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전에 공방에서 회식을 했었다.
공방샘, 나, 수강생1, 수강생2 이렇게 총 4명이 하루 수업을 빼고 맛난것 먹으러 가기로했다.
장소는 공방 샘의 친우가 하는 아주 작은 가게였다.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3개, 두명 또는 세명이 앉을 수 있는 미니 테이블이 하나 있는 것이 전부인 작은 가게였다.
근처 번화가에서 살짝 비켜나기도 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공방샘이 미리 예약을 해 놔서 우리가 앉을 자리에 예약 표지가 있었다.
거기에 의문의 술 두병이 올라가 있었다.
이건 우리가 마실 술인가 싶었는데 그냥 주인장이 올려 둔 것이더라.
저 술은 한번 뜯어 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주인장 손에 들려 이동했다.
가끔 공방샘의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오는 음식 사진들을 보면 정말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많았다.
어둑어둑한 가게에서 찍은 음식들이 그렇게 맛나 보일수가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이 곳을 꼭 오고 싶었다.
평소 술을 하지 않으니 밥집이 아닌 술집으로 분류되어 있는 이곳을 개인적으로 찾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물론 예전에 문을 열자 말자 찾아가서 밥을 먹고 나온 적이 있기는 하지만 자주 밥을 먹기위한 방문은 살짝 주저되는 곳이었으니까.
처음 나온 가지토마토 소스 & 빵.
빵 사진은 찍지 않았다.
코스트코의 디너롤 같이 생긴 빵을 반으로 잘라 구워서 나오는데 빵과 소스의 조화가 좋았다.
소스에 풀 절여진 가지도 맛있었고.
중간 중간 올려진 페스토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마르게리따피자.
사장님 혼자 주방과 홀을 다 보는 곳이다 보니 주문이 많으면 엄청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이날 우리 테이블 외에서 4인 테이블 두곳이 다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 예약 테이블 중 한 곳은 들어와서 빨리 먹고 한시간이 조금 지나니 나가긴 했지만 우리 테이블과 옆의 테이블은 비슷한 시간에 시작해서 영업종료시간이 다 될때까지 있었던 우리보다 더 늦게 일어 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영업 종료 30여분을 남기고 일어 났는데 그들은 그때까지도 일어 날 분위기는 아니었으니까.
쉬림프바질크림스파게티
난 이집의 스파게티는 소스는 맛있지만 알단테(맞나?)로 익어서 나온 면발이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난 중간에 심이 씹히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미리 이야기를 해 둬서 그런지 이 날의 스파게티는 씹히는 것 없이 쫄깃하니 너무 맛있었다.
이 집에서 스파게티를 주문 할 때는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익혀 달라고 미리 이야기 하면 좋을 듯 싶다.
버섯크림파스타(딸리아펠레)
나나 고수를 먹지 못한다.
고수의 그 향이 나에게는 정말 맞지 않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한번도 고수를 걱정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크림파스타를 입에 넣는 순간 아주 약하게 의심되는 향이 올라오더라.
설마하는 마음으로 저 초록이 잎을 한잎 건져서 입에 넣고 씹었다.
고수가 맞았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그 괴롭던 고수의 향이 아닌 이 정도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의 향이었다.
물어보니 아주 향이 약한 고수를 일부러 골라 구입을 하고 그걸 향신료로 살짝 넣는데 고수라는 걸 사람들이 모른다고 하더라.
같이 먹었던 수강생1, 수강생2도 고수를 못 먹는데 이건 다들 잘 먹었으니까.
블루치즈 & 크래커
꽤 오랜 시간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음식을 먹었다.
사실 가죽공예를 빼고 나면 공통점이 없는 네명의 나이도 지긋한 사람들이 모여 자리를 한다는 것이 걱정이 되기도 했다.
대화가 연결되지 않아서 어색해 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들.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7시즘 만나서 11시가 넘도록 앉아 있는데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정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데 지겹지도 않았고 어색하지도 않았다.
가죽과 실과 바늘을 앞에 두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발사믹새송이버섯구이
술은 나를 제외한 3명이 와인 세병, 맥주 4잔을 마셨다.
난 알쓰에 집이 대리 하기 불편한 지역이라 진저에일&위스키&라임으로 구성된 칵테일에서 위스키를 제외하고 진저에일에 라임만 띄워서 2잔을 마셨다.
나 혼자 술을 마지시 않아도 전혀 위화감 없이 어울릴 수 있었기에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이건 사장님이 서비스로 내어 주신 빵 위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것이다.
꽤 오래 있으면서 술도 제법 마셨고 음식 아니 안주인가? 하여튼 음식도 4명이서 6개나 주문을 했더니 서비스로 나왔다.
문제는 우리 테이블만 서비스로 준 게 아니라 옆의 다른 테이블도 다 같이 서비스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때문에 서비스를 챙겨 주신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한참 지난 다음에 가지 토마토에 같이 나왔던 빵과 그 빵에 발라 먹을 수 있는 토마토 살사 소스가 서비스로 나왔다.
정말 많이 먹었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를 만들어 봐야 할 것 같다.
한달이나 지났지만 사진첩을 뒤지다 발견한 사진들로 다시 한번 재미있었던 시간을 되새김질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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