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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공연

강하지 않은 마음, 간사한 혀 씨네 스테이지 " 베르디의 오페라 OTELLO"

by 혼자주저리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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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동안 씨네 스테이지 관람을 하지 않았다. 

더웠고 더웠고 더웠고 COVID19가 기승을 부렸기에 의욕 상실로 인해서 모든 것이 귀찮을 때였다.  

굳이 퇴근 후 집이 아닌 중구 문화의 전당까지 가는 것도 귀찮아서 가지 않다가 이번에 오랜만에 티켓을 예매하고 관람을 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중구 문화의 전당 함월홀은 뭔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벽면도 한국적인 문양의 나무로 바뀌었고 의자도 바뀐 듯 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벽면이 바뀐건 확실 한 듯 싶은데 새로 단장을 한 특유의 냄새도 있었다.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 Otello>

2012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공연 실황

원작 :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곡 : 주세페 베르디

연출 : 엘라이저 모신스키

출연 : 플크 스트럭만(이아고) 르네 플레밍(데스데모나) 요한 보타(오텔로) 마이클 파비아노(카시오)

2012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오텔로'는 1994년 공연과 동일한 엘라이저 모신스키 연출에 세비온 비슈코프 지휘로 새롭게 올려진 작품이다. 변함없는 우아함으로 데스데모나를 연기하는 르네 플레밍의 <아베마리아>, <버들의 노리> 등의 명곡은 그녀만의 풍부한 톤 그리고 크리스탈처럼 맑은 목소리로 부드러움과 비통함, 애절힘이 가득한 데스데모나 그 자체를 표현한다. 질투심에 불타는 무어인 장군 오텔로의 요한 보타, 카시오 대령 역에 마이클 파비아노가 캐스팅 되어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오텔로를 파멸로 이끄는 또 다른 주인공 이아고 역을 맡은 팔크 스트럭만은 폭풍 성량과 후연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오페라라는 장르를 좋아 하지는 않는다. 

뮤지컬을 몇편 보다가 시네 스테이지에서 오페라를 우연히 보게 되어 직관은 못 하고 가끔 시네 스테이지에서 해 주는 상영회에서 찾아 보는 정도이다. 

COVID로 언택트 공연이 많았을 때 초록창에서 우리나라 오페라 무대가 상영되기도 했는데 그때 한번씩 보려고는 했지만 일단 자막이 없었고 우리나라 오페라단의 공연이었음에도 원어로 공연을 했었다. 

내가 본 작품만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어 공연이 아니었다. 

그러니 시네 스테이지에서 자막이 있는 오페라가 아니라면 오페라 관람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셰익스피어 원작은 오텔로는 이미 책으로 읽어서 내용은 알고 있었다. 

내가 책으로 읽을때는 오텔로가 아닌 오델로 또는 오셀로로 읽었었는데 요즘은 오텔로로 발음 그대로 적나 보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해도 자막이 없었다면 상연 기간이 너무도 지겨웠을 것 같았다.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오텔로는 1막의 경우 너무도 많은 사람이 좁은 무대를 가득 메우고 있음으로 인한 답답함과 웅장한 노래에 짖눌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1막이 지나고 2막부터 스토리에 힘이 붙었고 무대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전체적으로 오텔로는 쉽지 않았다. 

상영 시간이 총 157분으로 2시간이 넘었고 직관의 경우 인터미션이 있었겠지만 상영물로 만났을 때는 인터미션 없이 그대로 쭈욱 진행을 한다. 

그리고 공연 직관이 아닌 상영물이다보니 이번 오페라의 경우 몰입도가 더 떨어 진 듯한 느낌도 있다. 

예전에 봤던 토스카의 경우도 무대 직관이었다면 몰랐을 배우의 무대위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오텔로는 살짝 등장인물들에게 몰입을 하지 못할 뻔 했다. 

2020.06.03 - [감상문/공연] - 어리석은 여인의 초상 오페라 "토스카" 상영회

 

어리석은 여인의 초상 오페라 "토스카" 상영회

오페라는 나에게 무겁고 어려운 장르라는 인식이 있었다. 뮤지컬은 가끔 공연장을 찾아가 관람을 했지만 오페라는 한 번도 관람을 한 적이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문화활동이 멈추었다가

bravo1031.tistory.com

일단은 오텔로가 연기를 하는 도중에 눈동자의 방향이 상대 연기자가 아닌 다른 곳을 흘낏 거리는 것도 모두 보였다. 

처음에는 무대 다른 상황을 살피느라 그런 것인가 싶었는데 공연 도중 여러번 다른 곳으로 눈동자가 흘낏 거리는 것이 보이니 어느 순간 그냥 몰입도가 확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요소들이 방해를 하는데 그거야 상영물로 보는 것이다 보니 카메라가 배우들을 가까지 잡아서 생기는 좋지 않은 점이고 자막이 있고 스토리에 따라 카메라를 이동해 주는 것은 장점인듯 싶다.

오텔로의 나약한 사랑은 이아고의 이간질에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데 그 과정에 보여지는 장면 중 4명의 주인공 오텔로, 데스데모나, 이아고, 카시오 네명이 동시에 서로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 장면의 경우 스토리 전개에 중요한 부분의 경우 카메라가 그 인물을 클로우즈업 하면서 자막을 넣어주는데 동시에 4명이 서로 다른 노래를 함에도 거슬리는 부분 없이 조화롭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상영물이 아닌 직관이었으면 더욱더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 싶은 장면이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직관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아마도 기회가 된다해도 오텔로는 직관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품 자체가 너무 힘들었으니까. 

제목상 아마도 대부분 주인공을 오텔로로 생각할 듯 싶은데 나에게는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오텔로나 데스데모나가 아닌 이아고였다. 

오텔로나 데스데모나 모두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지만 이아고의 힘과 흡인력은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 

극 전반에 걸쳐 흐름을 쥐락 펴락 하는 이아고의 모습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게 이 오페라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아고였던 걸로. 

오페라에서 어이없는 웃음이 흘러 나오는 장면도 있었다. 

작품의 말미에 오텔로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데스데모나가 에밀리아에게 헛된 죽음에 대해 노래 하는 장면이다. 

그 순간 데스데모나는 죽었다는 설정인데 에밀리아에게 에밀리아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상황 설정 상 그 순간은 진지하고 무겁고 놀라야 하는 장면인데 피식 거리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는 사실. 

중간 중간 웃음소리가 흘러 나오는 장면도 있는 오페라였지만 결국 이 오페라는 나에게는 너무 무겁고 어려운 작품이었던 것 같다. 

다음번 시네 스테이지 작품은 어떤 작품이 올라올지 기대를 해 보며 뮤지컬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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