께서 샛길을 알려주신다고 하시길래 그 쪽으로 운전을 했다.
그런데 길이 이상하다. 비포장 도로로 산 속으로 올라간다. 몇번의 갈림길에서 관장님의 지시대로 가다가 느낌상 산으로 올라가는 것 같은 길로 들어 섰다. 혹시나 싶어 다시 관장님께 이 길이 맞냐고 산으로 가는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비포장 도로로 산을 하나 넘어야 한다고 하셔서 그대로 직진했다.
차가 한대 겨우 지나 갈 수 있는 비포장 도로가 끝나고 좁기는 하지만 포장도로가 나왔다.
네비게이션에서는 그 길을 해맞이도로라고 이름이 나오길래 맞게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길은 산 한 중간에서 끊어져 있었다. 이런.
좁은 산길에서 겨우 겨우 차를 돌려 그때서야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친절한 네비양이 가지는대로 길을 잡았다. 조금전 산으로 올라오면서 의문을 가졌던 지점에서 다른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었던 거였다.
아이고 이렇게 험난한 오후를 마무리했다.
비싼 박달대게로 과식을 하고 의도치 않게 산속 오프로드를 달리느라 힘들었지만 그 오프로드 때문에 엄청 웃었다.
길이 끊어 진 곳에서 차를 세우고 난감함에 내려 뒤에 따라 오던 직원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냥 우리 둘 다 웃음이 퐝 터져버렸다. 덕분에 길을 잘못 가르쳐 주신 관장님도 황당해 하던 다른 직원들도 다 같이 웃으면서 그 순간을 즐겼다.
험난했던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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